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고양이 상태에 따라 집사 마음이 죽 끓듯 밥 끓듯 변해 다시 식이제한을 시작하니
이 녀석은 정말로 하루종일 굶는다. 점심과 저녁에 먹이는 프로폴리스에 섞인 꿀 힘으로 버티나 싶을 정도이다. 집사가 사진 찍는 눈치를 빼꼼 보는듯 하더니
"고양이 학대범 되기 전에 밥 좀 줘여~" 알러제닉 사료와 LID까지 세 가지를 차려 손으로 떠 먹이기까지 하는데 다 싫다 하신다. 알레르기 현상이 훨씬 경미한 이 녀석만 따로 불러 저 좋다는 밥 먹일까 생각도 해보지만 한 끼만이라도 그렇게 줬다가는 계속 그것 달라고 이렇게 굶으며 애를 먹일 것이고 그러다 보면 철수는...?
"먹던 밥 안 줄거면 다 치아라, 부르르~"
불만 가득한 얼굴로 방향만 바꾸고 다시 잠을 청한다. 요즘은 22시간은 잠으로 보내는듯...
그나마 손으로 떠먹이면 몇 입 먹기는 하지만 이 고양이도 거의 굶고 지내기는 마찬가지다.
집사가 움직이면 혹시 밥 주려나 희망 섞인 눈빛으로 얼굴을 들었다가
그저 사진이나 찍고 자빠졌다는 걸 깨닫는 순간 실망감과 배반감을 감출 수 없는 표정으로 눈빛을 떨군다.
아무 설명 필요 없이 얼굴만 보면 모두 이해가 된다...
아, 배 고프다...
집사 마음은 복잡하다. 두 달 간의 LID식이로 별 진전을 못봤고 다시 즈들이 맛있다는 것으로 주니 더 심해진 철수의 오버그루밍으로 이번에는 완전한 항알러지식으로 적어도 두 달 간은 제한식이를 해야한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으니 버텨야만 하는데, 어디다 이 속을 다 터놓고 싶기도 하지만... 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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