늙은 백수인 집사, 하루 중 가장 바쁠 때가 블로그에 올릴 내 고양이 형제의 사진을 편집할 때이다. 철수는 그런 상황을 눈치 채면 집사 곁에 올 생각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이 하얀 고양이 경철군은 좀 다르다. 집사가 뭘 하거나 말거나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저 하고 싶은대로 행동 한다. 이 때도 한참 사진 편집에 바쁜 와중에 슬그머니 책상 위로 올라와 힐끔, 집사 간을 보고있다.
이 때 집사와 눈이 마주쳐 "울 경쩌리 왜 그러세효오~?" 하니 쩌억 ~ 하품을 한 다음
슬슬 일어나 행동에 들어간다.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겼거나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아니다. 아직도 집사 간을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집사에게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으니
슬그머니 뒤로 자빠지며 컴퓨터를 껴안고는 집사 반응을 살핀다. "야아~ 엄니 일 하는 중이잖아. 손을 그렇게 하고 있으면 어떡해?"
"히잉~ 엄니, 나 예쁘쥬?"
이쯤 오면 집사도 슬슬 정신줄 놓을 수 밖에 없다. 이 정도로 치명적인 필살기라면 집사도 사진 편집 따위는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저 애교에 저절로 녹아들고 만다.
"예쁘긴 개 코가 예뻐?" 짐짓 집사가 마음에서 1도 우러나지 않는 험한 소리를 하니
"뿌잉... 이래도 안 예뻐여...?"
집사는 이미 이 몸서리 날 만큼의 사랑스러움에 제 정신이 아닌데 그걸 모르는 고양이는 실망 중이다.
"정 그러면 컴퓨터한테나 고로롱송을 불러 줘야겠네..."라며 제 얼굴을 집사에게 하듯이 이리 비비고 저리 비비고 하시더니
이내 스르르 고개를 떨어뜨리며 잠에 빠진다. 나름 쭉 내뻗고 있는 솜방망이조차 집사에게는 치명적이다 ㅇㅎㅎ~
[이것이 내 고양이 흔한 자는 모습 jpg]
어째 우리집 고양이들은 날이 갈수록 점점 새로운 사랑스러움을 더 해가는지, 하루가 다르게 나이는 들어가는데 이 일을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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