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귀엽지 말란 말이야!

[얼굴만 방바닥에 붙이고 자는 경철]

이 무슨 해괴한 자세인고? ㅋㅎㅎ 경철은 아기 때부터 철수가 잘 안 하는 해괴한 짓을 많이 하는 편인데 방바닥은 따스한데 숨숨집에서 나오기는 싫고, 아니며 고양이 특성대로 사유에 빠졌다가 그 자리에서 저절로 잠이 들었던 것인데 저런 자세로 자면 목 아프지 않나...? 집사는 늘 이런 해괴한 자세를 봐 익숙하지만 그래도 볼 때마다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 하지만 이 꼴이 너무나 귀여워 바구니 짜다 말고 연사 수준으로 사진을 찍어대니

[동생을 공격하는 철수]

대장 고양이 철수가 어느새 이걸 인지 했는지 "야, 너 누가 그런 자세로 자라고 했어? 나보다 귀엽지 말란 말이야!"며 잠자는 아이 머리부터 냅다 공격을 시작해 이미 하얀 털이 덕다운처럼 펄펄 휘날리기 시작했고

[형의 공격이 끝나자 곧바로 나오는 경철]

실컷 때렸는지 꼬리를 드높이 휘날리며 철수가 자리를 떠나자마자 무슨 생각에서인지 경철이 곧바로 튀어나와 돌아서는 제 형의 눈치를 살핀다. 아무래도 숨숨집 안이 좁아서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해서일 것이다. 그런데 즈들은 나름 심각하지만 집사 눈에는 이 꼴이 왜 이렇게 귀엽다냐?

[다시 돌아와 공격하는 대장 고양이]

"내가 거기 콕 처박혀 있으라 했어 안 했어?" 동생이 나오는 바스락 소리를 듣자마자 곧장 되돌아온 대장 고양이, 다시 한번 인정사정 볼 것 없이 공격을 퍼부어댄다.

[숨숨집 안에 찌그러진 경철]

완전 쭈그리 표정을 하고 있는 경철을 보니 대장 고양이가 이번에는 아주 단디이 다짐을 준 모양이다. 불쌍한 내 시키...

[숨은 동생을 지키고 앉은 대장 형]

제가 자리를 떠나면 이 겁 없고 시정머리 없는 동생이 또 튀어나올 걸 알고 있다는 듯 두 눈을 부릅뜨고 한편에 비켜 앉아 동생을 감시하는 철수. 그걸 아는 경철은 숨숨집 안으로 가능한 한 깊게 몸을 감춘다.

[돌아앉은 철수]

그렇게 한참을 감시하다가 동생이 오래 잠잠하자 이만하면 됐다 싶은지 이제는 식탁 쪽을 향해 "집사 밥!" 자세로 앉아있다.

[눈치를 보며 밖으로 나오는 고양이 경철]

숨숨집 안에 숨어서도 제 형의 동태는 어지간히 살펴지는 모양이다. 놀란 마음 달래려고 혀를 길게 빼 코를 핥으며 경철이 밖으로 나오지만 여전히 제 형쪽으로 시선을 두고 조심스레 밖으로 걸음을 내딛는다.

[쫄았다]

"내가 뭘 잘못했지?" 표정의 경철. 바닥에 하얀 털이 천지로 깔려 있는 가운데 기가 팍 죽은 아이 표정이 집사 마음을 찢어놓는다. 인간이 개입할 수 없는 일이라 더더욱 그렇다.

[불만 가득한 경철의 표정]

경철의 표정을 이내 "불만 가득"으로 변하고 밖으로 나오는 전 여전히 위험하다고 느꼈는지 창틀에 두 팔을 걸치고 앉는 그 만의 시그니처 포즈를 선 보인다. 아까도 저러고 있다가 해괴한 꼴로 잠들어 두들겨 맞았으면서~ 하지만 경철만 불쌍해할 일은 아니다. 철수도 역시 끼니때마다 나란히 밥을 주면 경철의 눈치를 보며 제대로 먹지를 못한다. 경철이 제 밥 먹다가 거의 다 남겨놓고 불쑥 철수의 그릇으로 얼굴을 들이밀기 때문인데 이상하게도 철수가 백전백패 아니, '전'이라는 말도 어울리지 않는다. 그냥 철수가 저절로인 듯 물러나 집사에게 애처로운 눈빛을 발사하는 게 일상다반사이니. 그래서 웬만하면 두 녀석을 같은 자리에서 막게 하지 않지만 떨어뜨려 놔도 찾아오신다는 것이 문제.

[등 지지는 할아묘지]

시간이 한참 지나 오후로 접어들자 철수는 요즘의 최애 장소인 침대 밑 '오 예스 바구니'로 들어갔고 하얀 할아묘지는 세상모르고 뜨신 방바닥에 널브러졌다. 덕분에 집사는 더워 죽지만 할아묘지 연세를 생각해 온도를 낮출 수가 없다. 이렇게 널브러진 모습을 보는 것만 해도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평화와 힐링을 느끼기도 하기 때문이기도 해 일거양득?

 

아무튼 철수의 "나보다 귀엽지 말란 말이야" 공격을 오늘도 계속 된다 ㅜ.ㅜ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