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돌에 등 지지는 할아묘지들

겨울이 되면 내가 추운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기도 돈 때문이기도 해서 보일러를 잘 가동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번 겨울은 일찍 오기도 했거니와 아이들이 이제 정말로 할아묘지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계절이 되어 노묘들 때문에 보일러를 펑펑 가동하기 시작했다.

[방바닥의 따뜻함을 즐기다]

고양이는 고양이다. 보일러 배관이 하필이면 침대와 숨숨집 사이의 좁은 길목에 놓였는지 경철이 이렇제 자빠져 있기를 거의 하루 종일이기 시작했다.

[등 지지다 잠들다]

그러다 따뜻함에 저절로 스르르~ 눈이 감긴다. 하지만 집사는 이 녀석이 이러고 있으면 혹 실수로 밟기라도 할까봐 왔다 갔다 하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누워 있는 동생에게 시비를 거는 철수]

그런 집사의 불편함을 읽었을까 (설마 그럴 리가!) 누워서 노곤함을 즐기고 있는 경철이를 철수가 어디선가 나타나더니 대놓고 한 대 철썩 때려버린다.

[탈모가 눈에 보이는 안타까운 내새끼...]

그리고는 온통 탈모가 진행된 뒷모습을 고스란히 보이며 제 동생을 노려보고 섰는데 두 녀석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이 게으른 시키, 온종일 바닥에 누워서 뒹굴거리고 지롤여?" 라며 나무라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숨숨집에 쫓겨 들어간 경철]

난데없이 솜방망이질을 당하고 숨숨집으로 쫓겨들어간 경철은 분하기 이를 데 없는 표정을 짓지만

[체념]

이내 "저 시키를 갈구어 뭐하리?" 싶었던지 제 팔을 베고 엎드려 체념한 자세를 보인다.

[방석 위에 엎드린 철수]

방바닥에 뒹굴어댄다고 제 동생을 나무란 철수는 그럼? 그래, 네가 양심이 있으면 방바닥이 아닌 방석에라도 엎드려 있어야지.

[도도한 표정]

"칫, 나는 바닥에 안 뒹굴어요" 하는 표정

[따뜻한 방바닥을 포기한 경철]

잠시 후, 경철은 쫓겨 들어간 자세 그대로 잠이 들고 절수는 뭐하나 찾아보니

[역시 등을 지지고 계신 할아묘지]

이런! 이 녀석도 방바닥의 따뜻한 유혹에 이길 수가 없던지 이 꼴로 널브러져 있었다.

[방바닥에 드러누운 대장 고양이]

"철수야, 너는 여기서 모해?"
"헉, 들켰다!"

[다시 밖으로 나와 등을 지지는 동생 할아묘지]

ㅋㅋ 그러고 보니 집사와 동시에 경철이도 철수의 꼴을 인지 했는지 슬금슬금 다시 나와 방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집사는 더워 죽겠는데 할아묘지들께서 등을 지지며 좋아하시니 이번 겨울 보일러 펑펑 가동하며 방바닥 청소나 기어 다니며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겠다...ㅎ;;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