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도 삶이란 절대로 고독한 것

어제도 코를 바닥에 박고 자는 장면을 소개 했다시피 경철 고양이의 잠 자는 자세는 언제 봐도 기기묘묘를 벗어날 때가 거의 없다

경철 고양이의 잠 자는 자세는 언제 봐도 기기묘묘를 벗어날 때가 거의 없다

이 바구니에 앉았을 때가 특히 위험하다, 왜냐하면 턱을 저렇게 걸쳐도 코가 바닥에 닿지 않아 늘 벌어지는 그 일이 또 벌어질 것이기 때문인데... 사진을 찍어대니 그 자세 그대로 눈만 뜨고는 "이거 뭐야!" 하는 표정인듯 보인다

'경철아, 너 그러고 앉았다 또 기침한다~' 각도를 바꿔 찍어보니 나름으로 많이 아팠던  모양으로 얼굴이 부쩍 수척해 보인다.

'경철아, 너 그러고 앉았다 또 기침한다~' 각도를 바꿔 찍어보니 나름으로 많이 아팠던  모양으로 얼굴이 부쩍 수척해 보인다. 휴양 시키는 마음으로 냉방도 시작한다

그럼 그렇지! 아니나 다를까 기침을 한다.

그럼 그렇지! 아니나 다를까 기침을 한다.

이 아이는 3개월령으로 내게 처음 올 때부터 간간이 이런 기침을 해 왔는데

이 아이는 3개월령으로 내게 처음 올 때부터 간간이 이런 기침을 해 왔는데 언젠가부터는 목을 저렇게 매달고 앉아 일부러 기침을 유도해 즐기는 건가, 그래질 만큼 꼭 저 자세를 만들어 기침을 했다.


앉은 꼴을 보면 당장 감이 오기 떄문에 "야 이 시키 또 기침 하려고 그러지!" 하며 얼른 터치해 다른 자세를 만들어주기도 여러 번. 자세를 바꿔주면 신기하게도 기침을 안 한다. 그러나 한 동안 하지 않길래 방심했던 모양이다, 혀를 내밀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면서 꽤 힘들어 하는데 잘난 사진 찍는다고 미리 조치를 취하지 않다니... 아팠던 끝이라 새삼스레 덜컥 겁도 난다.

이 자세로 계속 있으면 또 한다, 손을 흔들고 카메라 끈을 흔들며 시선끌기를 해 '기침놀이' - 그렇게 믿고 싶다-를 차단 시킨다

이 자세로 계속 있으면 또 한다, 손을 흔들고 카메라 끈을 흔들며 시선끌기를 해 '기침놀이' - 그렇게 믿고 싶다-를 차단 시킨다

동생 기침 소리를 철수 고양이도 예사로 들어넘기지 않는다

동생 기침 소리를 철수 고양이도 예사로 들어넘기지 않는다. 의아하거나 살짝 놀랐거나 한 눈빛으로 올려다 보더니

철수 고양이, 지체없이 동생에게로 훌쩍 뛰어오른다.

철수 고양이, 지체없이 동생에게로 훌쩍 뛰어오른다.

"기침 하느라 얼마나 힘 드니..." 이렇게 위로라도 해 줄 모양... 경철 고양이도 "엉아, 나 힘들어쪄~" 하는 얼굴이다

"그래그래, 내가 그루밍이라도 해 주꾸마~" 경철 고양이도 위로의 그루밍 받을 준비가 다 돼 있는듯 보이는데


할 줄 알았지???

잔뜩 기대하는 듯한 훌쩍 동생을 건너뛰어

잔뜩 기대하는 듯한 훌쩍 동생을 건너뛰어

에어컨 바람 앞에

에어컨 바람 앞에...

"엄니, 저거 진짜 내 친엉아 맞아여?" 황당하기 짝이 없다는 표정의 경철 고양이

 사실 저 자리가 에어컨 바람 때문에 가장 적당히 시원하다 -

마음에 제대로 상처를 입은 동생이 실망해 자리를 떠나자 냉큼 그 바구니를 차지하고 - 사실 저 자리가 에어컨 바람 때문에 가장 적당히 시원하다 - "하아암~ 이제 한 잠 자 볼까~" 하시는 가필드 철수 고양이

그래, 경철아~ 산다는 건 누구에게나 절대고독이여

그래, 경철아~ 산다는 건 누구에게나 절대고독이여. 누구에게도, 무엇에도 "기대"를 한다는 건 상처와 실망을 함께 예약하는 것이지~ 기대가 없으면 고독해질 일도 실은 별로 없어... 


유시민 작가도 말 했지, 사람에게는 아무  기대도 없다고. 그리고 고쳐 말했지, 사람이 사람에게 하나도 기대가 없으면 너무 비참 하니까 최소한의 것만 기대하면 된다고, 그러면 상처도 최소한이라고


하지만,

네 기침하는 버릇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는 이 인간 새삼 고독하기 짝이 없단다. 인간이라면 조기진단이란 것도 가능하지만 아직은 증상이 더 나타나야 진단이 될까말까한 시점이라니.

네 기침하는 버릇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는 이 인간 새삼 고독하기 짝이 없단다

사람이 목 매달아 죽을 때 그 목졸림에 말 못할 희열을 느낀다는 소문이 있던데 너도 혹 그런 쾌감 때문에 자꾸만 그래보는 것이냐... 만일 그렇다면 그 취미생활 "당장 그만 두거라 , 이 떡을 할 누무 시키얏!!!"


집사 개인에게도 연결고리도 없는 작은 악재들이 연이어 겹쳐 넘친다. 터져서 흘러내리는 많은 것들을 애 써 줏어 담고 쓸어 담고 우리를 다독이며 또 이렇게 하루가 간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이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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