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수염이 행운을 불러오는 부적이라는 말을 다른 집사들은 믿으실랑가...? 나는 고양이 수염이 행운의 부적이라는 소리를 집사가 되기 이 전부터 들어왔던 바 딱히 속설을 믿어서가 아니라 기념품을 수집하는 마음으로 첫날부터 지금까지 아이들이 빠뜨리는 수염을 눈에 보이는 건 모두 모아 일부는 가족에게 행운을 바라는 마음으로 나눠주고 나머지는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는데 오늘 문득, 어느 새 어마어마(?)하게 많아진 수염 컬렉션을 발견하고 갑자기 자랑이 하고 싶어졌다고나 할까^^
서양에서는 심지어 하얀 주머니에 고양이 수염을 넣어 자동차에 두면 사고를 막아주고 도둑 그리고 기계적인 고장까지 막아준다는 속설이 있어 모으는 집사들이 꽤 많다고 들었는데 에이~ 뭐 그런 걸 믿냐고 우습게 여길 수도 있지만 말했듯 내 입장에서는 사람 아기의 탯줄을 보관하고 기념하는 마음과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좋은 속설이라면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 들여도 나쁠 것 없지 않은가 하는 마음이다. 더불어 점점 늘어가는 수염의 숫자에 새삼스러워지는 우리들의 시간과 추억들이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모여 있는 것 같은 뿌듯함마저 있으니 고양이 형제와 살면서 유일하게 잘한 것이 이것인가 싶기까지 하다
말이 난 참에 철수 고양이에게 '수염 사진 함 찍자~' 했더니 주둥이를 살짝 들어 "아나, 여깄다" 하는 착하고 똑똑한 넘 - 이렇게 보니 억수로 착하고 순한 표정이지만 집사한테만 그렇다는 걸 아는 사람은 모다 알 것이라 동생한테도 이렇게 순둥순둥 대하면 좀 안 될까나 싶어진다
그리고 동생 고양이 - 수염 함 찍아보즈아~? 했더니 "싫어 싫어 나는 안 할라요" 격렬한 반항 끝에 얼굴 세 개 달린 고양이로 변신, 이런 작품을 만들어 주셨다. 공연히 행운의 고양이 수염 운운 하다가 정말로 행운의 한 컷을 건진 듯한 뿌듯함? 역시 고양이 수염은 행운을 불러오는 것이여~
그리고 이것은 채터링도 아니고 하품도 아닌~ 아침,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핸드폰이 어찌 잘못 반사 된 것이 경철 고양이와 각도가 딱 맞았던 모양인지 께에에~ 앓는 소리를 내길래 이리저리 방향을 맞춰 움직여 줬더니 저러고 채터링을 하다가 동시에 하품까지 하시는 진기를 보여 주신다
이 녀석은 레이저 놀이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물그릇이 빛을 받아 살짝 일렁이는 희미한 빛에도 마치 사냥감이라도 발견한 듯 설쳐대는데
이렇게 선명한 빛을 만났으니( 제대로 놀아주려고 작은 손거울로 바꿔 든 상황) 하품만 하고 앉아 있을 수 만은 없는 일
운동 좀 시키려고 빛을 자꾸만 아래로 내리니 내려올듯 올듯 하다가 웬만하면 적게 움직이고픈 게으른 고양이,
"집사, 니 자꾸 고양이 약 올리고 그랄래?" 준엄한 눈빛이 되어 집사를 쏘아보신다
경철 고양이가 최애하는 레이저 포인터 놀이는 어느 날 빛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간파한 후로 빛을 쫓지 않고 자꾸만 포인터 자체를 들여다 보는 바람에 그만 둔지 오래 됐는데
"이런 레이저 있으면서 왜 여태 안 놀아줬어?" - 천연 대체품을 찾아낸 집사는 개뿌듯! 이제부터는 손거울을 머리맡에 놔두고 햇빛 들이차는 아침마다 지치도록 놀아주꾸마!
똑똑한 철수 고양이는 이것이 레이저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일까? 눈 앞에 잠시 각도를 맞춰 주니 골똘히 들여다 보다가 이내 자리를 떠버렸다 - 그러나 천연 레이저포인터까지 개발하다니 행운의 고양이 수염은 역시 집사를 똑똑(?)하게까지 만들어 주는 것 같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