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열어 놓으니 경철 고양이가 익숙한 캣타워의 바스켓 안에 들어앉아 창밖을 보고 있길래
이때다, 고개만 돌리면 바로 손이 닿는 캣폴 칸에 과자를 올려놓고 유혹하니 (아직 경철이 한 번도 올라가지 않았던 칸이다)
"저어 올라가도 되는거야?" 눈을 치켜 뜨고 잔뜩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낸다.
"하이고~ 안 죽는다, 올라가봐라" 아무리 부추겨도 계속 이렇게 망설이고만 있길래
두 녀석이 공히 좋아하는 게맛살 - 알러지 의심 진단 이 후로는 전혀 주지도 않고 버리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있다가 아직 열지 않은 새 것이 있길래 약으로 한 번만 써보자 생각 했던 것인데 그거 두어 줄 꺼내 놓으니 부추기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왜 이제 주느냐는듯 코를 찡그리고 화가 난 얼굴로 덥썩! (사실 고양이는 맛있게 먹을 때 코주름을 만든다)
나머지 한 줄기를 마저 먹으려면 거리가 좀 있는데 우짜지~
용기를 내 한 발을 내딛는다
잠시 두 손으로 짚고 서서 먹어보니
"흐~ 이거 별 거 아니네~" 혀를 쏘옥 내밀고 말랑말랑한 상대를 만난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는 곧장 "읏차!"하고 올라서버렸다. 하지만 스스로의 행동에 본묘도 좀 놀란 표정?
오호~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이제 해먹에 도전! 다시 게맛살 한 줄을 놓아줬지만 혀를 너무 급하게 놀렸다. 바닥으로 툭!
덕분에 아래에서 "둘이 무슨 작당을 하는겨?"라며 올려다보던 철수가 뇸~
까까가 없어지니 비로소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깨달아진 것일까, "엄마야~"하듯 허둥지둥
다시 바스켓 안으로 골인, 그제서야 안도하는 표정인지 내가 방금 뭐 했지? 하는 표정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매일매일 무엇인가에 도전하고 기어이 성공하고 마는 기특한, 아홉살 다 돼 가는 우리집 영원한 아기 고양이.
ⓒ고양이와 비누바구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