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글에 잠깐 언급 했기 때문에 길게 이야기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가 이 물건을 상당히 "비싸다"고 느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사 들인 것은 우리집이 곰팡이 환경이기 때문에 고양이 형제가 그 영향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고 락스를 최소의 ppm으로 희석 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쓰고 있지만 부주의로 고양이들의 물품이나 몸에 직접 닿는 일은 없어야겠기에 정보를 모으고 또 모아 만에 하나 먹게 되더라도 해가 없다는 이 바이러스 버스라는 것을 아이들 물품 살균소독제로 선택하게 된 것이다. (아래 그림들은 어제 글에도 올렸던 것들이다)
이 물방울들이 다른 분들에게도 보일지 모르겠지만 언박싱 과정에서부터 뽁뽁이에서 물이 흐르길래 뭐지? 내 손에 물이 묻어있었나? 아이스팩이라도 들어있나? 온갖 생각을 다했지만 제품이 단단히 밀봉 되지 않아 새고 있다는 생각은 그 때까지 하기 힘들었다. 왜냐하면 방역을 위한 제품이고 그것으로 대단히 유명한, 한 때는 품절사태까지 겪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물건이기 때문에 "허술함" 따위의 단어는 얼른 떠오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제품의 하자가 아니라 뭔가 이유가 있을거다" 생각하며 아무리 살펴봐도 제품이 새고 있는 게 맞다. 사은품으로 온 미니 스프레이와 나머지 한 병은 멀쩡하다. 고양이 형제의 피부 문제로 그렇잖아도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데 정말로 열불이 확 올라온다. 게다가 내 형편에는 너무 비싸서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선택한 제품이라 더더욱 화가 났다. - 반품 하지?
나는 웬만하면 사람 오가는 것이 싫어 물건 반품, 교환 잘 안 하는 편인데 지금은 코로나 시국이라 더더욱 택배 아저씨 오시게 하고 이야기 하고 그러는 것이 싫다. 그래, 내 팔자다 여기고 대신 리뷰를 썼다.
밑에 답글도 달렸지만 별 내용 없으니 빼고, 대신 리뷰 쓴지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다. 잘못 걸려온 전화에 나는 평소에 친절한 편도 아니고 기분도 언짢은 참에 정말 언짢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바이러스버스라 한다.
요지는 일반 바이러스버스와 바이러스버스 플러스 생산공장이 다른데 그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이 일을 할게 돼 교육 시킨대로 하지 않은 모양이다, 당장에 계약 해지하고 전량 폐기 처분하기로 했다. 오늘 다시 다른 공장 생산품을 보내겠다. 많이 죄송하다. 오늘 물건은 폐기 처분 하시라.
위 내용에서 엄청난 모순을 느끼는 분 혹 계시는가? - "다른 공장에서 생산한 새 제품을 오늘 보내겠다"
방금 계약해지 하고 전량 폐기처분 했다고 하셨는데 다른 공장에서 언제 계약하고 교육 시키고 레시피 건네서 만든 새 제품을 오늘 보내시겠다는 말인가?
그래, 그런 것이지... 이미 마음으로 100% 실망과 포기를 했기 때문에 저 통화 내용에 대해서도 이러니 저러니 따지지 않기로 마음 먹으며 만일 새 제품이 온다면 화장실 청소 등에나 들이붓고 잊어야겠다 생각 했다.
아래는 뒤이어 온 문자의 내용이다. 아마 그 쪽에서도 통화내용이 얼마나 모순 투성이였는지 깨달았던 모양이다. 이 번에는 내용이 납득이 되도록 수정이 돼서 왔다.
안녕하세요 바이러스버스입니다
불편을 끼쳐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제약사와 현재 상황에 대하여 깊고 충분한 의견을 나눴으며, 현재 생산된 제품을 확인한 결과, 살균 효과 자체의 문제는 없었으나, 문제가 생긴 로트 제품의 경우 전량 폐기 조치를 요청하여, 더 나은 제품 생산을 위한 기회로 삼기로 제약사와 협의하였습니다
새로 보내드리는 제품은 다른 로트 생산 제품으로 전수 검사가 끝난 제품이기 때문에 안심하셔도 괜찮습니다
다시 한번 불편과 실망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른 불편한 사항이나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문의해 주세요
죄송합니다
이 정도는 돼야 앞뒤가 맞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시간 안에 대응을 해오신 것은 내 마음이야 어떻든 대단히 책임감 있는 자세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제 새로 출발 시키신다던 물품은 어제(토요일) 도착하지 않았고 - 주말이니 늦어질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기대가 전혀 없다. 새 물품이 와도 그만 안 와도 그만이라는 생각인 것이다.
이상 개인적인 느낌이다. 이 물건이 좋다, 나쁘다에 대해서는 평을 하고 싶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살균에는 문제가 없다는 문자를 받았기에 칙칙 뿌려보기는 했다) - 왜냐하면 살균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얼굴에 로션 바르는 것처럼 효과가 느껴지는 것도 아니어서 오로지 "신뢰" 하나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들 피부에 직접 닿아도 된다는 곰팡이 피부병 앓는 아이들이 효과를 봤다는 제품을 새로 주문했다.
[2020년 7월6일 월요일 오전 11시 55분 덧]
방금 새로 보내 준다던 바이러스버스 플러스가 도착했다. 열어보니 3병이나 들어있다. (내가 애초에 주문 한 것은 2병이다.) 미니 스프레이도 함께. 나는 신속대응, 철저한 책임감에 대해서는 이미 최대 점수를 드렸기 때문에 이런 보상까지는 전혀 바라지 않았다. 정도 이상이면 부담감을 느끼는 어떤 것, 혹 상대에게 손해를 끼치지는 않았을까 오히려 죄스러운 마음이 드는 그런 것 등 때문에 누가 뭐라지 않아도 내 마음이 개운치 않다. 물론 엄청나게 감사하다, 안 그러면 사람도 아니지... 그런데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될 뻔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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