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한 없이 게을러지게 만드는 마성의 침낭

 철수 고양이가 아직 어리던 시절, 무심코 소파 위에 던져 놓은 하찮은 물건 속에서 아이가 발견 된 건 어느 날의 오후 4시 9분이었다. (이 장면의 사진이 하도 다양하고 많아 일부러 속성을 보고 확인 했다)

고양이를 한 없이 게을러지게 만드는 마성의 침낭 - 종이 쇼핑백

두 다리와 꼬리만 빼꼼 내놓고 모든 고양이들의 최애공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종이 쇼팽백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사진을 찍기 시작 했는데 어라, 이 녀석이 셔터 소리가 찰칵찰칵 나도 꼼짝을 않는다?

학자들에 의하면 종이백, 종이박스 이런 것들을 풍부하게 누리면 고양이의 수명이 2년은 연장 된다고 한다

설마, 하는 마음에 카메라를 들이밀어 속사정을 살폈더니! 한 잠에 빠져 계신다. 이 종이백 하나가 그리도 포근한 게냐? 하긴 학자들에 의하면 종이백, 종이박스 이런 것들을 풍부하게 누리면 고양이의 수명이 2년은 연장 된다고 하니([고양이] - 고양이에게 '이것'이 있으면 수명이 2년 연장된다) 그 정도로 이 동굴 속은 고양이들에게 편안하고 매력적인 장소인 모양이다.


그래, 기왕 잠 든 것 푹 자고 일어나라고 집사는 경철이와 노는 등 집안 일을 하다가 문득 시간을 보니 저녁 먹을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어느 새 돌아누웠는지 이 모습은 흡사 사람이 모로 누워 이불 밖으로 손을 내놓고 있는 모습의 고양이

저녁 7시 11분, 잠 자는 장면을 목격한 후 무려 세 시간 이상이 지나있었다. 아무리 잠도 좋지만 밥은 먹고 자야재~ 하고 다시 가보니 어느 새 돌아누웠는지 이 모습은 흡사 사람이 모로 누워 이불 밖으로 손을 내놓고 있는 모습이라 푸힛!

고양이를 한 없이 게을러지게 만드는 마성의 침낭

"철수야, 밥 먹자~" 하니 내 놓았던 팔을 쭈욱 기지개 켜는 것처럼 펴길래 일어나려니 했두만

하품하는 귀여운 고양이

하품 한 번 째지게 날리고는

고양이를 한 없이 게을러지게 만드는 마성의 침낭 2

"난 좀 더 잘래..."

고양이를 한 없이 게을러지게 만드는 마성의 침낭 3

"아, 밥 먹고 자라니까?!" 하니 빼꼼~ 했다가

다시 잠에 빠지는 고양이

다시 까부룩 잠에 빠지려 한다.

집사 말에 대꾸하는 고양이

"밥 먹고 자라고오!?"

"아이씨, 좀 더 잔다니까!" 대꾸를 하더니

귀찮아 미쳐 버리겠다는 듯 다시 머리를 처박아 버리는 고양이

귀찮아 미쳐 버리겠다는 듯 이제는 돌아누워 다시 머리를 처박아 버리는데 이 일련의 장면들이 어찌 그리 밥 안 먹고 잠만 자는 게으른 아들과 실랑이 하는 엄마의 장면 같은지~ ㅎ

재촉하는 집사 목소리에 짜증 부리는 고양이

다시 한 번 재촉하는 집사 목소리에 "하이고야, 미치겠네~"

예쁘고 귀엽고 잘 생긴 내 고양이

"이 눔 시키, 밥 안 먹어?!" 언성을 높이니 길게 끌어 좋을 것 없다는 판단을 한 눈빛이지? (말 안 듣는 아들 시키가 엄마 눈치 볼 때하고 똑 같!)

움찔움찔 애교 부리는 고양이

움찔~ 하며 애교 한 방 발사 하시고는

종이백에서 빠져 나오는 고양이

드디어 끄응~ 슬슬 기어나오시나 싶더니

다시 드러누운 고양이

어쭈구리? 온 몸이 풀려 도저히 굴신을 못 하겠다는듯 풀썩 자빠지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다시 잠에 빠지려는 고양이

그대로 몸을 돌려 다시 잠에 빠질 기세다. 사람 시키가 그러면 게으름이거나 피곤한 일이라도 있나 싶지만 어린 고양이 시키가 나이 많은 백수 아들이 하는 행동을 빼박은듯 시전 하시니 기가 막히두만 ㅎㅎ

종이 침낭을 빼앗긴 고양이

그리하여 집사도 게으른 아들 갈구는 엄마의 역할을 시전하사 침낭을 훌렁~ 빼버렸더니 "어라? 글케 간단히 빠져?"

애교 부리는 고양이 귀여워 죽겠어

"너 이눔 시키, 일부러 풀썩 쓰러진 척 한 거 다 알아~"

"헤에~"

이 때 시각이 오후 7시 24분, 그리하여 고양이의 긴 낮잠은 집사가 발견한 이후 장장 3시간 15분 만에 강제종료 됐는데 내버려 뒀으면 더 길어졌겠지?


고양이에게 종이백이라는 것이 식음을 전폐하고 이리도 깊고 오래 낮잠에 빠질만치 대단한 마성을 지녔다는 걸 집사는 이 때 처음으로 실감했다. 그야말로 마성의 침낭!

지나가는 동생을 놀래키는 형 고양이

그렇게 깨워 놨더니 곧장 다시 바닥에 던져진 마성의 침낭에 들어가 종이백의 찢어진 밑부분으로 고개 쑥 내밀며 무심코 지나가던 제 동생에게 "왁!" 하는 개구진 엉아란 넘과 그런다고 덩달아 눈까지 검실~ 하며 깜짝 놀라는 동생 고양이 - 종이백 하나만 있으면 고양이의 행동은 개그가 따로 없네라.


저 정도로 마성이 있는 고양이용 침낭, 만약 지금 이 시간에 내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싶은 집사가 있다면 어디 쟁여 놓았던 종이 쇼핑백 하나 펼쳐주시길~ 학자들이 추천하는 고양이 스트레스 날리기 아이템에도 종이박스와 종이백이 포함 돼 있을 정도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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