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이중 벽)바구니 만들기 - 지끈공예

이중 바구니, 즉 시작도 끝도 하나인데 벽이 두 개인 바구니를 만들었다.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지만 필요?  - 필요까지는 아니다, 왜냐하면 겹 바구니는 장식적 의미를 가질 뿐 반드시 만들어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기 때문에 바구니 생활 10년이 넘는 동안 초기에 잠깐 디자인에 관심을 가졌다가 결국 실용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후 내내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으로 만든 겹(이중벽) 지끈바구니]

이제 뭐 더 필요한 것도 없고 새로 주문한 지끈이 오는 사이 "괜히 주문했네..." 할 만한 일이 있어 이제 이 짓도 그만해야지 하던 찰나에 지끈이 도착, 꼭 만들어야 할 물건도 딱히 없고 기왕 구매한 것이니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겹 바구니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초기에 만든 디자인 지끈 바구니]

위 그림의 바구니는 맨 처음 바구니라고 생긴 걸 말도 안 되는 그림 한 장에서 힌트를 얻어 짤 줄 알게 되면서부터 이런저런 디자인들을 많이 시도했었는데 이것도 그중 하나이다.  그러니까 걸을 줄도 모르는 아기가 뛰는 것 먼저 배우려 했던 시절의 작품이다 ㅎㅎ.

 

하지만 이전에도 말했다시피 나는 무엇에 건 시시한 디자인이 들어간 걸 싫어하기 때문에 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에어컨 위에 올려만 뒀다가 오늘 내려서 사진 한 판 찍어줬다 ㅎ~ 왜 찍었냐 하면 원래는 이런 디자인을 바깥쪽에 넣어 짤까 생각했었기 때문인데 본체를 짜면서 급 마음이 바뀌어 맨 위의 디자인 (그저께 소개한 질끈질끈 묶는)으로 완성하게 됐다. 결론적으로 디자인이란 것이 들어갔지만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바구니가 만들어졌다.

[지끈 바구니 만들기의 시작]

아무튼, 시작도 하나 끝도 하나인데 벽이 두 개인, 겹 바구니는 어떻게 만드는가?  - 시작은 여늬 바구니 만들기와 똑같다. 

[두 번째 벽을 위한 심지를 박는 중]

하지만 이중벽을 만드는 방법에는 내가 아는 한 3 가지가 있는데

1. 바닥을 시작할 때 아예 외벽용 심지를 박고 시작한다.

2. 바닥의 마지막 칸에 외벽용 심지를 새로 박는다.

3. 바닥을 다 만든 후 바닥의 짜임새 사이와 사이를 벌려 심지를 박는다.

 

저렇게 심지를 박고 한 바퀴 정도 더 바닥을 짠 후 외벽용 심지는 그대로 뉘어놓고 평소에 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내벽을 끝까지 짠다.

[바구니의 내벽을 모두 짜고 아마씨유를 칠한 상태]

이제 내벽을 모두 짠 상태다. 내벽을 상대적으로 어둡게 해서 외벽이 있다는 것을 눈에 띄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산발 상태인 외벽용 심지는 세월호 노란 팔찌로 묶어두고 (그러면서 세월호 아이들에게 "거긴 괜찮으니?" 오랜만에 인사 한 번 건네고...) 아마씨유를 칠했다. 사진상 내벽 왼쪽에 남아 있는 심지는 나중에 마감용 매듭으로 쓸 것이다.

[지끈 바구니 내벽에 기름칠을 끝내고 똑바로 세운 상태]

기름칠이 끝났으니 이제 바깥벽을 짜기 시작할 차례다.

[지끈 바구니의 외벽을 매듭으로 시작했다]

외벽의 시작을 매듭으로 하기로 했다. 일반적인 바구니 짜기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원하는 디자인을 넣어도 되지만 내 눈에는 바닥이 매듭으로 시작되는 게 보여 좋았다.

[이중 벽 바구니의 외벽을 짜는 중]

외벽을 만들던 중에 한 컷 - 이건 그저께 [똥손도 만들 수 있다 - 끈만 있으면 되는 데코 망태기]에서 소개한 대로 그냥 질끈질끈 묶어나가면 되는 것이지만 이번에는 굵은 지끈이라 말이 질끈질끈이지 힘이 많이 들어 한 줄 묶고 쉬고를 종일 반복했다 - 실제로 내벽 짜기보다 외벽 묶기가 더 오래 걸렸다 ㅜ.ㅜ

[초점을 철수에게로 옮겨보니 집사가 지끈 일에 매달려 있으면 도무지 상대를 해주지 않는다는 걸 알고 체념에 체념을 더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지끈 바구니의 바닥]

내 가여운 고양이 형제를 뒤로 하고 드디어 완성이다. 엎어놓으면 이렇게 보인다. 내 눈에는 흠잡을 데 없다 즉, 내 마음에 든다는 뜻이다 ^^

[이중 지끈 바구니의 벽과 마무리]
[외벽과 내벽의 대비 그리고 바닥의 매듭]

외벽과 내벽의 대비 그리고 바닥의 매듭까지 모두 마음에 든다. 다만 마지막 매듭 단계에서 세 줄씩 잡아나가던 것을 어디선가 정신줄을 놓아 한 번 4줄을 잡아 마지막 한 칸은 두 줄로 마무리하게 된 것인데 그건 뭐 까다로운 고객에게 판매할 것도 아니고 알고 보는 것이 아니면 눈에 띄지도 않으니 GO! 내 맘에 들면 되지 머~ 오랜만에 결과물이 마음에 썩 드는 바구니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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