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옷 입은 고양이를 처음 본 아깽이들의 표정

강원도 작은 언니네 고양이 형제에게 줄 바구니를 짜서 겸사겸사 갔을 때였다.

사이좋은 샤미즈 형제

이 두 형제는 사이가 어찌나 좋은지 나중에는 바구니 하나에 두 녀석이 낑겨서 서로 보듬고 지낼 정도인데 왜 우리 시키들은... 각설하고,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이 고양이 형제에 관한 것이 아니고

시골에 사는 길고양이

상큼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바깥 고양이 가족 이야기다.- 길고양이라 하기에는 하 심신산골이라 - 그런 곳에도 고양이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사람을 경계하는 어미 고양이

언니 말에 의하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큼이가 새끼들 때문에 은신처로 밥 물어나르기 바빴다는데 손님이 오는 줄 알았는지 요 며칠 새 아이들을 데리고 밥 먹으러 오신다 한다. 세숫대야 만한 그릇에 저렇게 부어주니 온 식구가 둘러앉아 그릇에 발 담그는 넘까지~

5마리 길고양이 가족

와중에도 상큼이는 어미라고 사람들을 끊임없이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애처로울 지경이었다. 왜냐하면 저 정도 자랐으면 어차피 금새 아이들 독립시키고 또 다른 새끼를 낳을테고 등등... 대구에서 온 낯선 사람이 이리 푸념을 하는 동안 한 녀석이 더 합류해서 상큼이만 머리를 숙여 밥을 먹으면 고양이 가족으로 만든 완벽한 동그라미가 하나가 완성 될 구도가 될 정도로 예쁜 그림이다.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아기 고양이

그런데 이 녀석, 어느 정도 배가 불렀는지 인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 쪽으로 다가와 유리문 안을 유심히, 골똘히 살피고 있다.

가족 외에 다른 고양이를 처음 보고 깜짝 놀란 아기 고양이

겁도 없이 발판  위에까지 진출, 왜 뭐가 그렇게 신기하고 궁금하니? 눈 튀어 나올라~

제 형제를 부르는 아기 고양이

한참을 그렇게 들여다 보다 도저히 혼자 보기 아까웠는지 "야, 여기 누구 좀 와서 봐~ 별 게 다 있다?!" 하니

다른 고양이를 처음 보고 깜짝 놀란 아기 고양이 2

완전히 똑같이 생긴 것 같지만 콧등으로 하얀 줄 하나가 지나가는 것만 다르게 생긴 녀석이 득달같이 달려와 제 형제인지 자매인지와 똑 같은 눈 튀어나올 듯한 표정을 짓는다. - 이 아깽이들 눈 튀어나오게 만든 원인은 바로 맨 위에 소개한 샤미즈 엉아들.

나란히 앉아 눈 튀어나올 만큼 신기해 하는 표정 짓는 아기 고양이들

나란히 앉아 눈 튀어나올 만큼 신기해 하는 표정 짓기! (와중에 어미인 상큼이는 저 멀리서 아이들에게 무슨 일 생길까 가지 않고 내내 지키고 앉아 이 쪽을 주시한다) 세상에 입을 수 있는 고양이 옷이라고는 아마 검은색 흰색 점박이 옷을 아주 조금씩만 다르게 짜서 입을 수 밖에 없는 줄 알았던 것일까?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아깽이들

처음 나타난 녀석은 제 형제를 불러 들인 후에도 여전히 숨을 멈춘 듯 놀라워 하는 눈빛을 거두지 못하는데 코에 하얀 줄이 있는 새로 온 녀석, 딱 봐도 좀 더 명민하게 생겼다 했더니 샤미즈 형아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일까 눈을 돌려 형아들 가까이로 진출할 방법을 찾는듯 하더니

이내 "야, 이 문 점 열어 봐, 열어보라규~"라며 문틈을 바각바각 긁어대다가

 빽빽거리까지 하며 도발을 하는 아기 고양이

제 힘으로는 꿈쩍도 않는 유리문이니 종내는 분홍색 곰 발바닥 같은 젤리로 문을 두드려 가며 "야, 너 이리나와 봐~ 너 누군데 그런 옷을 입고 우리 나와바리(영역)에 있는거얏?!" 빽빽거리까지 하며 도발을 한다. 

제 아깽이들이 그런 도발을 하는 동안 내내 이 쪽을 주시하고 있던 상큼이

제 아깽이들이 그런 도발을 하는 동안 내내 이 쪽을 주시하고 있던 상큼이, 이건 너무 나갔다 판단 했나, 다가와 뭐라고 했는지 아깽이들은 어미 말 한 마디에 흩어지고 "죄송해요, 우리 아이들이 아직 세상물정을 몰라서 그래요~" 하듯 인간을 올려다 보고는 그제서야 모두 총총 제 갈 길을 갔다. - 어쩌면 아깽이들에게는 샤미즈 엉아들의 모습이 사람이 태어나 처음으로 눈 파랗고 머리 노란 서양 사람을 봤을 때의 놀라움, 신기함 같은 것이었을까?

집사가 없어 쓸쓸해 보이는 고양이 형제

그리고 비슷한 시각, 내 고양이 형제들은 집사없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사진 좀 찍어보내라 해서 받았던 장면 - 집사 대신 아이들과 자고 놀아줬던 누나의 말에 따르면 잘 먹지도 놀지도 않고 내내 이렇게 침대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더라는 것. 아는 누나가 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러는 아이들인데 "제가 휴가를 가야 하는데 며칠 동안 혼자 두어도 괜찮아요?"하시는 분들 다시 한 번 생각 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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