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지난 8월, 잠시 이곳을 떠나 있을 때 내 몰을 알리기 위해 고양이 바구니를 대폭 할인행사 하던 중 '빨리 8월이 갔으면 좋겠다냥~'이라는 글을 쓸 만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웠던 때가 있었다. 그 시점에 나보다 연배가 좀 더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분이 전화를 하셔서 "물건은 골랐는데 결제를 할 줄 몰라요" 하셔서 뜻하지 않게 오프라인으로 바구니를 판매를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감감무소식이길래 아이가 좋아하는지 어쩌는지 궁금했지만 알아서 하셨겠지, 하고 잊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썼듯이 2021.10.12 - [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 그럼 누가 고양이 밥값을 대요?!

[서론이 길면 지겨우니 사진은 결론부터!]

이 분이 뜻밖에도 바뀐 전번으로 전화를 하셔서 이 시키를 어찌어찌 키웠고 얼마나 별난 시키인지 "츄르도 안 처먹어요~"까지 설명을 하시면서 이 박스, 저 집 다 노력해 보셨지만 내가 만든 바구니에만 콕 처박혀 있다시면서 이러저러한 디자인의 숨숨집을 주문하셨고 그걸 드디어 완성, 어제 카카오 천 원짜리 택배로 보냈는데 (여러 모로 인연과 운이 좋았던 경우)

[탐색이 끝나고 자리를 잡았다옹]

지난번에는 수수료를 안 냈으니 가격도 찌끔 빼드리고 아이 간식도 이것저것 챙겨 보냈는데도 아무 말씀 없으셨던 분이 이번에는 전화를 하셔서 "아, 내가 숨숨집 받고 사진 두 장 보냈는데 못 봤어요?" 하신다.

내가 오랜만에 인간 노릇 해보겠다고 세탁기를 두 통째 돌리고 있을 때 사진을 전송하신 모양인데 하시는 말씀이 "박스를 풀자마자 제 몸을 막 비벼대며 제 것이라는 표시를 하더니 쏙 들어가 앉지 뭐예요!" 하시는 것이었다!!!

 

럴수 럴수 이럴 수가???!!!
'아, 넘넘 감사해요' 등등 인사를 마치고 메시지함을 열어보니 저 위의 사진 두 장이 뙇!!! (블로그에 올린다는 말씀을 드렸고 허락도 받았음, 더 잘 찍어 보내야겠다 하시기까지 ㅎㅎ)

집사님 마음에도 아이의 마음에도 썩, 무척 들었다는 것은 두 말 할 필요도 없으니 만든 집사 기분은 어떠게쓰~~~? ^________________^

[남에 것이라 철수를 무쟈게 꺼내고 싶었지만 하필 입을 쩍 벌린 전지가위를 배로 깔고 있어 억지로 나오게 하기에는 좀 위험했다]

그런데 저 숨숨집 주인 녀석(성별도 이름도 못 여쭸네...) 아무래도 내 느낌에 이 잘 생긴 옵파가 먼저 들어가 냄새를 묻혀놔서 저 숨숨집이 더 좋은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 유별난 성정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지지배 같은데 말여 ㅎㅋㅋ~

[하지만 잘 생긴 옵파는 무심하다]

만일 그게 아니라면 나는 그냥 괭님들 집사로 타고난 사람인 모양이다. 사람들은 다 날 싫어하지만 내 손 냄새 그렇게 잔뜩 묻어있어 내가 만든 것만 좋아한다니! 내 맘대로의 기분 좋은 자뻑적 해석.

[엮어 올리면서도 디자인을 확실하게 결정짓지 못하고 헤매고 있던 때]
[좋니, 좋아? - 좋다, 좋아 시키야!]

몇 날 며칠을 다가오는 내 새끼들 밀어내가며 시난고난 만들어낸 보람이 이보다 더 있을 순 없다! 내 새끼들한테는 정말로 미안하지만 이 일을 하는 것도 나 먹고 살기보다는 즈들 먹여 살리려 하는 이유가 더 큰 만큼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남에 집 시키도 좋고 우리 집 시키도 좋으니 말이다.

[슬리퍼? 짚신?]

지난번, 그저 관리자 자격으로만 운영했던 몰에서 "애들이 전혀 관심을 안 보여요" 하며 처음으로 별 3개를 받았을 때 그게 아이들 건강에 좋으라고 사용하기 시작한 감물 냄새 때문인 것은 짐작했지만 "아 띠벌, 다 때려치울까 보다" 싶을 만큼 상처를 받았는데 오늘 그게 말끔히 상쇄되고도 남아 흘러넘침~

[오랜만에 마주보며 나란히 누운 고양이 형제]

어쩌다 한 번쯤은 이렇게 기분 좋은 소식도 전할 수 있어야 사람이재? (맨날 행복한, 화려한, 명랑한 그런 sns 또는 너튜브 등의 삶은 다 거짓부렁이고) 그래서 나도 이렇게 한 번쯤은 내가 행복하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작은 소리로- 아이 목방울이 좀 맘에 걸리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심이 있다면 나도 한 달에 적어도 100개 이상의 물품을 내보내 메이저 택배사에 입성, 고객에게 더 빠르고 더 저렴한 배송을 할 수 있는 입장이 되고 싶다. 착한 택배의 속도는 거의 해외배송 수준이다 흑흑...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