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박자로 4마디의 노래를 부른 내 고양이

목요일 아침, 약도 먹이고 귀청소를 하는 시간에 생긴 일이었다. 우리의 경철 고양이, 집사가 여름용 냉장고 원피스만 입고 나서면 침대 아래로 휘릭~ 숨어 버리는데 오늘은 재수 없이 한 방에 딱 걸렸다. 적어도 일주일에 2~3번씩 하는 귀청소에 매일 먹는 약이라 익숙해질만도 하건만

스트레스 받은 고양이 표정

오늘따라 묻어나오는 것이 많아 귀청소가 좀 길어지자 생전 처음 듣는 목소리로 노래를 했는데 (본묘야 지롤발광 오열을 한 것이지만) 어찌하여 집사에게는 그 소리가 노래로 들렸을까나? 


박자도 있고 음정도 있었기 때문인데 정확하게 2/4 박자로 4마디였고 고양이에게서는 생전 처음 듣는 소리였다.

내 고양이가 부른 노래

이 소리를 계명으로 옮기면 "시b- 솔솔 - 솔솔솔솔 -시b" 정도였다. 저는 얼마나 싫고 괴로워서 불렀을 노래인데 인간이 들으니 귀여워서 대환장, ㅍㅎㅎ! 


그리고 또 하나의 대환장! 먹을 건 안 오고 마약만 잔뜩 왔다. (이건 수요일 오후)

마따따비 잎을 좋아하는 고양이

약을 먹어도 기본적으로 나오는 귀지는 있고, 이제 식이 알러지가 확실하다는 증거를 얻으려면 모든 간식과 사료를 중단하고 알러제닉 사료로만 시험을 해봐야 하는데 그렇게 주문한 먹을 것은 곤충으로 만든 츄르는 도착한다는 톡만 오고 암만 내다봐도 안 와있고 진짜 알러제닉 사료는 아직도 물류 센터에... 

마따따비에 취해 뒹굴뒹굴 애교를 부리는 것 같은 고양이

두 형제 공히 좋아하는 마따따비 마약만 가루며 스틱이며 이파리까지 모두 도착해 대환장 파티 중.

마따따비에 취해 짝눈이 된 고양이[보기 드문 고양이 짝눈, 게다가 짝귀...ㅜ.ㅜ]

가루를 한 봉지 뜯었다가 철수가 마구 핥아 먹길래 급한 마음에 밀쳤더니(아기 때 마따따비 가루 먹고 토한 적이 있었기 때문) 삐쳐서 저 뒤로 빠져 있고 하얀 고양이만 

마따따비에 취해 눈이 동그래진 고양이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몽롱함에 빠져 있다.

마따따비에 취해 뒹굴뒹굴 구르는 고양이

후아암~ 이제 이만하면 된 것 같아, 하고 경철 고양이가 물러나

삐쳐서 바구니에 들어앉은 고양이

뚱~하고 있는 철수 고양이에게 "쩔쭈야, 엄마가 밀어서 미안해~"면서 막대기를 굴려주니 경철 고양이가 침 다 발라놓은 건 관심도 없다 하신다.

근엄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는 고양이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안 쓰는 경철 고양이가 아직도 좀은 몽롱하지만 정자세로 서 있을 정도로 정신을 추스려 확실하게 물러난 다음

마따따비 냄새를 맡는 고양이

좀 더 신선해 보이는 큐브 조각을 던져주니

마따따비 막대기를 씹는 고양이

역시나 대환장 파티~

마따따비를 좋아하는 고양이

입에 물고 구르다가 큐브는 너무 커 놓쳐버렸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좋아~

마따따비에 취해 놀란 표정을 짓는 고양이

그리고는 문득 집사와 눈이 마주치자

미심쩍은 표정과 자세로 집사를 바라보는 고양이

"엄니, 시방 우리한테 무슨 짓을 하는겨?" 미심쩍기 짝이 없다는 눈길을 보내는데 4~5 컷이 같은 눈빛 같은 포즈로 찍혔을 정도니 제법 오래 저러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술 취한 사람이 정신 차리려고 몸은 비틀대면서 한 군데를 뚫어져라 응시 하는듯한 모습이라 또 다시 집사는 ㅍㅎㅎ!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밥 안 주냐고 묻는 고양이

그 사이 맑은 정신 되찾은 경철 고양이 "밥은?" 하신다. 그러게 그 넘의 밥...


오늘 도착한다는 톡까지 왔던 곤충으로 만든 츄르, 기다리다 못해 전화를 해 봤더니 평소에는 문 앞에 두고 가던 것을 왜 하필 오늘따라 문 뒷쪽 계단에 두고 갔느냐고오~


곤충츄르는 동애등에라는 곤충으로 만들어 알레르기 유발확률이 낮다하여 약 보상용으로 주문했는데 오늘아침(목요일) 약 먹인 후 줘보니 두 녀석 모두 한 개로는 모자란다는 반응이어서 다행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저알러지이지 무알러지 또는 항알러지는 아니기 때문에 보상용 간식은 좀 더 구해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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