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느 날부터 무엇을 계기로 사진이 이 모양으로 찍히기 시작했는지 짐작도 안 간다. 평소에 셔터우선 모드로 속도 3, 400 정도로 두고 ISO는자동으로 해 아래 그림처럼 찍히는데
[2018. 04. 26. 오전. 셔터스피드 400, ISO 200, 노출 +0.7 : 어두운 피사체는 노출을 마이너스로 놓으라는 조언이 있긴 하지만 순발력 부족]
오늘 아침 며칠 확인을 미뤘던 사진들을 컴터로 옮겨보니
며칠간 찍은 사진들이 죄다 이 꼴을 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설마 그 새 카메라 고장인가, 설정은 안 바꿨으니 고장이다, 하고 exif를 확인하니 조리개가F8로 떨어지고 ISO가 25600! 카메라로서는 최선을 다한 것?
[청소만 시작하면 쫓고 쫓기기 연습을 하는 고양이 형제]
하아~ 미치겠다!며 카메라를 들여다 보니 채널이 동영상모드를 가리키고 있다. 다이얼이 비교적 뻑뻑한 편이라 한 번 맞춰놓으면 웬만한 힘으로는 저절로 돌아가는 일이 없으리라 믿고 있었는데 어느 사이엔가 셔터스피드도 500으로, ISO도 25600으로 고정되어 있었던 것 - 동영상 모드에 놓고 셔터를 누르면 저절로 그렇게 세팅이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동영상은 전혀 안 찍는다)
어제까지, 이 전 사흘 동안 만든 장면들이 싸그리 쓰레기가 돼 버렸다 - 남북정상회담 장면들도 같이
이거이 머라고... 있을 수 있는 일인 건 알지만 된장 고추장, 스스로에게 할 수 있는 욕은 다 나온다. 뭐가 그리 바빠서 설정 한 번 확인할 여유조차 없느냐? - 남에 탓하기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 내가 안 그랬다고 우기고 싶지만 집구석에 귀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고양이들에게 손가락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작은 일에 내가 심하게 싫어질 때가 가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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