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놀이와 고양이 형제

별 할 말이 있어서 시작한 꼭지가 아니어서 제목 정하기도 힘들고 (어쩌면 또 횡설수설 하고픈 병이 도져 시작한 것이어서) 일단 사진부터 올리면 뭐라고 입을 떼게 되겠지 하며 주루룩 올리니 아따, 많기도 하다. 오늘은 사진 많이 안 올려야지, 요점만 간단히!라고 마음을 먹고 또 먹었는 데도 그게 안 된다. 이 장면을 설명하려면 이 사진이 있어야 하고 이 사진을 설명하려면 또 저 장면이 있어야 하는 전형적인 할매의 미련스러움

레이저 포인터 놀이 하는 하얀 고양이 1

오늘 아침(여기서 오늘이라 함은 7일, 목요일이다) 경철군 요렇게 채터링을 부르는 레이저 포인터 놀이를 하며 잘 놀고 있었다.

레이저 포인터 놀이 하는 하얀 고양이 2

저 녀석은 도대체 뭘 먹었길래 저런 매일 백치미를 뿜뿜 하는지 6년 반을 함께 살아도 도무지 질리지가 않는다.

레이저 포인터 놀이 하는 하얀 고양이와 사람 사이에 불쑥 끼어든 얼룩 고양이

한 차례 낚시대 놀이를 하고 밖에 나가 있던 철수군, 레이저 놀이가 좀 오래 간다 싶었는지 슬그머니 들어와 내 코 앞에 똥꼬를 스윽 들이민다. 그만하고 지한테 궁디팡팡 시전하시라는 거다. 성의 없이 두어 번 두들겨 주고 계속 레이저포인터에 신경을 쓰고 있자니

레이저 포인터 놀이 하는 하얀 고양이를 때리는 얼룩 고양이

마침포인터 잡으려 앞으로 튀어나온 즈 동생을 부욱~긁어버린다. 흥, 난 이미 그럴 줄 알고 있었다.

얼룩 고양이의 위협에 겁 먹은 하얀 고양이 1

깜딱 놀라 있던 자리로 되돌아 간 경철군 겁나 쫄았다. 그런데 내가 사진 찍으면 뭘 만졌는지 노출이 후루룩 올라가 버렸다. 그거 다시 만지느라 시간 보내면 장면들이 끝나지 싶은 급한 마음에 걍 찍는다. 이보다 더 형편 없는 사진도 얼마나 많이 찍었는데 머,

얼룩 고양이의 위협에 겁 먹은 하얀 고양이 2

겁 먹은 경철군 앉은 자리에서 뒤로 슬금슬금 물러난다. 질투 질투, 쓰다듬어 주거나 놀아 주거나  경철군과 그 무엇을 해도 나는 늘 철수군이 신경 쓰인다. 질투쟁이라 내게는 화를 못 내고 그 화살을 맞는 건 언제나 만만한 경철군이기 때문이다. 질투를 할 만한 상황 자체가 내 마음에 안 든다. 저 예민한 놈, 동생을 때리자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아 저럴까 싶으니.

레이저포인터를 빼앗아 놀고 있는 얼룩 고양이

사진에는 빠졌지만 완전 쫄아붙은 경철군 완전 외면하기 신공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니 철수군 휙 돌아서서 레이저 사냥을 한다.

민망한 표정으로 귀 긁는 얼룩 고양이

그랬으면 오래나 놀든가! 이것이 딱 바로  뒷 장면이다. 철수는 레이저 놀이 원래 안 좋아한다. 그저 관심 뺏어보려 행패를 부린건데 그냥 물러나면 속 보일까봐 포인터 잡는 척 쇼 한 번 하신거다. "거 머 쑥스럽구만" 하고 있잖은가 벌써.

정말 뻘쭘해 보이는 얼룩 고양이

"들켰나? 이제 머 하지?" 눈치 보는 표정. 나도 모르겠다 이 눔아 니가 이제 머 해얄지.

다시 레이저포인터를 갖고 노는 하얀 고양이 1

뻘쭘했는지 철수군 다시 있던 자리로 돌아가니 경철군 지체없이 달려와 사냥을 시작한다.

다시 레이저포인터를 갖고 노는 하얀 고양이 2

요즘은 몸무게도 더 늘고 나이도 들어 그런지 이렇게 뛰는 것도 정말이지 아주 잠시다.

다시 레이저포인터를 갖고 노는 하얀 고양이 3

이럴 때는 아직 아기 얼굴이 그대로 있는데 말이다.

 

이제부터 이 말은 알아듣는 사람만 알아 들으면 되지 싶은 혼잣말 또는 푸념 하여간 그런 것으로,  오늘 저녁 시간부터 슬슬 블로그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아 안도감을 느낀다. 어제(6일, 수요일) 아침에 블로그에 큰 변화가 있었고 오늘은 제 자리로 돌아가겠지 했는데 어제보다 결과적으로 거의 10배에 가까운 변화가 또 시작 되고 있었다.

 

휴... 자본의 힘이란 무서운 거다. 무엇인가 몰아쳐지는 느낌? 이럇, 이럇, 이런 거 말이다. 내가 내 힘으로 자연스럽게 좋은 블로거가 되고 싶은데 이건 막막 채찍질 당하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뭐야, 까딱하면 명령 한 마디 안 하고도 많은 사람들을 노예로 부릴 수 있는 것이 거대 자본이겠는 걸? 이런 기분.

 

쉽게 말 하면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부담감의 원인이 마치 내가 아닌 것처럼 말 했지만

내 탓이다. 팔랑귀에 유리멘탈에 생각보다 대세에 휩쓸리고 싶어 안달하는 부분도 있는 그런 성정을 가진 나 같은 사람은 이런 상황에 당연히 같이 춤을 춰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추고 있다. 휩쓸려 가면 재미없게 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뜻도 없고 결론도 없다, 그냥 좋은 일인데 뭔가 숨이 막히는 듯한 이틀이었기 때문에 이 기분을 기록해두고 나중에 보면 또 내가 나를 어떻게 해석할까 그것이 알고 싶어 적어두는 것이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