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정하기가 어렵다. (주절주절 본문을 다 쓰고 난 다음 마음에서 저절로 나오는 말로 정했다)그냥 단순 발랄하게 내 고양이 귀엽고 예쁜 모습을 자랑 하고 싶은데...
저 캣폴, 저 칸까지는 이제 쉽게 올라가서 제법 잠도 자고 내려 올 만큼 익숙해졌는데 아직도 해먹은 올려다 볼 생각조차 않고 심심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내 그럴 줄 알고 그 위에 이미 과자 올려놨지~ "경철아, 그 위에 과자 있는데?"
마치 내 말이 들려 "어디, 여기?" 하는 것처럼 박자 맞춰 위를 올려다 본다
"또 똥 묻은 해먹에 들어가라는 거 아이재?"
"아침에 내가 청소 했거등~"
(똥 묻은 해먹 사연은 여기에 있다 - [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 하얀 고양이가 캣폴 해먹 정복에 실패한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이유)
집사의 말을 믿고 훌쩍 일어서보니 정말 과자가 있다. 반가워 얼른 입부터 가져가니
제 혀에 밀려 과자가 아래로 추락하고 말았네?
"거어 더 있다, 다시 함 봐~"
ㅇㅎㅎ~ 이 모습이 왜 이리 유난히 귀여운가 했더니 한 손으로 짚고 두 발로 서 있어서 그런 모양이다.
한 개는 흘리고 한 개 겨우 줏어먹고 나머지 캣폴에 들어있는 것은 똥 사건이 생각났는지 내려와서 영 심기가 언짢은듯 집사를 노려본다.
그리고는 기둥에 매달려 있던 머리끈 장난감을 물고 뜯으며 분풀이를 잠시 하더니
그것조차 제 맘대로 안 되니 다 포기하고 그 자리에 앉아 눈을 감아 버린다. 무슨 짓을 해도 귀엽고 귀한 내 고양이...
경철이 귓병이 재발에 재발에 또 또 재발, 그러다 다시 약 끊은지 2주 됐다. 하지만 오늘 또 재발의 증상이 보여 그래, 어제 하루 겨우 봄날이었구나 싶을 만큼 억장이 무너진다. 병원에는 작년 7월 25일부터 다니기 시작했으니 이제 1년에 거의 가까워 오도록, 귀가 저렇게 찌그러지도록 곰팡이 진균과 사투 중.
[집사가 한숨을 쉬고 다니면 철수도 몹시 기분이 안 좋다. 집사의 한숨에 유난히 예민한 반응을 보여 징징거리다가도 한숨을 쉬면 저 멀리 가버릴 정도다]
이제 겨우 저는 약 안 먹는다는 걸 알고 양치질도 귀청소도 도망 다니지 않고 얌전히 받기 시작했는데 또 다시 아이에게 약이니 병원이니 스트레스를 줘야할 일을 생각하니 눈 앞이 캄캄하다. 이럴 때 "왜 맨날 나만 갖고 그래!" 소리가 경철 뿐만 아니라 집사 입에서도 절로 나온다.
귓병에 탈모에 게다가 코로나까지... 그 외 이런저런 이유로 집사는 비자발적 다이어트를 해 만일 직업이 모델이었다 해도 퇴출 당할 정도로 꼬라지 또한 볼 만해졌다. 부럽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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