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싸아하고 머리가 아프다 흉~

4월의 첫날, 동쪽 창을 열어보니 비스듬히 들어선 아파트 단지 안에 북향으로 서 있는 벚꽃나무에 만개한 꽃을 발견했다. 이것이 아마 올해 내가 볼 수 있는 마지막 벚꽃일 것이다.

북향으로 서 있는 벚꽃나무에 만개한 꽃을 발견

엄청 굵고 많은 전선들(하필 내 집만 둘러싼 이것들 때문에 우리 세 식구가 모두 아픈 것인지도 몰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과 방충망 사이로 보이는 것이지만 뽀얗도록 흐드러진 모습에 아직 무엇인가 아름다운 것이 남아는 있구나, 위안을 받는다. 반대 방향 이웃의 남쪽으로 서 있는 이 나무는 사나흘 만개한 후 곧 져버렸기 때문에 벚꽃은 이미 엔딩이구나 했는데 말이다.

벚꽃은 이미 엔딩

남쪽으로 향한 꽃은 일찍 피고 일찍 지기도 하지만 빠르게 졌고 북쪽으로 서 있는 나무는 늦게 피기도, 늦게 지기도 하지만 며칠 더 오래 피어있는 걸 보면서 다시 한 번 '그래, 무엇이든 삶은 더하기 빼기 제로여' 하게 된다.

심심해 보이는 하얀 고양이

경철 고양이 심심해?

해먹에 앉아서 TV를 보는 하얀 고양이

오랜만에 고양이용 유튜브를 보여주니 해먹에까지 올라가 푹 빠져 계신다.

영원한 무릎고양이

철수는 TV화면이 가짜라는 것을 안다. 한 번 흘깃 하고는 그냥 집사 무릎에서 아기 짓을 하고 있다.


집사는 감기기운 때문에 불편해진 것이 일주일 쯤 됐는데 좀 나아지나 했더니 새벽에 또 엄청난 두통이 와서 그 때부터 지금까지 타이레놀 3개 판콜 한 병을 삼켰다. 유행병 증세일까 의심도 되지만 어디서? 나가지는 않았지만 택배를 안 받을 수는 없으니 어느 물건엔가 묻어왔을 수도 있겠지.


아직 오전인데 한 잔 생각이 나는 걸 보니 그 병일 것 같지는 않지만 혹시라도 아이들에게 모종의 영향이 갈까 그것이 걱정이다. 잠이라도 푹! 자면 나을 것 같은데 그게 맘대로 되나 오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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