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발견했다

언니네 고양이와 내 고양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쓰다가 그 아이들 한 바구니에 낑겨 있는 사진이 또 있었는데 찾아보다 정작 그 사진은 못 찾고 이런 걸 발견했다. 언뜻 봐서 한 사진이 여러 장 복사돼 있는 것 아닌가 싶어 살펴보니 일련번호가 다르고 찍은 시각도 딱 사진 수 만큼 조금씩 차이가 난다.

 

재작년, 그러니까 2015년 10월 19일. 엄니가 돌아가시고 두 달하고 18일 밖에 지나지 않았던 상황이라 우리집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던 탓으로 따라서 그 무렵에는 사진도 몇 장 찍지 않았는데 그 얼마 안 되는 것들 중에 용케 이런 것이 있었구나.

고양이의 점프 1

키 큰 사진 싫어해서 웬만하면 다 잘라버리는데 얼마나 높은가 가늠할 수 있게 바닥과 천장 다 보이도록 놔뒀다,

내 고양이의 장난감을 향한 집념

썸네일로 먼저 봤을 때는 아이가 매달려 있는 줄 알았다.

 고양이의 장난감 사냥

그런데 자꾸자꾸 뛰어오른 듯 이렇게 바닥에 앉은 장면도 중간에 들어있네? 여기서부터는 더 크게 찍으려고 내가 더 가까이 갔던 모양이다.

다시 뛰어오르는 고양이

저것이 뭐 하는 시추에이션인지 사진을 두 번 정도 들여다보고 파악이 됐다.

높이 뛰어오르는 내 고양이

문 뒷쪽으로 걸려있는 장난감을 꺼내려 하셨던 것.

뛰어올라 문에 달라붙은 듯 보이는 고양이

지금도 그렇지만 이 무렵의 철수에게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미어질 정도로 미안하다. 유난히 치대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관심종자인데 하나 밖에 없는 보호자라는 인간이 유령처럼 굴면서 아이조차도 유령처럼 대하다가 께께 대는 소리 거슬려 버럭! 소리도 지르고... 그리고 11월에 들어 기어이 병원엘 갔었다, 철수 고양이 스트레스가 만땅 되어 오줌소태에 걸렸던 것.

 

하도 지롤을 해 타 온 약 딱 한 번 먹이고 더는 못 먹였지만 그 길로 씻은듯이 나아 버렸었다, 내가 야아들에게 만큼은 마음을 바꿔 먹어야지 하고 애 써 예전처럼 대했기 때문.

 

돌아보니 이렇게 마음 아픈 시절에도 고양이는 고양이, 아이는 아이, 저리도 놀고 싶어하는 아이게게 눈 길 한 번 주지 않고 되려 화를 냈으니... 곱씹을수록 미안하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라 더더욱.

장난감 꺼내려고 문에 매달린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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