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의 좋은 변명이 되어주는 코로나19

게으름의 합법화? - 나는 게으름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도록 세뇌 당하며 자란 세대이기 때문에 몸이 아플 때조차도 아파서 그렇다는 걸 절대 인정하지 않고 "게으른 인간!"이라며 스스로를 질책할 때가 많았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내 게으름에 대한 공식적인 변명거리가 되어주고 있어서 한 편으로는 느긋하게 이 시기를 즐기는 중~ 이라고 말 하면 다들 욕 하시겠지만,

무엇인가 몹시 궁금한 표정의 고양이

나는 고양이 형제에게 알게 모르게 옮겨질 바이러스, 오염물질 등에 대한 염려 때문에 원래 택배를 현관 중문 안으로는 절대 들여놓지 않는다. 늘 현관에 쭈그리고 앉아 언박싱을 해 알맹이만 갖고 들어오곤 하는데 (현관등에 센서가 달려있어 택배 하나 풀려면 열 번은 일어섰다 앉았다 해야한다 - led 등이라 내 손으로는 센서를 죽일 줄 모른다 ㅜ.ㅜ)

나는 고양이 형제 때문에 원래 택배를 현관 중문 안으로는 절대 들여놓지 않는다[세균과 절대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

아무튼 원래 그렇게 밖에서 들어오는 세균에 좀 별나게 구는 편인데 요즘의 코로나19 사태에 더더욱 예민해져 내게는 옮아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 때문에 피해 입을 사람은 없으므로) 아직 반려동물에게 옮길지 아닐지에 대해 정확한 연구가 진행 된 바 없다고 하고 더구나 며칠 전 홍콩에서 한 반려견이 코로나19에 감염 된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더더욱 예민해져 택배가 오면 

택배가 오면 일단 실리콘 장갑을 끼고 박스를 거꾸로 들고 탈탈 털어낸

일단 실리콘 장갑을 끼고 박스를 거꾸로 들고 물건을 그냥 쏟아서

중문 앞에 쌓아놓고 몇 날이고 며칠이고를 보낸다. 왜냐하면 물건에 묻은 바이러스는 며칠이 지나면 저절로 사멸 된다고 들었기 때문에.

이렇게 중문 앞에 쌓아놓고 몇 날이고 며칠이고를 보낸다. 왜냐하면 물건에 묻은 바이러스는 며칠이 지나면 저절로 사멸 된다고 들었기 때문에. 그리고 아이들 물건일 경우에는 메디록스를 칙칙 뿌려 다 마른 다음 손을 댄다.

택배박스도 곧장 내놓지 않고, 송장도 떼지 않고 한 쪽에 계속 모으기만 한다

그리고 택배박스도 곧장 내놓지 않고, 송장도 떼지 않고 한 쪽에 계속 모으기만 한다. 저것도 며칠 묵히면 바이러스가 다 죽어 까딱 실수로 옷에 스쳐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미로 부리는 공식적으로 허락 된 게으름! (사진의 왼쪽 위로 보이는 꺼먼 비닐봉지는 장갑벗어 모으는 곳) - 결국 코로나19가 내게 끼치는 영향은 단 하나, 게으름의 핑계를 만들어 준 것. 내가 이러려고 며칠 전 곰팡이 청소를 그렇게 열심히 했던 모양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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