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가 센티멘털해지면 고양이는 참치를 먹는다

이 고양이 형제는 생긴 것 만큼이나 집사에 대한 애착을 표현하는 방식도 많이 달라서

이 고양이 형제는 생긴 것 만큼이나 집사에 대한 애착을 표현하는 방식도 많이 다르다

철수는 주로 직접적으로 치댄다. 한 마디로 덥지만 않으면 그야말로 무릎냥이인데

그렇다면 만져 주는 것도 좋아하느냐, 그건 아니다. 경철이는 이렇게 목덜미나 입주변을 만져주면 콧물이 나올까 걱정 될 정도로 고로롱송을 부르는데 이 녀석은 고개를 돌려 피하는 경우가 많다. 만지는 것은 제 칙칙한 코를 내 손에 부딪고 비비고, 그 모든 걸 스스로 해야한다. (나는 칙칙한 코 싫은디~)

그리고 손을 떼면 편안하게 집사 배에 철썩! 들러붙어 시간을 보낸다. "철수야, 엄마 화장실~" 참다참다 이렇게 외칠 때까지 웬만하면 꿈쩍도 않는다.

컴퓨터를 꼭 부여안고 집사바라기를 하는 고양이

이 녀석도 역시 집사바라기이긴 마찬가지지만 절대 집사 무릎에는 파고 들지 않는다 - 밤마다 집사 팔 베고 자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평소에는 몸을 맡기지 않고 이렇게 컴퓨터를 꼭 부여안고 집사바라기를 하고 있다가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숨이 깔꾸닥! 넘어갈 정도로 귀여운 장면을 연출하는 내 고양이

운이 좋은 날은 그저께처럼 ([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치명적인) 숨이 깔꾸닥! 넘어갈 정도로 귀여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신다.

반듯하게 잘 생긴 우리 철수 고양이

그런데 오늘 아침 문득, 얼마 전 무지개 다리를 건넌, 내가 정말로 진심으로 사랑했던 남에 집 고양이의 남은 동생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한 고양이 카페에 들렀다가 떠난 아이의 가장 예쁘던 시절 사진 모음을 작별노래와 함께 올려 놓은 것을 보고 폭풍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아침 밥 먹은지 얼마 안 된 고양이 형제에게 알러지 약을 먹기 시작 하면서는 절대 주지 않겠다고 결심에 또 결심을 한 참치캔을 까주고 만다

분위기가 이상해진 집사 때문일까, 철수도 뭔가 아련한 표정을 짓는 듯하다. 그렇다, 내 고양이 형제, 무슨 짓을 해도 고맙고 예쁘기만 하다,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 하나만으로...

참치 먹는 고양이 형제[경철이 철수 참치를 빼앗자 철수는 경철 그릇으로 가서 먹다가 분했는지 "머 저런 기이 다 있노?" 라는듯 돌아본다]

태생적으로 머리가 그리 차갑지 않은 집사, 이렇게 한 순간에 센티멘털해지면서 "그래, 사는 게 뭐라고~ 먹고 싶은 거 먹고 살자!"며 아침 밥 먹은지 얼마 안 된 고양이 형제에게 알러지 약을 먹기 시작 하면서는 절대 주지 않겠다고 결심에 또 결심을 한 참치캔을 까주고 만다. 오랜만에 맛보는 고소하고 기름진 것에 두 녀석이 모두 환장한다.

우아하게 생긴 하얀 고양이는 밥 먹는 버릇이 지저분하다

이 우아하게 생긴 하얀 고양이는 밥 먹는 버릇이 이렇다. 혀로 탁탁 치기도 하고 한 입 가득 물어 여기저기 흘리며 먹기 때문에 이렇게 얕은 그릇에는 안 주는데 깊은 그릇에 준 제 것 잘 먹다가 철수 몫의 접시를 스윽~ 차지해서 이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얕은 접시에서도 단 한 점 흘리지 않고 밥도 차곡차곡 한 쪽부터 자른듯이 먹어 버릇하는 철수 고양이

한 편, 생긴 것과는 다르게 얕은 접시에서도 단 한 점 흘리지 않고 밥도 차곡차곡 한 쪽부터 자른듯이 먹어 버릇하는 철수 고양이가 제 동생이 여기저기 어질러 놓은 것을 뒷정리 하고는 "니  자꾸 밥 이래 먹을래?!" 한다.

집사의 주책스런 센티멘털 덕분에 철수가 오랜만에 잘 먹었다는듯 입술을 핥으며 만족스런 미소를 보인다

이랬거나 저랬거나 집사의 주책스런 센티멘털 덕분에 철수가 오랜만에 잘 먹었다는듯 입술을 핥으며 만족스런 미소를 보인다. 그래, 마음이 아플 때는 한 번쯤 치팅타임을 갖는 것도 우리 모두에게 나쁘지 않을 것이야. 그래서 우리집은 집사가 센티멘털해지면 고양이 형제는 참치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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