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매일매일 먹는 이야기를 쓰게 된다. 고양이 형제는 아무래도 나이가 있고 이런저런 잔병들이 끊임없이 생기는 만큼 동종요법 같은 영양제 투하와 가끔 먹어야 하는 조제 약 등 때문에 캔과 사료 문제에 더해서 약을 발라 먹기 쉽게 만드는 츄르도 있는대로 다 섭렵 중이다. (이 전에 미아모아, 테이스틱, 곤충츄르 그리고 말 할 것도 없이 차오 츄르)
사실 아이들의 식이 알러지가 의심 되기 전에는 그저 좋아해서 잘 먹어주기만 하면 먹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얼마 전 참치 성분에 철수가 알러지를 일으킨다는 것을 안 이 후로 아주 조금씩 약에 찍어 먹이는 츄르의 성분까지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참치가 들지 않은 것을 찾다보니 그저께 샀던 조공 5KM 스틱이었고 그 중 하나는 두 녀석이 모두 좋아해 정착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고양이들의 입맛은 언제 변할지 며칠을 믿을 수가 없는 것이어서 늘 대안이 한 두 가지 쯤은 마련 돼 있어야 해 이 번에는 수의사가 만들었다는 별자리 스틱 중 '멀티 비타민'을 주문 했다.
연어, 대구가 주원료라 적혀 있어 등푸른 생선이 아니니 알레르기 걱정은 적다. 하지만 그저께 대구로 된 조공스틱을 먹고 철수가 좀 안 좋아보였기 때문에 걱정인 채로
한 스틱을 까서 두 곳에 나누어주니 철수는 그나마 좀 망설이는 듯 하다가
두어 반 할짝거렸고, 경철이는 위 그림에서 나왔다시피 냄새도 제대로 맡지 않고 자리를 뜨길래
그릇을 들고 가 다 코 밑에 대줘도 외면
다시 다른 쪽으로 피한 넘을 따라 이번에는 손가락에 묻혀 코에 쳐발라주니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맛있어서가 아니라 "더러운 것"닦아내는 듯한 모양샌데,
"어때? 그래도 맛 보니 먹을 만은 하지" 며 손가락에 묻혀 입에 대주니 그나마 할짝할짝 먹어주신다.
세 번째 할짝!
그리고 끝, 자발적으로 먹은 넘도 집사 손가락에 묻은 것을 어쩔 수 없이 먹어준 넘도 한 스틱이 14인지 15g인데 저 만큼이나 남겼다. 두 녀석 모두 합쳐도 반 정도 밖에 먹지 않은 것이다. 결국 경철 고양이가 그저께 노란 조공 스틱을 다 먹어준 것도 이 별자리스틱을 저나마 먹어준 것도 모다 집사 손가락이 맛있었기 때문인 모양이다.
철수도 그렇다, 아무리 먹기 싫은 거라도 집사가 손가락에 찍어서 먹여주면 그나마 받아먹는다. 그렇다면 이 고양이 형제에게 세상 가장 맛있는 것은 집사의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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