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들 중에는 과거의 집사를 기억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이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실험이 진행되었고 심지어는 댕댕이들이 집사의 표정을 읽을 줄 알고 자아의식까지 있다는 연구 결과가 헝가리에서 발표되기까지 했는데 고양이에 관해서는 아직 이 정도까지 연구가 진행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양이 집사에게 물으면 당연히 고양이들이 댕댕이 못지않게 똑똑한 동물이며 당연히 기억력도 그에 못지 않다는 대답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집사들도 고양이가 어떻게 경험을 저장하길래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싫어하는 태도를 지속적으로 보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 말하자면 고양이도 과거에 있었던 일과 장면들을 사람처럼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 알고 싶지만 직접 고양이의 뇌가 되어보지 않는 한 그것을 알아내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고양이의 기억력을 이해할 수 있는 몇 가지 단서는 존재한다
고양이는 필요한 것은 기억한다
고양이는 매우 실용적인 동물이어서 생존에 필요한 것은 반드시 기억하는 동물이다. 예를 들어 어디에 밥그릇이 있고 어디에 화장실이 있는지 언제 밥을 먹을 수 있는지 그리고 언제 사냥놀이를 할 수 있는지 등 거의 기계적인 반복으로 이루어지는 일과 어디서 앞발을 들어 방해물을 제거해야 하는지 등 자신의 영역 안에 주어진 환경에 대해서는 훤히 꿰뚫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즉 이웃의 어떤 개가 위험한 상대인지 어떤 사람이 내게 위협적인지 등도 경험에 의해 기억으로 저장할 줄 안다 - 이 정도는 햄스터도 할 줄 알지 않아?
그러나 고양이는 한 동안 못 본 사람도 기억한다
한 동안 낯을 익혔다가 오랜 기간 못 본 사람이 다시 방문했을 때 고양이는 그 사람 다리에 감겨들며 반가움을 표시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 예를 들어 고양이가 아기 시절에 같이 지냈던 가족 중 한 사람이 독립 후 오랜만에 들렀을 때 고양이가 즉시 그 사람을 알아보고 반갑다는 사인을 보내는 것 그리고 반대로 어떤 사람에게 나쁜 대우를 받았을 때 즉시 두려움과 불안을 나타내며 숨어버리거나 하악질을 하는 행동 등이다. 그러나 정확히 어떤 메카니즘이 작동해서, 그러니까 사람의 음성으로 구분하는지 또는 냄새로 구분하는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일본에서 있었던 연구에서 고양이도 사람처럼 에피소드를 기억할 수 있어서 그것이 반복되면 냄새, 소리와 관계없이 장기기억으로 저장 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연구 방법 :
· 실험 1 :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를 4그릇 보여주고 그 중 두 그릇에 것만 먹을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 두 그릇은 먹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고양이들을 15분간 다른 공간에 두었다가 다시 불러 들였다
· 실험 2 : 실험 1과 같은 조건으로 두 그릇은 비워 두었다는 것만 다르다
· 결과 : 두 실험 모두 대다수의 고양이들이 15분 전에 먹었던 그릇으로 직행했다
고양이의 기억력에 대한 연구진의 결론
이것은 고양이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에피소드에 대한 기억을 할 수 있으며 같은 기억이 반복 저장되면 장기적으로 기억 할 수 있다는 것의 증명이다. 또한 고양이들도 개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행동과 표정을 관찰하고 분석할 줄 아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것이 내 고양이 철수가 징징댈 때 "쯧!"하며 짜증스러운 표정을 보이면 100% 즉시 징징거림을 멈추고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이것이 혀를 차는 소리 때문인지 표정을 읽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집사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좋지 않은 표정을 하고 있을 때도 눈치를 본다는 느낌이 드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므로 고양이에게도 장기적인 기억력이 있고 옛사랑이나 옛원수를 알아보는 정도의 기억력, 즉 댕댕이들만큼의 기억력은 있다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