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성 하나로 버티는 짠한 내 고양이

우리집 침대 아래에는 언제나 싱싱한 노루궁뎅이 버섯이 있다.

등 돌리고 앉은 노루 궁뎅이 버섯 같은 고양이 모습

얼마나 탐스럽고 먹음직스럽게 생겼지만 실상은 집사한테 단단히 삐친 것이다. 눈 뜨고 밥만 먹으면 껴안고 막대기 만한 캡슐을 두 개씩이나 밀어넣으니 왜인지도 모르고 당하는 저로서는 정말이지 할 짓이 아닌 것이다.

밤 창밖을 구경하는 고양이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보여도 시근이 너무나 멀쩡해서 약 같은 것 먹을 일 절대로 없다고 판단 되는 시각에는 캣폴에 올라가 밤 풍경을 하염없이 내다보기도 한다.

캣폴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고양이

사진 찍는 기색에 돌아보는 고양이의 표정이 어찌 저리 쓸쓸해 보이는지... 집사의 죄책감이 아이의 표정에 반영 된 것이겠지만.

침대 아래에 숨어 눈을 동그랗게 뜬 고양이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밥을 먹고 곧장 침대 밑으로 들어갔다. 원래는 양쪽의 바구니와 바구니가 붙어있어 아이가 보이지 않는데 하나를 한 쪽으로 밀치니 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포착 된 것이다.
"왜 또?"
"야, 너 벌써 약 다 먹었어~ 안 숨어 있어도 돼"

하품하는 고양이

"와하핫, 개가 웃을 거짓말을 하고 자빠졌네!"

뭔가 생각하는 듯한 고양이

"가만, 내가 진짜 약 먹었나? 그람 인제 나가도 되나?" 진짜로 밥 먹고 돌아서는 넘을 곧장 붙잡아 약을 먹였는데 정작 본묘는 며칠이나 그러고 있음에도 아직 헛갈리는 모양이다.

집사에게 불신의 눈빛을 보내는 고양이

"아이다, 나가면 또 당한다!"

표정 봐라, 집사가 무슨 말을 해도 절대로 안 믿겠다는 느낌적인 느낌.

턱을 괴고 엎드린 예쁜 고양이

와중에 어찌 이리도 한 점 나무랄 데 없이 예쁘고 말갛게 생겼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제 눈에 안경이라고 누가 욕 해도 상관 1도 없음 ㅋㅎㅎ!

등을 보이며 밥 먹는 고양이

하지만 집사가 더 이상 저한테 관심 없는 척 자리를 피하자 거의 곧바로 연출 된 장면이다.

밥 먹은 후 입맛을 다시는 고양이

한참을 흘린 것까지 알뜰하게 챙겨가며 맛있게 드시다가 (다행히 어제 LID 토끼 파우치가 도착했다)

창문을 올려다보는 고양이

오랜만에 창밖이나 내다 볼까, 하고 올려다 보니 망할 눔의 집사가 덥다고 창문을 다 닫아놨다.

무엇인가를 향해 걸어가는 고양이

그람 또 할 일은 하나밖에 없지...

밥 먹다 눈을 동그랗게 뜨는 고양이

다시 좀 전에 떠났던 밥상 앞으로 가서 몇 입 드시고는

밥 먹다 집사를 쳐다보는 고양이

아닌 게 아니라 이 상황이 저로서도 살째기 민망 했던지 집사를 힐끗 쳐다본다. 그래 먹어라~ 집사 눈에는 하는 짓이 하도 귀여워 그러는 것이지 네 먹성을 나무라서 그러는 게 아니니 눈치 볼 필요 1도 없다. 시실 저 끝 없는 먹성이 아니었으면 귓병이나 강제 투약이니 등의 스트레스를 이 작고 소심한 넘이 어떻게 견디고 살아내겠니... 그러고 보니 집사에게는 한 가지 소망이 있다. 빨리 여름이 지나고 저 포근포근 말랑말랑한 넘이 내 팔을 베고 잠 자는 날이 오는 것이다. 그 겨울에는 귓병이니 알러지니 모다 남에 이야기가 돼 있기를 더욱 더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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