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 우리 이제 가난해진 거에여? - 아픈 고양이 형제와 긴 연휴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는 아쉽게 끝난 연휴였겠지만 아픈 고양이를 둔 집사는 그 기나긴 연휴가 마치 끝도 없는 컴컴한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었는데 아직도 그런 연휴는 끝나지 않은 셈이다. 이유는 아래의 좀 기괴한 첫 장면을 설명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경철 고양이가 며칠 전부터 약 먹일 때마다 지롤발광

그저께도 썼다시피([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 침대 아래에는 고양이 형제) 경철 고양이가 며칠 전부터 약 먹일 때마다 지롤발광을 하기 때문인데 오늘은 제 꼬리에 붙이는 대신에 집사의 침대 사이드 테이블로 쓰이는 말통(옛날에 곡식 계량 하던데 쓰이던 나무통)에 척! 갖다 붙여놓는 재주까지 부렸다.

철수 고양이의 탈모는 알러지가 의심 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철수 고양이의 탈모는 알러지가 의심 된다는 소견을 받은 이후  츄르 등의 간식은 일체 끊고 참치캔으로 약 먹은 후의 보상을 해 왔으나 두어 캔 이 후에는 다시 거부, 보상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해

약 먹고도 보상을 받지 못한 고양이

간식 중에 그나마 좀 나을까 생각해 구입한 G이빨과자, 기호성은 뛰어나지만 좀 많이 먹은 날은 철수가 귀를 미친듯이 긁어 새 캣폴 적응에 미끼로 쓰기도 했는데 캣폴 적응이고 나발이고 그것마저도 중단.

캣닢쿠션을 껴안고 뒷발질 하는 고양이

동물이라 먹는 보상이 가장 위로가 될텐데 이 상황에서 집사가 해 줄 수 있는 보상이라야 기껏 캣닢쿠션(이럴 때 손수 만들어 보내 준 옆집 이모가 얼마나 고마운지~) 착한 넘, 먹는 보상 하지 않아도 껴안고 뒷발질을 하며 한참 뒹굴어 준다. 마침 연휴에 들어있어 다른 무엇을 구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상황인데 효자 고양이?

경철 고양이는 약 먹고 난 후 보상으로 주는 간식

한편, 경철 고양이는 약 먹을 때 지롤발광을 한 날은 더더욱 난감해지는데 이빨과자 조차도 줄 수 없개 돼 늘 고명으로 얹어먹는 동결건조 오리 트릿을 몇 개 건네주니

먹을 걸 주니 냄새를 맡아보는 고양이

냄새 킁킁 맡아보더니

실망한 표정의 고양이

"뭐야 이거, 밥이잖아?" 표정이 된다.

고양이가 집사를 기다리는 장소

그래도 집사라고 화장실에라도 가면 방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캣폴 층에 앉아서 내내 기다리다가

집사를 외면하는 고양이

"아이고 우리 시키, 엄마 기다렸쩌용?" 하니 외면!

약 먹은 보상으로 끈을 가지고 노는 가여운 고양이

먹을거리 보상도 없고 약 때문에 마음은 상했고... 끄내끼(끈)라도 갖고 놀까? 던져주니

사냥 하는 고양이의 전형적인 표정

착한 고양이 삼신, 아까의 지롤발광은 씻은듯 잊어버리고 금새 사냥 하는 고양이의 전형적인 표정이 돼 놀이에 몰두한다.

갖고 놀던 끈을 잡고 집사를 올려다 보는 고양이

하지만 나이가 있어 그것도 잠시, 끈을 잡은채로 집사를 이윽히 올려다 보는데 "엄니, 우리 이제 가난해진 거에여?" 하는 것 같다.

"그게 아니라 우리는 원래 가난했고 느들 보상을 못하는 건 연휴라 쇼핑이 암흑천지라 그런 것이여~"

2020 설 연휴 기간[출처 : 다음 검색]

사실 집사는 월요일도 휴일인지 까맣게 모르고 일찍 오면 화요일에 저알러지 간식이며 항알러지 사료들이 오겠거니 했는데 아무래도 넉넉잡아 이번 주말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월요일, 이웃 이모의 댓글에 뜬금없이 "오늘도 휴일이더군요"라는 말을 썼었다. 그 이모는 집사의 맥락없는 답글에 '이 할매가 드디어 정신줄 놓았구나" 하셨을 것이다...

고양이용 항알러지 간식, 경험 있는 분 또는 검색 실력이 뛰어난 분의 추천 받습니다. 절박합니다, 도와 주셔요~

ⓒ고양이와 비누바구니 All rights reserved.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