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해도 마음을 아리게 하는 내 고양이들

일을 하다 문득 경철 고양이가 눈에 띄어 표정을 잡아 봤더니

이런 표정으로 집사 쪽을 이윽히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고양이가 이렇게나 표정이 풍부한지 이것 하나로 제 마음에 오가는 생각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애잔한 표정으로 집사의 눈길을 피하는 고양이

"뭐 내가 특별히 바라는 게 있는 건 아니고... 우리 맨날 이렇게 살았잖아...?" 라는듯 눈을 피한다.

고양이들이라 아무래도 냄새가 좀 더 나야 할 것 같아 뚜껑을 연 채로 디밀어 봤다.

그럼 이거라도 해 볼래? -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 준다. ([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 고양이 형제에게 일거리를 줬더니...) 저것도 역시 댕댕이용으로 안에 간식을 담고 뚜껑을 닫아주면 툭툭 건드려 오뚜기처럼 흔들리며 밑에 있는 구멍으로 간식이 빠져나오는 시스템이다. 고양이들이라 아무래도 냄새가 좀 더 쉽게 나야 할 것 같아 뚜껑을 연 채로 디밀어 봤다.


위의 모습을 보면  마치 이 시스템을 이해한 고양이 같지만, 어쩌다 바닥에 떨어진 것 겨우 하나 줏어 먹고는 

강아지용 노즈워크 장난감 앞에 선 고양이

입으로 오뚜기만 빙글빙글 돌리니 저도 빙글 돌아 방향을 바꾼다.

손으로 간식을 꺼내보려는 고양이

뚜껑이 열려 있으니 당연한 것일까, 손을 넣어본다.

우연히 떨어진 간식을 먹는 고양이

이 장면은 손으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까 방향을 바꿀 때부터 떨어져 있던 것.

간식을 입으로 꺼내 보려는 고양이

하나를 줏어 먹었음에도 손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렸는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의 정신으로 입을 디밀어 본다.

아무리 밀어넣어도 간식에는 닿지 않는 고양이의 입

아무리 디밀어도 제 입이 두루미 부리가 아닌 이상 더는 안 된다. - '여우와 두루미'의 이솝 우화가 생각나는 순간이다 ㅎ~

잠시 생각에 빠진 고양이

"참, 난 두루미가 아니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집사는 자동적으로 안 될 것 뻔히 알면서 두루미를 초대한 여우가 된 것 같은 죄책감을 느낀다) 

원래의 노즈워크 장난감으로 돌아온 고양이

하던 도둑질이나 할란다!  - 이 고양이 형제만 그런 것인지 고양이들은 난이도가 조금만 있어도 금새 포기를 한다. 집사로서는 고양이들의 식탐이 댕댕이들보다 현저히 낮아서 그렇다고 굳이 우기고 싶지만!

매사가 시들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고양이

경철 고양이가 그렇게 먹이 사냥을 다니는 동안 철수 고양이는 "지롤하네, 암만 해 봐라 되능가"는 표정으로 앉았다가

동생 고양이가 약을 먹자 몸을 숨긴 형 고양이

경철고양이에게 약 먹이고 돌아서니 이러고 있다.  - 철수 고양이는 약 먹고 양치질 하는 일에 크게 반항을 하지는 않지만 역시 기분 좋은 일은 아니어서 나름 소극적인 반항을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다.

집사의 눈길을 피하는 고양이

집사와 눈이 마주치자 "헛,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표정이 됐으나

부른다고 제 발로 걸어오는 기특한 고양이

"철수 이리 나와~" 한 마디에 마치 겪을 것은 피하기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아는 고양이처럼 제 발로 걸어나온다. 기특한 모습에 집사는 또 마음이 아린다. 고양이는 어차피 존재 자체가 사람 마음을 후비는 듯한 애잔함이 있는 동물이기는 하지만 저희들이 좋아하는 먹을 것을 주지 못해 표정들이 저런가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집사 탓인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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