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건너편에 아파트 노인정이 있는 모양인데 금요일마다 에어로빅! 문이라도 좀 닫고 하시든가 째지게 틀어놓은 트로트에 강사님 구령에 시끄러워 돌아가실 지경이다. 문 닫으면 되지? 괭이들이 창가 자리를 너무나 사랑하시는 관계로 웬만큼 춥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문을 닫지 못하는 것이 집사 신세다.
이 꼭지의 원래 제목은 "장난감도 격세지감"이라고 어제 쓰다가 닫아놨었다.
어제는 추석 물류대란이 나기 전에 아이들 밥이며 모래며를 배달받았다, 더불어 어쩌면 이 번에는 잘 가지고 놀까 예전에 잘 놀았던 기억으로 로봇버그라는 자동장난감을 또 잔뜩! 샀다. 두어개만 사 봐도 될 일인데 뭐 예전에도 없어서 못 놀 지경이었으니까 이래 가면서.
어릴 때는 톡톡 건드리고 쫓아가며 잘 놀두만 한 녀석은 아주 거하게 한 방 날려서 버그가 저 쪽으로 나가 떨어지게 하고는 돌아서더니
다른 한 놈은 "뭐야?" 하는 표정. 시시하고 같잖다는 게지... 이제는 두 녀석 모두 여시가 돼 꼭 사람이 흔들어주는 것만 가지고 놀아주신다. 그것마저도 즈들이 사냥해 얌냠 하길래 놓으면 다시 잡고 흔들라고 냥냥 지롤을 하신다.
저 자세와 표정들 좀 보소. 이럴 수가... 이 샤꾸들 계속 이런 식이면 느들 비싼 장난감 모다 싸서 동네 동생한테 보내버리고 말겨!
그랴... 간식이나 먹어라. 고양이 간식 중에는 동결건조 제품들이 있는데 굳이 간식을 먹이려면 그거이 제일 건강에 낫겠다 해서 먹이다 너무나 비싸서 한 동안 못 사주던 걸 그래, 먹고 죽자 하는 맘으로 몇 달만에 부른 것. 언제나처럼 장난감은 혼자 털털거리며 돌아다니고 우경철 표정이 마이쪄,마이쪄!
게 눈 감추듯 흡입을 마치신 경철군 표정. 내, 다 안다 네 놈이 이제 뭘 할지!
특식만 나오면 여지없이 연출하는 장면이다. 철수는 버티지도 않는다
스윽 물러나있다가
저 도둑넘 다 먹고 비키면 찌꺼기를 청소하신다. 그러고도 더 달라고 징징대지도 않으니 경철 몰래 두어조각 당연히 집어주는 게 집사의 마음. - 그런데 반려동물 사진은 연사로 찍었을 때 생생한 장면 잡기가 쉽다는 말을 어디선가 줏어듣고 해봤는데 단 한 장도 초점이 안 맞아 나는 안 할란다 싶으다. 물론 빠릿빠릿한 카메라라면 당연히 잘 찍히겠지만 -
저렇게 먹어대니 경철군, 언제나 대변의 끝자락이 살짝 묽어서 똥꼬나 그 주변 터래기에 누런 걸 묻혀나올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오늘 보니 아이구야 똥꼬, 엉덩이는 물론 종아리에도 묻혀 나와서 덥썩 끌어안고 뒷처리를 해주자니
늙은 애미한테 이 짓을 하고 달아났다. 가을 티셔츠가 저리 빵구가 났으니 뱃살은 안 보여줘도 짐작이?
그리고 오늘 내 손가락에 빵꾸 낸 또 한 놈! 집 안에서 자고 있길래 살그머니 오줌 배인 톱밥을 치우고 있자니 어느 새 깼는지 겨 나와서 내 손가락을 콱! 이 샤꾸는 시근이 괭이만도 못해서 사정없이 콱콱 물어대는 바람에 진땀이 다 날 지경이다.
야아는 순하고 여릿여릿 해서 언제나 밥도 나중에 간식도 나중에... 예뻐서 쓰담쓰담이라도 해주고 싶은데 살짝만 건드려도 두 발로 서서
두 손으로 싹싹 빌고 또 빈다 "다 좋은데 제발 만지지만 마시오잉~" 하듯이.
네 발 달린 식구들 소식 모두 전했으니 이제 두 발 달린 동물,
추워서 옷 벗고 작업 못하는 계절이 오기 전에 머리카락을 바락바락? 잘랐다. 그래야 겨울 보내는 동안 머리카락은 잊고 살 테니까. 잘랐다기보다 깎았다고 하는 게 어울릴까 손으로 만져보니 아무래도 땜빵이 생겼을 것 같아 찍었는데 잘 모르겠다. 이만하면 된거다, 내 눈에 안 보이면 되고 혹 누가 본다 해도 카메라가 날 보는 만큼 자세히 봐 주지도 않을 테니.
찍은 사진 보면서 문득 엄니가 봤으면 당신 작품 내 맘대로 망쳐 놨다고 또 한 소리 하셨겠다,라는 것. 울엄니는 내 머리칼 내 맘대로 하는 데도 당신 맘에 안 들면 저런 말씀을 더러 하셨었다. 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이라 했던가... (이 성어가 순서대로 생각이 안 나 검색질! )
영양가 있는 일 하나도 안 했지만 불금이네? 대한민국 전체가 술 한 잔 하는 날인 것이지? ㅍ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