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엄니가 보내주신 꿀생강차와 피 같은 배도라지

며칠 전 아프다고 징징~ 했던 적이 있었다 ([사람] - 목이 싸아하고 머리가 아프다 흉~) 가족들에게 내내 징징거리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알기에 그냥 허공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올린 꼭지였는데 생각지도 않게 전국각지에서 (두 곳 ㅎㅎ - 언니가 두 개니까) 구호물품과 구호성금이 도착했다.

목이 싸아~ 하다 했다고 그 날로 바로 배도라지 즙이 60봉지나 도착했다

목이 싸아~ 하다 했다고 그 날로 바로 배도라지 즙이 60봉지나 도착했다. 돌아불겠다, 마셔보니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닌데 우리 큰 언니는 형부가 하도 저런 걸 좋아해 마구 사들이니 저런 쪽으로 길이 든 모양이다. 물어보고 보내면 못 보내게 하지 싶어서 걍 보낸 거라고, 피 같은 돈 썼다고 걍 마시라 한다 --;;


꿀을 섞어 마실까, 생각해도 꿀맛도 내 스타일이 아니다 (꿀 특유의 향이 싫으다) 그렇다고 보약이라고 보냈는데 대놓고 설탕 넣어 마실 수도 없고...

돌아가신 엄니가 보내주신 꿀생강차

그러다 부엌 작업대 선반 위에 이런 것이 있다는 걸 문득 기억 해냈다. 돌아가신 엄니가 보내주신 꿀생강차

제목만 꿀이지 저거이 꿀은 아닐 것임

제목만 꿀이지 저거이 꿀은 아닐 것임 - 먼지가 뽀얀 그 위에 기름 때가 덕지덕지 콜라보를 이루고 있다.

설탕에 절인 것은 열지 않았으면 상하지 않는다. 뻥! 소리가 나면 정상이라 했으니 일단 열어나 보자. - 퍽! 하며 열리더라. 그래서 아무 문제 없다고 내 맘대로 결론

아무리 새 것이라도 유통기한은 확인 해야재? 2016년 말까지였으니 3년하고도 몇 달이 더 지났다. (엄니는 2016년 여름에 돌아가셨고 저 물건은 2014년엔가 찌그러진 성냥갑 같은 아파트에 살 때 받았던 것) 하지만 설탕에 절인 것은 열지 않았으면 상하지 않는다. 뻥! 소리가 나면 정상이라 했으니 일단 열어나 보자. - 퍽! 하며 열리더라. 그래서 아무 문제 없다고 내 맘대로 결론을 내리고

큰 언니의

큰 언니의 "피" 같다는 배도라지즙 3 봉지에 꿀생강차 몇 술인지 기억도 안 나지만 입술까지 얼얼하도록 맵게 탄 것 뜨겁게 한 잔 마시고 낮잠을 잘 수 있었다.


결국 늘 먹던 약을 끊어보겠다고 설치다가 몸이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 있었던 탓에 그냥저냥 지나갈 가벼운 감기를 심하게 앓았던 것이라는 걸 먹던 약 다시 먹고 푹! 잔 다음 날 깨달았지만 (역시 잠이 보약이더라, 잠 잔 다음 날 컨디션이 "변덕"이다 싶을만치 달라졌다.) 저승에서 온 것 같은 생강차와 각지에서 도착한 구호의 손길로 유행병에 걸렸나, 하던 노심초사는 싹 사라지도록 회복이 됐다.

고양이의 장면으로 안구정화[고양이의 장면으로 안구정화]

그래서 결론은 사흘 동안 잠도 잘 잤고 알싸한 보약 덕분에 목이 싸아~ 하던 것도 사라지고 바구니 짜는 걸 쉰 덕인가 약을 다시 먹기 시작한 덕인가 어깨 통증도 많이 사라지고 두통은 좀 남았지만 오랜만에 몸도 마음도 기분이가 좋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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