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욕구와 진정한 사랑, 관심의 차이 - 고양이 형제 영양제, 치료기 5

경철 고양이의 무른변이 과식으로 인해 늘 있어왔던 것이라 유산균을 먹으면서 개선 됐다가 다시 시작 됐다.

컴퓨터 베고 엎드린 고양이

아기 때부터 늘 그래왔던 것이니 만큼 집사는 단순히 아이의 식욕이 회복 되면서(요즘 들어 엄청나게 먹어댔다) 과식이 원인이려니 별 생각없이 1~2주간을 그냥 봐오다가

불편해 보이는 고양이 똥꼬

집사가 컴퓨터 앞에 앉으면 늘 코밑에 따라붙는 아이가 어제는 앉자마자 책상 위에서 똥꼬스키를 타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똥꼬를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니 (똥딱지가 들러붙어 있는 것은 거의 평생 있었던 일이라 그 동안도 내내 별 생각없이 떼주고만 있었다) 똥꼬스키를 탈만하다고 느껴지리만치 그 언저리가 상당히 불편해 보이고 무른변으로 인해 주변도 발갛에 부어보인다.


똥꼬 만지는 걸 무지하게 싫어하는 아이지만 어쩔 수 없이 끌어안고 물수건으로 닦아주면서 그제서야 보호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인간, 유산균 먹고 증세가 사라졌었다는 사실과 무른변의 원인이 과식이 아니라 그 동안 서서히 늘린 영양제가 제 몸에 과했던 탓이라는 걸 깨닫는다.

밥 먹는 고양이[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욕은 여전히 지나칠 정도로 넘친다]

똥꼬가 불편하리만치 나름 설사를 했는데도 집사는 그걸 늘 있어왔던 '과식-무른변' 정도로 쉽게 생각해 왔던 것이다. 철수가 늘어난 유산균과 영양제에 잘 적응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이 아이의 반응에 대해서는 둔감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쯤에서 드는 강한 반성 - 진정한 사랑과 관심과 보상욕구 또는 대리만족에의 차이 즉, 무엇을 해서 아이에게 무엇 때문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 세세하게 관찰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잘 한다고 여겨 일방적으로 퍼붓는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내가 받지 못했던 사랑과 관심에의 보상욕구 혹은 대리만족이 아니었을까 싶은 것이다. 진짜 사랑이었다면 아이가 저 지경이 되도록 예사로 생각하고 제가 하기로 한 짓을 의심도 반성도 없이 계속 했을 리가 없지 않겠는가 말이다...

잠 자는 고양이[똥꼬를 닦아주니 시원 했던지 잠에 빠졌다]

어제 오전에 똥꼬스키 사건이 나서 저녁부터 약 먹기는 당장 멈췄다. 오늘은 유산균도 혹시 몰라 두 알로 늘렸던 것을 다시 하나로 줄이고 다시 정상적인 변이 나올 때까지 영양제를 전면 중단 했다가 눈꼽만한 양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영양제를 중단하니 식욕도 같이 줄었다. 어쩌면 과한 영양제가 위장을 쓰리게 만들어 아이가 배고픔으로 착각을 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도 든다.


아무튼 가슴이 저린다, 알마나 마음이 아픈지 머릿속 혈관에서 곡식을 키질할 때(키는 곡식에 섞인 쭉정이・검부러기・먼지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기구)처럼 피가 철썩철썩 소리를 내며 내려앉는다. 아이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살필 세심함도 없고 살필줄도 모르면서 일방적인 생각으로 이것이 좋다, 내가 하고 싶은 짓만 하고는 "사랑"이라고 하던 방식에 평생 진저리를 쳤으면서 내가 딱 그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기도 먹어본 넘이 먹을 줄 알고 사랑도 받아본 넘이 할 줄 안다고... 진리다.

찡그린 표정의 고양이

철수는 약 먹을 때 보조제를 츄르에서 코코넛 오일로 다시 바꿨더니 진저리를 친다. 오일이 여기저기 묻어 끈적거리는 것도 싫고 맛도 츄르에 비하면 형편없는 모양이다. 그나마도 많이 묻지를 않으니 약을 삼키기도 츄르보다는 어려워졌으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철수에게 생선 성분은 정말 아닌 것 같으니 어쩔 수 없다.

집사가 다가가니 당황하는 고양이

덩달아 오일로 약을 먹게 된 경철이도 테러를 당했다고 생각하는 듯한 표정이다. 이래저래 집사가 너무 모자라 이 죄스러움을 뭐라 설명하기 어렵다.


경철 고양이는 재발했던 귓병약을 2주 동안 먹고 끝난지 오늘이 사흘째인데 느낌은 시원찮다. 귀세수를 하도 열심히 해 잡아다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없는데... 보이지 않는 저 깊은 곳에서 무엇이 진행 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30일인 오늘은 원래 경철에게 구충제를 먹이기로 계획 돼 있었는데 오늘 하루는 유산균 한 알만 주고 쉼표를 찍은 다음 내일 변 상태를 봐가면서 구충을 할지말지 결정할 것이며 무엇보다 귓병이 잠잠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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