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윤균상의 세 번째 고양이 솜이가 킬트라는 품종의 고양이라 해서 큰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이 고양이의 정식 품종명은 Scottish Kilt(Scottish Fold Munchkin) 로 스코티시 폴드와 먼치킨의 유전자를 섞어 인위적으로 탄생 시킨 품종인데 다리가 극단적으로 짧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왜 킬트 고양이가 논란이 되고 있을까?
윤균상의 고양이는 먼저 있던 먼치킨과 스코티시 스트레이트(귀가 서 있는 품종)외에 이 번에 입양한 솜이라는 세 번째 고양이의 품종과 질병 때문에 동물 애호가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는데 첫 두 마리가 소개 됐을 때는 모두 귀여워하면서 어떤 품종일까 궁금해 했었는데 이 번에는 왜 그럴까?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본인과 문제를 제기하는 쪽의 입장이 있으므로 잘 잘못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은 개진하지 않겠다 - 다만 윤균상의 세 마리 고양이 모두가 값비싼 '품종 고양이'라는 것 때문에 셋째의 입양이 더 사람들을 자극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킬트라는 품종이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3, 4년 전 인스타그램에 먼치킨과 쇼티가 소개 되면서 유난히 짧은 다리가 주는 특별한 귀여움 때문에 많은 화제를 모으면서부터였다
고양이를 고통스럽게 하는 유전병
먼치킨은 극단적으로 짧은 다리를, 그리고 스코티시 폴드는 접힌 귀를 가진 기형으로 태어난 고양이들인데 이를 귀엽게 여긴 사람들이 기형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우성화 시킨 품종으로 이 유전자를 우성화 시키는 과정에서 수 많은 근친교배를 거치며 두 품종 모두에게서 피할 수 없는 유전병과 장애를 가진 고양이들이 태어나게 됐다. 그러나 고양이 사육자들이 간과하는 것은 이 유전병 또한 우성으로 유전 된다는 사실이다
스코티시 폴드의 연골 이형성증 이라는 유전병을 이미 잘 알려진 질병으로 귀가 접힌 것 자체가 기형인데 이 기형의 연장으로 꼬리와 뒷다리의 연골이 달라붙는 관절기형으로 마비증세에 시달리거나 정상적인 보행을 할 수 없음은 물론 이로 인해 고양이가 극심한 통증에 시달린다는 사실 또한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먼치킨의 경우에는 긴 허리와 짧은 다리로 인해 점프나 기어 오르기 등 고양이로서의 활동에 지장을 받는 것은 말 할 것도 없고 관절기형, 즉 척추 만곡증. 디스크 탈출증 그리고 관절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 이 경우에도 동물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게 되며 그 중 가장 끔찍한 것은 가슴뼈가 안쪽으로 성장하여 내부장기가 손상을 받거나 정상적인 기능에 방해를 받아 고양이가 고통 속에 죽어간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확실한 먼치킨을 얻기 위해 먼치킨끼리 교배를 하면 태아가 다 자리지 못하고 어미의 뱃속에서 죽어버리는 비극이 발생하며 태어난 아기들 중 25%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두 품종 공히 인위적인 조작에 의해 뼈의 형태를 달리한 것으로 처음에는 한 부분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차 고양이의 뼈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심지어는 각종 영양소의 대사 이상과 호르몬 이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고양이가 배로 바닥을 쓸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귀엽다고 깔깔 웃어대지만 정작 고양이는 극심한 관절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대표적인 두 품종을 인간의 악랄한 욕망으로 또 다시 교배해 만들어낸 가장 비극적인 품종이 소위 '킬트' 종이니 그들이 유전병이나 장애에 시달릴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짐작은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런 품종 간의 교배에서 이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유전병이 등장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수의학 교수 Dr. Carol Margolis는 "사람들은 고양이가 짧은 다리 때문에 점프를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어째서 고양이가 관절의 통증 때문에 뛰지 못한다는 생각은 아무도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실 킬트라는 고양이는 신생품종이라 질병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논란이 된 고양이 솜이만 보더라도 아기 임에도 불구하고 부정교합에 피부병을 앓고 있다고 집사가 직접 말했고 자라면서 어떤 기형과 장애가 아이를 괴롭히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교배에 대한 어떤 법적인 규제도 받지않는 펫샵에서 분양을 받았다면 어떻게 해서 태어난 아이일지 짐작이 가기 때문이다 -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뜻은 아니지만 접힌 귀, 짧은 다리 모두 '기형'이라는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마구잡이식 파행사육을 법적으로 엄격히 규제를 하고는 있지만 우리나라에는아직 이를 규제하는 뚜렷한 법이 없어 죄 없이 장애를 안고 태어나 살아가는 내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개체의 비율이 유럽보다 훨씬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 논란에서 또한 염려 되는 것은 일부 연예인들이 문제의 소지가 있는 품종의 개나 고양이를 데리고 별 생각 없이 방송에 출연 하거나 SNS에서 등에 게시하는 일이 시청자나 팬들에게 자극을 줘 덩달아 해당 품종의 수요가 높아지고, 수요가 있으니 무리한 공급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 된다는 점인데 만일 연예인들이 자신을 "공인"이라 생각한다면(이런 대목에서 스스로를 공인이라 칭하는 연예인들이 많은데 그들은 유명인이지 공인은 아니다) 자신의 사소한 행동이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정도는 한 번쯤 생각을 해 봤으면 한다. 쓰고 버릴 수 있는 옷이나 장신구를 들이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만들고 책임지는 일과 연관이 될 때는 말이다 - 그렇게 한 때 유행으로, 가벼운 호기심으로 무책임하게 태어나 고통 받는 생명들은 무슨 죄란 말인가
언젠가는 법이 없어도 동물이란, 자연스럽고 건강한 개체가 가장 아름다운 개체임을 우리 모두가 인지하게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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