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내가 필요한 곳은 여기 나 자신과 이 고양이 형제

지난 2일에 마지막 꼭지를 올리고 12일이 지났다


10월 2일 - 추석 무렵 생각지도 않게 마음이 상했던 일이 생각보다 오래가서 그 일을 빨리 잊으려면 여러가지 여건상 진행에 곤란을 겪던, 숙제를 최대한 빨리, 최고의 정성으로, 어떤 무리를 해서라도 처리하기로 하고 대신 블로그는 며칠 쉬기로 마음 먹은 날이었다

역광을 받으며 제 할 일에 열중하는 고양이 형제

역광을 받으며 제 할 일에 열중하는 고양이 형제의 모습이 예뻐서 카메라를 들이대니 "또 시작이야"라는 표정이 되는 경철 고양이. 정작 필요한 것은 놀아주는 것인데 집사라고 생긴 사람은 엉뚱한 짓만 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돌아서는 하얀 고양이

"그깟 사진 너나 찍어라, 재섭서!" 휘릭 돌아 서더니

창가의 고양이 형제

제 형이 있는 창가로 간다

캣타워 위의 고양이 형제

"어이, 네가 여기 어쩐 일이야?" 뜻밖에 동생이 방문하니 이유가 궁금했던 형 고양이 철수

집사를 바라보는 하얀 고양이

"집사, 니는 정말로 내게 필요한 게 뭔지 모르겠나?"

모를 리가 있나, 그저 게으른 이기심에 마음이 이러네 저러네 핑계를 대는 것이지...


10월 5일 - 2, 3일간 거의 밤을 새가며 해야 할 숙제를 마무리 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자니

생김새만 우아한 고양이가 보기 드물게 깊이 잠 들어 있었다

바로 귀 옆에서 코 고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이 생김새만 우아한 고양이가 보기 드물게 깊이 잠 들어 있었다. 

며칠간 정신없이 사람 일에 빠져 사진 한 장 찍을 여유도 없는 시간을 보내는 집사 꼴을 보고 차라리 냅두자고 마음을 먹은 모양이다

아이들이 한참 조용했던 참이라 문득 "그럼 철수는?" 찾아보니 제 동생 뒤에 저렇게 잠도 안 자면서 께께거리지도 않고 앉아있다. 며칠간 정신없이 사람 일에 빠져 사진 한 장 찍을 여유도 없는 시간을 보내는 집사 꼴을 보고 차라리 냅두자고 마음을 먹은 모양이다

아기처럼 잠 자는 하얀 고양이

제법 깊이 잠들어 보였는데 사진 찍는 기척에 어수선함을 느낀 것일까 그 사이 자세를 바꾼 "보석 같은" 내 고양이


10월 6일 - 체력이 방전 돼 걸을 기운도 없다고 느끼면서도 남은 지끈 없애자고 엎어져 바구니를 짜고 있자니

바구니 속 고양이

그 작태가 심히 눈꼴 시었던가 아니면 잠시도 쉬지 않는 집사 건강이 염려 되었던가 "철수, 비켜!"에도 귀 하나 꿈쩍 않는다

짜고 있는 바구니 속에 들어간 고양이

"카지 마라, 묘생도 힘 들다..."

마음만 먹으면 삼등신이 되기도 하는 고양이

마음만 먹으면 삼등신이 되기도 하는 고양이 - 연체동물

또 비키랄까봐 아예 집사는 외면하고 저 멀리 무엇인가 중요한 볼거리가 있는 듯한 시선을 던진다

또 비키랄까봐 아예 집사는 외면하고 저 멀리 무엇인가 중요한 볼거리가 있는 듯한 시선을 던진다

바구니 속의 고양이 - 이런 걸 두고

이런 걸 두고 "치명적인 뒷태"라 하는가?


10월 7일 - 입에 담고 싶지 않은 불안한 소식이 들린 날이다. 다시 블로그질을 하려 마음 먹었던 날인데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 예감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가 않아 실패!

