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쭙쭙이와 꾹꾹이, 비슷한 듯 다른 의미

옛날, Wien에서 같이 살았던 고양이 중 클라이네라는 암고양이가 쭙쭙이를 하는 특이한 버릇이 있었다. 이 아이는 다행히 옷이나 이불 등을 빨지 않고 반드시 사람 손등, 그것도 엄지와 검지 사이의 살이 많은 부분만 쪽쪽 아기처럼 빨곤 했는데 (어떤 날을 바쁜데 쭙쭙이를 하자고 덤벼서 발을 대주니 삐쳐서 저쪽으로 가 버리더라) 알고보니 담요나 옷 등에 쭙쭙이를 하는 고양이들도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사람 손등에 쭙쭙이를 하던 귀여운 고양이 클라이네
[사람 손등에 쭙쭙이를 하던 귀여운 고양이 클라이네]

[고양이들은 도대체 왜 쭙쭙이를 하는 것일까?]

1. 공갈 젖꼭지 - 안정감

고양이가 쭙쭙이를 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집사들이 짐작 하시다시피 공갈젖꼭지를 빠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이런 현상은 사람의 눈에는 그것이 귀엽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어미에게서 너무 일찍 떨어져 젖을 충분히 빨지 못한 고양이에게서 비교적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너무 어린 아기를 성급하게 입양을 했거나 사고로 어미를 잃었을 때 분유를 마시며 자란 아기 고양이들이 그런 행동을 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고양이들 중에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쭙쭙하기도 하지만 위에 언급한 클라이네처럼(클라이네는 5살일 때 내가 맡았기 때문에 왜 그런 버릇이 생겼는지는 모른다) 사람의 특정 부위를 쭙쭙하기도 하고 특정한 재질의 물건(특히 양모 Wool에서는 라놀린인라는 특유의 냄새가 고양이를 유혹한다)에 그런 행동을 하는 고양이들도 있다.

 

어쨌든 이런 행동은 사람 아이와 마찬가지로 고양이가 안정감을 필요로 할 때 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샤미즈 같이 동양에 뿌리를 둔 품종일 경우 수유를 더 오래 한다

2. 품종에 따른 차이

그리고 특정 품종에게서 이런 현상이 더 자주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예를 들어 샤미즈 같이 동양에 뿌리를 둔 품종일 경우가 그렇다. 하지만 이 품종들이 유전적으로 타고난 무엇이 있어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품종들보다 더 오래 젖을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젖을 무리하게 일찍 떼는 일이 더 자주 생기기 때문에 그렇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3. 편안함과 신뢰의 표현

고양이의 쭙쭙이는 꾹꾹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고양이가 편안하지 않거나 환경을 신뢰하지 못할 때는 절대로 꾹꾹이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쭙쭙이와 꾹꾹이를 함께 할 때는 이 고양이가 틀림없이 행복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심지어 네 발로 꾹꾹이를 하면서 담요를 입에 물고 쭙쭙이까지 시전하시는 고양이다 본 적이 있다.

캣닢쿠션을 물고 뜯는 철수 고양이

4. 그러나 때로는 쭙쭙이가 부정적인 신호일 수도 있다

고양이가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도(예: 갑작스런 환경의 변화, 특히 가족 구성의 변화) 자신을 진정 시키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집사는 상황에 따라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 이것은 마치 고양이가 심하게 아프거나 두려울 때 고로롱송을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의 행동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만일 이 행동이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면 주변을 살펴 고양이에게 문제가 될 만한 요인을 제거해주고 더 많은 놀이와 더 많은 수직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꾹꾹이를 하는 경철 고양이
[경철 고양이는 열꾹꾹이 중]

5. 이 버릇에 주의할 점은 없을까? - 있다!

대개는 성묘가 되면서 이런 버릇이 사라지지만 계속해서 같은 행동을 하는 고양이는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스웨터나 이불, 담요 등에 쭙쭙이를 하는 고양이들을 그냥 내버려두면 이것들을 씹어서 삼키는 버릇으로 이어지는 일도 심심찮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만일 고양이가 이런 것들을 삼킨 다음 배설되지 않고 장의 어느 곳을 막고 있게 된다면 장폐색으로 연결 돼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쭙쭙이 하는 버릇은 가능하면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게 해 고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하지만 꾹꾹이의 경우는 고양이에게 무해유익한 것이어서 평생을 해도 괜찮다. 단, 집사의 맨살에 발톱까지 동원해서 뜯듯이 꾹꾹이를 할 때 엄청 아프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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