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전생이 의심스러워지는 순간, Carpe diem

아침 시간이었다. 해먹 틀에 턱을 걸치고 넋 놓고 있는듯한 철수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 카메라를 들었는데

서로 마주 보는 고양이 형제

카메라를 세우니 두 고양이 형제가 서로를 마주보는 모습으로 잡혀 집사로서는 '심 봤다!' - 집사라면 다 그렇겠지만 두 고양이가 서로 가까이 있고 사이가 평화로워 보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참치 간식을 먹는 고양이

두 녀석을 좀 더 가까이 두고 카메라를 세우지 않고 한 프레임으로 잡으려고 묘수를 쓴 집사 - 참치 조각을 철수에게 먼저 보여주고 내려 오게 만들었다.  철수는 생선이라면 게맛살 따위 외에는 절대 안 먹는데 유일하게 통하는 것이 참치다. 참치는 아마 거의 모든 고양이들에게 마약 수준일 것이지만.

냄새를 맡는 고양이

이 고양이는 또 코를 벌름벌름 하고 있다. "뭔가 냄새가 나는데 이게 뭐지..."

형 고양이는 간식을 먹고 동생 고양이는 냄새를 따라 두리번거린다

철수는 열심히 먹고 있고 경철이는 두리번거리며 냄새의 진원지를 찾는 중이다.

진지한 표정으로 냄새를 맡는 고양이

"아무래도 뭔가 있는데 말이야..." 여전히, 아까보다는 좀 더 진지한 표정을 하고 더 적극적으로 코를 벌름거린다.

참치간식을 찾아내고 표정이 밝아진 고양이

유레카! 드디어 찾았다. 하얀 고양이 저 확 달라진 표정 좀 봐라! "세상에 이런 것이!?"

참치 간식 먹는 고양이와 이를 내려다보는 형 고양이

우리집에는 규칙이 있다 - 아무리 철수 고양이가 먼저 먹고 있었더라도 경철 고양이가 입을 들이밀면 거기서 게임은 끝난다. 이에 철수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자리를 피해 바스켓 안으로 들어갔다. 이 동생이란 넘은 엉아가 조용히 양보 해주는 것이 얼마나 속 넓은 행동인지 저 먹는데 정신이 팔려 가늠을 못하지만 집사 눈에는 바스켓 안의 철수 표정이 정말로, 진실로 아무렇지도 않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참치 간식을 먹고 입맛을 다시는 고양이

"음 마이따~" 철 없는 하얀 것이 다 먹고 입맛을 다실 때까지 철수 고양이는 내내 도끼눈을 뜨고 쳐다 보고 있다가

제 손을 그루밍 하는 고양이

끝내 혼자서 다 먹어 치운 걸 알자 참치 조각 대신 제 손이나 핥다가 

어려운 자세로 잠을 자는 고양이

잠이나 자자~ 역시 현재에 충실한 고양이답게 미련 따위는 없어 보인다. 그런데 손 두 개와 다리 하나 그 위에 머리, 도대체 어떻게 생긴 관절이면 저런 자세를 하고도 편히 잠 들 수가 있을까? 모든 고양이의 전생은 요기(Yogi - 요가를 수행하고 요가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였을까? 그렇지 않다면 저런 희한한 자세는 물론이거니와 저리도 철저히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삶을 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단 말이쥐이~ 집사도 제발 Carpe d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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