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엄청 많은 것 같아서 제목까지 '할말많하'로 정하고 시작을 했는데 막상 시작하니 공개 된 페이지라 할 말, 안 할 말 걸러야 하는 것 때문에 갑자기 할 말이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이다.
가장 먼저 보이고 싶은 장면은 이것이다. '이게 뭐? 죽은 화분이구만!' 아니다, 초점 맞춘 곳을 잘 보면 새싹이 몇 줄기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이것은 4월에 보스톤 고사리 분갈이 하면서 뗏장처럼 떼어 내서 버리려 했던 부분인데 뿌리가 하 싱싱해 새로운 식물 하나가 탄생 할 수 있겠다는 기대로 그 뗏장들은 모아 커다란 화분에 물과 흙을 잔뜩 채우고 창가에 두고 한 달 이상 잊고 있었던 것인데 어느 날 갑자기 새순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이다.
식물은 이렇게 제 몸을 불려나가고 제 생명을 연장시킬 줄 아는데, 왜 우리 철수의 배 털은 다시 자라지 않는 것일까... 그래서 저 보잘 것 없는 새싹들을 한참이나 시간을 들여 들여다보았다. 내 아기고양이들아, 우리 모두 다음 생에는 나무로 태어나 백년천년 나날이 더 젊어지고 튼튼해지며 다시 함께 살자꾸나.
그리고 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 세븐일레븐이 생긴 건 신의 실수다. 쓰레기 버리러도 내려가기 싫은 내가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듯 하면서(도합 3번이지만) 도시락이니 치킨이니 등을 사 들이는데 그 중에서 최고인 것은 하겐다즈! Wien시절에 (사실 현지 가격은 이 곳보다 훨씬 싸지만) 비싸서 맘껏 못 사먹던, 마트표 아이스크림 치고는 최고로 고급이며 맛 있는 것이어서 늘 침을 질질 흘리다가 정신이 휙 돌아서 한 번 사면 한 자리에서 서너 개는 너끈히 해치우던 그리운 먹을거리를 돈만 있으면 코 앞에서 맘껏 살 수 있다니!
그리고 정겨운 하리보, 두 봉지째 뜯은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싸구려여서 500g짜리 몇 봉지씩 사다가 커다란 그릇에 부어놓고 온종일 잘근잘근 씹어먹던 최애 간식이었다. 감초 맛 하리보도 맛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 수입이 안 돼서 아쉽다.
아무튼 세븐일레븐 덕분에 먹고픈 걸 손 쉽게 살 수 있어 좋긴한데(택배도 쉽게 보낼 수 있고) 돈을 평소보다 너무 많이 쓴다. 그래서 신이 실수를 하신 것이다, 울 큰 언니야 내가 이것저것 처먹으니 살 좀 오르려니 하는 기대감에 좋겠지만 이 짓도 하루이틀로 끝. 푼돈이라도 다른 중요한 데 쓸 일이 너무나 많아...
그리고 네이버는 또 왜 이런디야? 정확하게 6월10일까지는 네이버에서의 유입 수가 구글보다 훨씬 많았고 늘 변함없이 천 명 이쪽저쪽의 유입이 있었다.
그런데 정확하게 12일부터 이렇게 순위가 뒤바뀌었다. 구글이 보내는 숫자는 여여한데 네이버는 단번에 반으로 싹둑 잘라 먹었다. 어쩐지 색인을 수동으로 요청하지 않아도 잘 수집해 간다고 느낀 시점이 그 이틀 전이었는데 색인을 알아서 잘 해주는 대신에 검색노출을 저 뒤로 밀어버린 모양이다.
나만 콕 찝어(소위 저품질 블로그?) 그런 것인가 이웃에게 여쭤보니 그 댁도 반 이상이 잘려 나갔다고 한다. 참 치사하고 더럽다. Daum은 검색 해보면 네이버 글들을 상위에 잘도 노출시켜 주더만... 나비효과로 내 고양이들에게 영향이 갈까 미운 말은 절대로 더 하지 않기로 했으니 이만 총총.
ⓒ고양이와 비누바구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