어떤 장난감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고양이 형제

이제는 어떤 장난감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고양이 형제, 생각다 못해 지끈을 잘라 흔들어 주니 한참을 털장갑 낀 손을 휘저어 어렵게 사냥을 하시더니

고양이 사냥 - 잡아놓고 보니 지끈 나부랭이

잡아놓고 보니 지끈 나부랭이라 "이게 아닌데..."

고양이 캣닢쿠션

아무 것도 통하지 않으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옆집 이모의 캣닢쿠션 "그래 이거야!"

취향이 다른 고양이 형제

그리고 어김 없이 같은 장면, 한 녀석은 뒷발질 삼매 다른 한 녀석은 "저기이 미쳤나?"

세상 우울한 눈빛의 고양이

세상 우울한 눈빛으로 집사를 건너다 보길래

고양이 날 뚫어져라 보고 있길래 할 말이 있나 가까이 갔더니 외면!

혹 위로가 되려나, 혹 할 말이 있나 가까이 갔더니 외면!


10월 11일 - 며칠 전의 불안은 현실이 됐고 신은 내게 최소한의 생존조차도 허락하지 않을 거면서 왜 태어나게 했는지 원망이 거듭 되는 날들이 지나고 있었다

캣닢쿠션에 황홀한 표정의 철수 고양이

께께거림으로 다시 등장한 캣닢쿠션에 황홀한 표정의 철수 고양이

하얀 고양이, 제 형의 뒷발질 구경도 신물이 나는지 금새 먹었는데 또 다시 처묵처묵

하얀 고양이, 제 형의 뒷발질 구경도 신물이 나는지 금새 먹었는데 또 다시 처묵처묵

동생이 세상 한심 하다는듯 썩소를 보이는 조금 스마트한 고양이

그런 동생이 세상 한심 하다는듯 썩소를 보이는 조금 스마트한 고양이 - 캣닢쿠션에 날리는 네 뒷발질도 가끔은 세상 한심해 보여 이눔아!


10월 12일

아기 때부터 귀지 문제를 자주 겪는 경철 고양이

아기 때부터 귀지 문제를 자주 겪는 경철 고양이 - 의사쌤은 냅두라고 하셨지만 며칠을 두고 상처가 나도록 긁어댈 때는 청소를 해주지 않을 수가 없는데, 이 날은 아주 간단히 약식으로 휘리릭 끝냈건만도 마음이 저리 상해 생전 가지 않던 제 형 옆으로 숨어들어 도끼눈을 뜨고 있다

고양이 삼백안 - 못 마땅함의 극치를 보이는 눈이다

고양이 삼백안 - 못 마땅함의 극치를 보이는 눈이다

귀청소 당하지 않은 고양이는 세상 무심

"집사, 이 시키 왜 이래?" 귀청소 당하지 않은 고양이는 세상 무심


10월 14일, 오늘

큰 언니가 제 정신 아닐 때는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먹을 수 있는 것만 먹으라며 지끈과 술을 잔뜩 사 안긴 덕분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또 바구니를 짜고 있었고(큰 언니가 제 정신 아닐 때는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먹을 수 있는 것만 먹으라며 지끈과 술을 잔뜩 사 안긴 덕분이다)

이 고양이 이 번에는 제 몸을 억지로 삼등신으로 구기지 않아도 되는 사이즈의 밀림 속에 들어가 앉았다

이 고양이 이 번에는 제 몸을 억지로 삼등신으로 구기지 않아도 되는 사이즈의 밀림 속에 들어가 앉았다

정작 내가 필요한 곳은 여기 나 자신과 이 고양이 형제라는 것은 문득 깨달았다

그리고 내 체력과 정신력을 완전히 소진 시킨 그 일에는 내가 없어도 된다는 것, 정작 내가 필요한 곳은 여기 나 자신과 이 고양이 형제라는 것은 문득 깨달았다 - 고양이는 형제는 지난 12일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잠을 잤는데 집사는 이제서야 다 내려놓고 잠 좀 자자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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