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양이가 리모컨을 안고 자는 이유

우리 철수 고양이 배에 생긴 탈모가 알레르기에 의한 것이라 42일간 처방약을 먹인 이야기는 여러 번에 걸쳐 했었다. (그 중 처음 진단 받고 약 타온 날 - [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 고양이가 사는 집에는 없는 것이 없다 - 사이키 사이코) 그렇게 약을 먹이면서 조금씩 털이 자라나던 중, 경철이 귓병이 쉬이 낫지 않는 것이 아무래도 알레르기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하셔서 추천하신 유산균을 먹이고 처방식을 먹이기 시작 하면서 두 아이 모두 병원 처방약은 일단 끊어보기로 결정한지 약 2주 정도 됐다.

그리고 결과가 어떻게 되든 3개월간은 유산균과 식이요법만으로 버텨보자고 집사는 단단히 마음 먹었다.(경철이 병원약을 먹은지 너무 오래 됐기 때문) 그런데,

철수 고양이가 어느 날인가부터 다시 배에 그루밍을 하기 시작["이게 무슨 상황이야" 하듯 옆눈으로 집사의 눈치를 보고 있다]

철수가 어느 날인가부터 다시 배에 그루밍을 하기 시작하고 한 번씩 귀를 미친듯이 긁는 짓도 다시 시작했다. (다행히 귀에 균은 없다 하셨다) 저 배를 어떻게든 한 번이라도 덜 핥게 해야한다. 하지만 모두 아시다시피 고양이는 강아지처럼 집사가 안고 저지할 수도 없고 더구나 저 때는 집사의 일이 바빠 옆에서 간섭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얼른 생각해 낸 것이 가까이 있던 리모컨을 배에 가로놓아 그루밍을 방해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철수 고양이가 바보가 아닌데 그걸 껴안고 그대로 있겠냐고... 어떻게 치울지는 모르겠고 본능의 어느 부분이 "돌아앉으면 된다"라고 가르쳐 준 모양인지 슬그머니 돌아앉는다.

그루밍을 한 번 시작하면 배 털이 다 벗겨질 때까지 하는 고양이

리모컨을 치우는데는 성공 했으나 집사의 관심을 따돌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저렇게 그루밍을 한 번 시작하면 배 털이 다 벗겨질 때까지 하기 때문에 지킬 수 있을 때 지켜야 한다. 다시 리모컨을 가로 놓는다.

철수 고양이의 눈빛은 의아함과 원망스러움이 모두 섞여있는듯 보인다

철수의 눈빛은 의아함과 원망스러움이 모두 섞여있는듯 보인다. 미안하다...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착하고 똑똑한 고양이

착한 것!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모양이다. 그루밍을 포기하고 그대로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병원 약을 다시 먹일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생각하고 그리 하고 싶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지금은 아닌 것 같다. 겨우 조금 자란 털이 다시 사라지고 있는 걸 뻔히 보면서도 말이다.

경철 고양이의 귀지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수술 이 전처럼 뿜뿜 하지는 않지만 일주일에 두세 번 귀청소를 할 때마다

이 정도로 귀지가 묻어 나온다. 내 경험으로는 이 정도 수준, 이 정도 색깔이면 아직 균이 남아 있는 것이다. 냄새가 나지 않는 걸로 봐서 치료가 많이 된 것은 확실한 느낌이다.

여기서 다른 집사님들이 아셔야 할 것은 사실 면봉 청소는 아무나 함부로 하면 안 된다. 고양이 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단히 복잡하게 생겼다. 내 경우에는 수술과 치료 과정을 거치면서 귓속 모양을 잘  숙지하고 선생님께 배운대로 하는 것이고 절대로 건조한 면봉 그대로 귀를 파서는 안 된다. 그리고 고양이들에게는 귀청소 약은 쓰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다. 내가 면봉에 묻힌것은 병원에서 주는 연분홍색 소독약이다. 생리 식염수도 사용할 수 있다.

알레르기로 오버그루밍 하는 고양이 넥카라를 채워볼까

넥카라를 채워볼까... 너 같으면 그거 하고 살겠니?! 아이들 상태만 보면 집사 마음이 또 똥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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