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고양이에게는 "사람의 컴퓨터질을 절대로 막아라!"는 유전자가 새로이 전파된 것이 틀림 없지 싶으다. 나 같은 사람이 컴퓨터를 알게 된 것이 불과 2, 30년 전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 유전자의 전파 속도는 컴퓨터의 발전 속도보다 훨씬 더 신속하고도 강력한 것이 틀림없다, 컴퓨터만 켜면 어김없이 연출되는 일련의 장면들, 이것은 절대로 내가 가르친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흐음, 날씨조오~타!"
티비 리모컨하고 컴퓨터 마우스는 구별이 안 되는 것이냐, 리모컨이라도 좀 잡게 해주지 티비 리모컨은 집사 가슴에 그리고 저 가슴에 묻은 터래기들 좀 보소!
집사가다른 일 하거나 놀고 있을 때는 무심히 저 혼자 잘 있다가 컴퓨터만 열면 갑자기 졸리는 척, 친한 척~ 그러나 이 정도는 컴터질 방해하기 고전에 속하는 것,
스마트한 괭이는 좀 더 조용하고 심플하게 일보 진화한 방법으로!
"좀 비켜 줘 철수야, 으?"
'하나도 안 들리긔~'
"내가 컴터질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릴까 말까?" 헉! 저 표정과 손 동작은 인간이 뭘로 컴터질을 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는?
"인간이 내가 다 안다는 사실을 눈치 채기 전에 그냥 우연히 베개 삼아 엎드려 있는 척하자" 마우스만 점령하면 컴퓨터라는 것은 거의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있는 것?
"아녀 아녀, 아무래도 안심이 되지 않아" "파편 튄다 이 눔아!!!" 괭이들이 이렇게 대그빡 흐드드!하면 침은 물론이고 더러는 귓밥까지 후두두! 한다는 걸 아시는 분은 잘 아실 듯~ ㅋ
"말만 해, 할망구! 니 맨날 어깨 아프다니까 클릭질 스크롤질 내가 다 해 주께" 이럴 때 머리 나쁜 인간이 쓸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뷁!!!
"왜 그래 인간? 나, 나는 지금 경철이 뱉아 논 사료 줏어먹을 뿐이긔~"
이 고양이 형제 뿐이겠는가! 그저께, 인간 집에 들어온지 불과 며칠 안 된 이웃의 하룻괭이가 컴퓨터 위에 떡!하니 올라앉아 그루밍이니 하품이니를 태연자약 시전하시는 걸 보고 확실히 깨달은 바, 고양이들의 컴퓨터질 방해 유전자는 이미 속속들이 진화한 것이 틀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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