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사재기에 성공 - 잘 둔 이웃 하나 열 사촌 안 부럽다

머시라? 고발 당하고 입건 되고 싶냐고요? ㅎㅎ - '사재기'라는 저 제목은 사실 맞지 않다. 사실 "구매" 했다고 할 수 있는 그럴 일은 아니니 잘 난척 포스팅을 시작하는 것으로 자랑질이 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어떻게 된 이야기인고 하면, 암 3.5기를 이겨내고 완치판정을 받은 병력이 있는 울 큰 온냐가 딱 일주일 전 저녁 "니는 마스크 있나? 우린 사 놓은 것도 다 떨어져 가고 줄을 서도 못 산다 하고..."라며 마침 화장실에 앉았는데 톡을 했길래 아이고 어쩌지, 이 인간은 더구나 전염병 돈다고 집에 가만히 붙어있지도 못하고 어데어데가 아프네 하면서 한의원을 뻔질나게 들락거리는데... 고민은 1초도 할 필요가 없었다. 이 글을 본 기억이 퍼떡 떠올랐기 때문에 - 저도 마스크 만들었어요~ㅎ- 바로가기

피드에서 보면 이런 내용이지만 들어가보면 f94 필터를 적용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응도 가능한 마스크를 만드셨다는 내용이다. 그렇잖아도 관심이 가던 참이었는데 마침 언니가 그러니(더구나 여기는 바이러스가 창궐 중인 대구) 염치불구, 이 분은 소소하게 스토어도 운영하시는 분이라 혹시 판매가 가능한지 여쭤나 보자, 생각하고 화장실에 앉은 그 자리에서 바로 문자를 주고 받았던 결과...

마스크 사용에 관한 설명[49라 적힌 건 94를 거꾸로 쓰신 것이다]

어제 이런 톡이 도착했다. 사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공적판매 마스크보다 훨씬 저렴하게 가격을 매기셨던데 내 것까지라? 나는 핸드 크래프트가 얼마나 일이 많고 시간을 많이 잡아 먹는지 몸소 체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살림하는 사람이 얼마나 번거롭고 힘들었을까, 이 생각만 해도 미안하고 고맙고 그래서 부담스러운데

철수경철 형제의 닭가슴살 트릿까지 들어 있었는데 저것이 사진으로 봤을 때는 전혀 몰랐는데 막상 조카가 가져온 것을 보니 대용량으로 일반 사이즈 3배가 넘어 깜놀!

"아이고, 그 분 성격이 한 눈에 보이네~ 꼼꼼하기도~"라는 언니의 톡과 함께 도착한 사진들 - 비바가 쓸 마스크 뿐만이 아니라 철수경철 형제의 닭가슴살 트릿까지 들어 있었는데 저것이 사진으로 봤을 때는 전혀 몰랐는데 막상 조카가 가져온 것을 보니 대용량으로 일반 사이즈 3배가 넘어 깜놀! 거기다 목캔디, 저 하얀롤은 필터 90개 가까이 나온다는 원단, 마스크는 상자 안의 작은 상자에 따로 들어있다.

마스크 아래 보이는 펜은 필터 잘라 쓸 때 대고 그리라고 빳빳한 종이 견본과 함께 저렇게 3개나 들어있다

마스크 아래 보이는 건 쓰고 나면 기화해 자국이 사라지는 펜인데 필터 잘라 쓸 때 대고 그리라고 빳빳한 종이 견본과 함께 저렇게 3개나 들어있다

정식으로 주문한 물건은 5개, 도착한 건 9개. 게다가 필터까지 90개 가까이 만들어 쓸 수 있게 원단을 보내셨다

정식으로 주문한 물건은 5개, 도착한 건 9개. 게다가 필터까지 90개 가까이 만들어 쓸 수 있게 원단을 보내셨으니 @@ 이걸 팔았더라면 돈이 얼마여~ 그래서 주문 할 때부터 미안 했는데 받고 나니 더더욱 미안한 것이 물품가격으로 드린 것이 원가에조차도 미치지 못했고 물품 대금은 그저 내 마음 편하라고 형식적으로 받으신 것...

이렇게 5가지 마스크

이렇게 5가지, 저 분홍색 체크는 무필터용이라 내가 가짐 - 나는 나갈 일이 있다해도 말도 않으니 남들에게 혐오감 안 주게 입만 가리면 되니까.

안 쪽은 거즈처럼 부드러운 광목으로 댔고 양 쪽으로 필터를 끼우는 입이 나 있다.

울 언니, 좋다고 편하다고 착용샷까지 보내왔다(비뚤게 꼈구만 지롤). 마스크만 봤을 때는 얼큰이들에게 좀 작지 않을까 싶었는데 넉넉하게 눈만 겨우 내놓고 턱 아래까지 감싸는 사이즈이라 이제 언니 코로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초동엄니, 정말로 필요한 것을 이렇게 넉넉하게 나눠 주셔서 이 송구하고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다 표현할지, 그리고 이 원수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지금 당장 대구에서 뭘 보내는 건 받는 사람이 찝찝 하실 것이고 받았다고 금새 보답을 하는 것도 속 보이는 짓일테고... 아무튼 기다려 보시오, 원수를 갚을 방법이 생기겠지요~ 

이렇게 갑갑하고 불안한 시기에 한 방에 문제를 해결해 주시니 "잘 둔 이웃 하나가 열 사촌 부럽지 않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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