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고양이 형제가 싫어하는 약 먹이기, 양치질 등을 아침 저녁으로 하면서도 아이들이 더 이상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핑계로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해(않아) 늘 미안한 집사,
그러다 자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정말로 찌릿! 하도록 미안하고 짠한 무엇의 습격을 받는데
선잠 자던 철수 고양이, 집사의 기척을 느끼고 뒤척! 애교를 부린다.
"다 괜찮아, 너무 걱정 하지 마~"라며 달래주는 듯 선잠에서 편안한 깊은 잠으로 자세를 바꾼다. 집사가 곁에 있다는 느낌이 이 고양이에게 안도감을 주는 것일까, 이런 것도 집사라고... (탈모는 이렇게 아주 느리게 호전 되고 있다)
또 다른 잠 - 카메라를 들고 다가가니 빼꼼, 옆눈으로 집사를 확인한다.
또 다시 턱을 내보이고 손을 깡총 얼굴 가까이로 가져가며 뒤척~ 이것이 고양이들이 누워서 시전하는 전형적인 애교 부리는 자세다.
쭈욱~ 누운 채로 기지개 한 번,
머리털기 한 번 하시더니 - 이쯤 되면 일어나 께께거려야 하는데
다시 깊은 잠 - '그래도 집사가 있어 안심이야'라고 말 해 주는 것 같아 집사는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어느 한 구석 늘 가지고 있는 회의감을 가름하는 위로와 보상을 받는다.
이 하얀 고양이는 들리지 않기 때문에 집사가 다가가도 웬만하면 무반응이다.
깊이 잠 들어서 더더욱 집사가 사진 찍으러 갔다는 걸 모를 줄 알았는데 셔터 누르는데고 공기의 흐름이 있는 것일까 이 녀석도 이 날은 제 형과 똑같은 자세로 "집사 왔나~ 안심이다~"를 시전 하신다.
자면서까지 내 움직임에 반응하고 반가워하는 존재는 아마도 세상에 느들 밖에 없을 것이라, 내 존재의 이유와 가치를 다시 한 번 짚어주어 새삼스레 살아갈 힘을 주는 고마운 내 고양이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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