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스크래칭을 하는 몇 가지 부정적인 이유

그저께 아기 고양이에 관한 글에서 '기타' 항목으로 스크래칭을 언급했었다. 고양이가 스크래칭을 하는 이유는 기쁨, 기대감, 반가움(집사가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 영역표시 등의 일반적인 이유가 있지만 유독 스크래칭을 하면 안 되는 곳을 즐겨 발톱질을 하는 고양이들이 적지 않다. 값비싼 가죽소파나 기껏 공들여 새로 도배한 벽지 등등이 그 예이다.

[허락된 곳에만 스크래칭 하는 철수 고양이]

이럴 때 집사들은 단순히 고양이들의 본능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아니면 나쁜 버릇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고쳐야 할까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문제가 되는 스크래칭을 하는 고양이에게는 위에서 언급한 이유 외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원인으로 그런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집사가 눈여겨 관찰하고 원인을 파악해 문제를 제거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고양이 스크래칭의 부정적인 이유]

1. 단순히 스크래처가 부족하다 - 고양이는 단순히 한 두 개 정도의 전용 스크래처가 있다고 늘 그곳에만 스크래칭을 하지는 않는다. 위에 언급 했듯이 고양이는 스크래칭으로 영역표시를 하고 싶으므로 여기저기 애착이 가는 곳에 손을 대기 마련인데 고양이가 손을 댈만한 곳 여기저기에 스크래처를 놓아주면 고양이도 스크래칭 하기 편안한 전용 스크래처 쪽을 선택할 것이다. 스크래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물론 너무 많아서 골고루 자주 사용하지 않는 일이 생기겠지만 긁지 말아야 할 곳을 긁어놓는 일은 거의 생기지 않을 것이다. 예전에 어느 집 고양이들이 벽지와 의자의 쿠션 등을 온통 스크래칭 해놓은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역시나 그 댁에는 고양이 전용 스크래처가 단 하나도 없었다.

[집사만 바라보는 고양이 형제]

2. 고양이는 지루함을 느낀다 - 만일 수 많은 스크래처가 있음에도 고양이가 엉뚱한 곳이 스크래칭을 한다면 그 고양이는 외로움이나 지루함에 시달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집사가 하루 종일 집을 비우는 환경 또는 조금도 고양이와 놀아줄 시간이 없는 환경이라면 고양이는 지루함 또는 외로움에 시달리게 되고 이 스트레스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스크래칭을 하게 된다. 만일 이런 경우라면 가장 먼저 적어도 하루에 15분씩 2번, 고양이가 에너지를 완전히 소진하도록 놀아주고 혼자 두게 될 경우에는 머리를 써서 간식을 꺼내 먹게 하는 장난감을 여기저기 놓아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놀다 지쳐 널브러진 아기 고양이 경철]

3. 고양이는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 고양이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원인은 다양하다. 지루함도 같은 맥락이지만 이 외에 성격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개체이거나 소음, 낯설음 등의 환경적인 원인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만일 이런 경우라고 판단 되면 시중에 많은 고양이 스트레스 제거용 진정제(질켄, 펠리웨이, 바흐플라워, 엘-테아닌) 등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주는 엘-테아닌]

4. 고양이에게는 집사의 관심이 필요하다 - 고양이들 중에도 유독 집사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소위 "관종"들이 있다. 어떤 고양이들은  집사가 만지면 오히려 피하기 바쁜데 어떤 고양이들은 집사와 눈만 마주치면 징징거리고 틈만 나면 집사 무릎에 파고들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이런 관종 고양이들은 집사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집사가 반드시 반응하는 곳에 영리하게 스크래칭을 한다.

 

물론 다분히 의도적이다. 이럴 때는 집사가 반응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그 행동이 심해지므로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부정적인 반응이라해도 고양이가 원하는 것은 어쨌든 집사의 관심이므로. 그리고 가능하다면 고양이가 더 놀아달라고 보챌 기운이 없을 때까지 더 많이 놀아주고 시간이 허락하는 한 원하는 만큼 안아주고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성격은 바꾸기 어려운 것이니까 말이다.

[관종 고양이 철수]

5.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지된 스크래칭을 계속하는 고양이 - 이에 대해 학자들은 허락된 스크래처가 생기기 이 전에 이미 그곳에 스크래칭을 하는 버릇이 들었기 때문이거나 특정한 재질의 스크래처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만일 후자의 경우라면 고양이가 좋아하는 재질의 스크래처를 더 만들어주고 전자의 경우라면 그대로 견디거나 심지어는 고양이의 손이 닿을만한 모든 곳에 전용 스크래처를 만들어주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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