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봉지만 내놓으려 하면 꼭 생기는 일, 부엌에서 쓰레기들 끌어모으고 잘 정리해 꽁꽁 묶어 룰루랄라 현관으로 나가다가 아뿔싸! "나도 데려가요~"며 뒷통수를 잡아 당기는 깜빡 잊혀진 쓰레기. 마침 봉지에 자리도 남고 까짓거 같이 넣으면 되지 하고 봉지 매듭을 풀어보려 하지만 더구나 나는 쓰레기 봉지는 유난히 꼭꼭 묶는 버릇이 있어 맨 정신으로는 절대로 풀 수가 없다. 빼꼼 보이는 매듭과 매듭 사이의 빈 공간으로 밀어넣어 보지만 남아있는 쓰레기 덩치가 너무 크다 - '아아~ 풀어야 하는데... ' 그러다 문득 생각난 것 (바로 오늘 아침의 일이다) : 사실 이 방법을 줏어들은지는 꽤 오래 됐는데 오늘 마침 적절한 때 생각이 나 처음으로 시험 해보게 된 것이다
이렇게 묶여 있는 매듭의 한 자락을 잡고
나사처럼 배배 꼬은다 - 손에 잡은 쪽보다 매듭에 가까운 쪽이 더 확실하게 꼬이게 한다 (매듭 속에 있는 줄기까지 꼬이게 한다는 느낌으로)
어느 정도 단단하게 꼬이면 이것을 잡고 매듭 방향으로 쓕쓕~ 밀어 그림처럼 잡을 만한 고리가 생기면 성공한 것이다. 이 고리를 당겨내면
풀렸다, 유레카!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걸, 덜 넣은 쓰레기 때문에 그 새 겪은 고초도 적지 않은데 왜 이제서야 해 볼 생각이 났을까...
그렇다면 이것도?
가정에서 흔히 쓰는 일회용 비닐팩 - 쓰레기 봉지처럼 이쪽과 저쪽에서 잡아당겨 묶은 것이 아니라 봉지목을 질끈 잡아 돌려묶은 것인데다 재질이 얇아 흐물흐물하다
이것도 역시 매듭 가까운 쪽이 단디이 꼬이게 유의하며 어느 정도 강도가 생겼을 때 막대기 처럼 매듭 방향으로 슉슉~ 밀어넣는다
고리가 생겼다, 그러면 이미 풀린 것
나는 손톱이 무지하게 짧은 편이라 (울엄니가 '문디'처럼 짧게 깎는다고 욕하셨을 정도) 이런 봉지들은 늘 북북 뜯어 내용물을 꺼냈는데 아아~ 이제부터는 조신하게 풀어 써야지~ 하는 것마다 다 되니 재밌네? 종이 매듭도 풀릴까?
종이매듭은 선물 포장에 많이 쓰이는 편이라 더러 직접 만든 것을 선물하기를 즐기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꽤 유용할텐데 생각하면서
역시 매듭 가까운 부분이 단디이 꼬이도록 해서 매듭 방향으로 슥슥 밀어보니
고리가 생겼다 - 재미져서 보자기도 해 봤는데 가장 어려웠지만 역시 성공! 듣고도 가뿐히 무시할 만큼 사소하지만 실천 해보니 결코 사소하지 않은 특급 비법이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