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아름다움 더 할 나위 없는 귀여움, 게다가 기이한 습성이 불러오는 어이 없는 유머까지 고양이와 함께 살면 웃을 일이 끊이질 않고 일상의 풍경이 풍부해진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은 없는 것일까? '오오~ 이 정도라면 완전 심각해!'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고양이와 함께 살기 위해 인간으로서 치뤄야만 하는 대가는 분명히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1. 내딛는 걸음걸음이 위험해!
초인종이 울리면 대부분의 사람은 '택배다!'하고 잰 걸음을 걷게 된다. 그런데 다리 사이에 무엇인가 자꾸만 걸리작거려 거의 엎어지거나 자빠지거나 심하면 두 다리가 부러지거나 아니면 다리 사이에 끼인 것이 터지거나... 왜 고양이들은 한 걸음 앞서 걷거나 한 걸음 뒤에서 걷거나 하지 않고 반드시 딱 반 걸음씩 박자를 맞춰 사람의 걸음 사이에 감겨 드는 것인지, 그리고 그 반 걸음의 법칙은 어째서 단 한 번도 예외가 없는 것인지!
2. 모피 테러
좀 있다 마시려고 가져다 놓은 물에 금새 고양이 터래기가 두어 가닥 유영하고 있는 일 쯤이야 말 할 필요도 없고 오픈마켓에 지불하는 찍찍이 값이 수 억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옷에 고양이 터래기 몇 가닥 묻혀 모피로 변장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제대로 옷을 갖춰 입은 것이 아닐터! - 며칠 전에 내가 만든 비누를 전해 받은 이웃께서 "경철이 털이 하나 묻어와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하셨는데 마음 써서 전달하는 선물에조차도 고양이 털이 빠지면 보내는 이의 정성이 부족한 것!
3. 숙면? - 그게 무슨 말이지?
아침마다 따르릉, 띠리링! 시끄러운 시계나 스마트폰 알람이 울리기 전, 새벽 4시에 아름답고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솜방망이가 얼굴에 선사하는 꾹꾹이 또는 살랑대는 꼬리에 잠을 깨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당신은 모르실 거야~~' 강형욱 개통령이 견주의 얼굴에 개가 변을 본다는 것은 개가 자신의 모든 것을 선물로 주는 것이라고, 그 일을 겪은 연예인에게 부럽다면서 축하해 마지 않는 장면을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봤는데 우리 집사들은 뭐 그깟 거 매일 선물 받는다, 아침마다 알람에 제 때 반응하지 않으면 즉시 내 얼굴이 고양이 방석으로 사용 되니까 말이다
4. 공부는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야
책을 펼쳐 놓으면 고양이가 알아서 여기 저기 찢거나 책과 나 사이에 앉아 공부를 할 수 없게 만들 뿐, 결코 공부가 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불쾌한 경고장이나 청구서 등도 고양이 손에만 맡겨 놓으면 더 이상 알아 볼 수 없게 만들어 주니 집사에게는 이득이라 할 수 있을지도?
5. 이제 일은 그만 해!
아, 얼마나 듣기 좋은 말인가! - 고양이 집사들은 더 이상 일할 필요가 없다. 다만 유감스러운 것은 로또에 당첨된 때문이 아니라 고양이가 이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만일 집사가 책상에 앉거나 노트북을 여는 것에 고양이가 모멸감을 느낀다면 야옹~ 이라는 야유와 함께 어떻게든 일을 방해 할 방법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 아~ 전원이 들어온 노트북은 온풍기 만큼이나 따뜻해!
6. 둘 만의 낭만적인 시간은 과거의 이야기일 뿐
집사도 한 번 쯤은 파트너와 낭만적이고 고즈넉한 저녁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가 있다고? 고양이가 있는 집에서? 그것 한 번 시도해 볼 만 하다 - 큰 맘 먹고 사 온 와인에 꼬리를 담그지 않으면 다행이고 쫀득쫀득한 치즈 안주는 고양이의 성능 좋은 혀가 부드러운 크림치즈로 만들어 줄 것이다. 어쩌면 캣타워 가장 높은 곳에서 파트너의 등을 향해 발톱을 세우고 뛰어내리는 영화 만큼 스펙타클한 장면을 실사로 목격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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