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고양이, 동이 튼 후 3번 거부 당하다

그제도 그랬지만 오늘도 사진이 너무 많고 말도 많고 너무 길다는 원성이 자자하게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아무리 장면을 정리 해봐도 더는 빠질 것이 없다 --;;


아무튼 한 나절 만에 동생 고양이에게 세 번 거부 당하는 형 고양이의 모습이 사진에 고스란히 담기는 건 집사인 내 입장에서 봐도 "좀 너무 한 것 아니야?" 싶은데... 사연인즉,

피아노 위에 올라앉은 동생을 발견한 형 고양이 철수

장면 1 - 오전 11시 무렵. 피아노 위에 올라앉은 동생을 발견한 형 고양이 철수,

철수 고양이는 못 봤겠지만 이 동생이란 넘은 벌써 표정이 쎄에~ 하게 변한다.

반가운 마음에 훌쩍 뛰어오르는데, 철수는 못 봤겠지만 이 동생이란 넘은 벌써 표정이 쎄에~ 하게 변한다.

동생 고양이와 놀고 싶은 형 고양이

경철 : 왜 무슨 일이야?

철수 : 놀자~

철수 고양이, 이내 포기하고 내려오려 한다

경철 : (냥무시, 먼 산...)

철수 : (민망 뻘쭘...)

먼 산 보는 동생 고양이

저 모양이니 철수 고양이, 이내 포기하고 내려오려다가

형 고양이, 다시 한 번 동생에게 놀기를 청해본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다시 한 번 동생에게 놀기를 청해본다.(한 번 거절 당했다고 이내 포기하면 사나이가 아니지, 암만!)

철수 : 놀자, 응?

경철 : 안 해!

두 번째로 거부 당한 철수 고양이, 돌아보는 표정이 서러워 보인다.

두 번째로 거부 당한 철수 고양이, 돌아보는 표정이 서러워 보인다. 하지만 냉정한 경철 고양이는 자세도 표정도 전혀 변함이 없다.

다시 한 번 동생에게 놀자고 청하는 형 고양이

아이고... 이쯤에서는 나 같으면 "치아랏!"할  시점인데 속이 없는건지 너무나 심심한건지 다시 한 번 미련을 담아 동생 을 돌아보지만 동생 고양이 저 표정 봐라...

형과 놀기를 거부하는 냉정한 동생 고양이

철수 :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경철 : 흥, 이제야 분위기 파악 했군! (완전 얕잡아 보는, 같잖다는 눈빛)

포기하고 자리를 잡고 엎드리니 경철 고양이 그제서야 안심한 표정이 돼 아래로 내려 놓았던 손을 몸 아래로 말아 넣는다

서러운 눈물을 애 써 참는데 성공한 철수 고양이, 포기하고 자리를 잡고 엎드리니 경철 고양이 그제서야 안심한 표정이 돼 아래로 내려 놓았던 손을 몸 아래로 말아 넣는다. 그렇다면 저렇게 손을 내리고 있었던 것은 여차하면 휘두를 무기로 쓸 작정이었던 모양이다.


여기까지가 장면 1인데 이미 한 자리에서 3번 거부를 당한 셈이다.

이번에는 다른 피아노 위의 끄트머리에 경철 고양이가 앉아있고 철수가

장면 2 : 같은 날 오후 9시가 넘은 시각이다. 이번에는 다른 피아노 위의 끄트머리에 경철 고양이가 앉아있고 철수가 "놀자~"하고 다가가니 동생이란 넘은 일단 경계의 "한 손 들기"부터 시전 하신다.

아슬아슬하게 얇은 가림막을 딛고 선 고양이

이대로는 안 먹히겠다고 생각한 철수 고양이 아예 피아노 위로 훌쩍 뛰어올라

아슬아슬한 곳을 딛고 선 고양이

저 바로 아래가 저희들 화장실이라 천으로 싼 얇디얇은 골판지 가림막 해 놓은 곳을 딛고 서는 재주를 부리며

철수 : 형은 이런 것도 할 줄 아는데 안 놀래?

경철 : 하나도 안 보이긔~ (아예 눈을 감아버린다)

경철 고양이는 즉시 한 손을 높이 들고 마징가 귀를 만든다.

철수 고양이, 그런 곡예조차도 안 통하니 어쩔 수 없이 다시 아래로 뛰어내리니 경철 고양이는 즉시 한 손을 높이 들고 마징가 귀를 만든다.

경철  고양이는 이미 맞은편 책상위로 날았고 건너간 동생을 허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철수 고양이

바로 다음 장면 - 경철 고양이는 이미 맞은편 책상위로 날았고 건너간 동생을 허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철수 고양이

또 다시 동생을 놓쳐버린 형 고양이

철수 : 내가 저렇게 위험한 데까지 올라가 애를 썼건만...

방바닥 냄새를 맡는 고양이

장면 3 - 같은 날 밤 11시가 훌쩍 넘어 이제는 자야 할 시각. 경철 고양이는 집사가 침대에 눕길 기다리며 침대 방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아직도 동생과의 놀이에 미련이 남은 철수, 슬며시 다가가 무언가 냄새를 맡는 척한다.

동생의 냄새를 맡아보는 형 고양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동생에게 놀자고 청하는 동작으로 연결하면 통하리라 계산을 했던 모양이다.

제 형의 움직임을 따라 시선을 옮기던 경철 고양이 특유의 냥무시!

제 형의 움직임을 따라 시선을 옮기던 경철 고양이 특유의 냥무시!

동 튼 후 세 번째 거부를 당한 외롭고 서러운 철수 고양이

이번에도 거절 당했다는 걸 하루 중 가장 빨리 알아차린다. 동 튼 후 세 번째 거부를 당한 외롭고 서러운 철수 고양이, 같은 자세로 시선조차 움직이지 않는 냉정한 고양이 경철. 


아이들 어릴 때 앨범을 보다가 하루에 이런 에피소드가 세 개나 기록 돼 있는 것도 희귀한 일이라 발표를 하는데 이 후로도 이런 구도는 전혀 변함이 없다. 철수의 일생에 걸친 외로움이 이 장면들로 새삼 눈에 보여 어떻게 해 줄 방법이 없는 집사 마음이 찢어진다. 사람 아이들 같으면 타이르기라도 하지...

동생 고양이를 타고 앉은 형 고양이[도대체 나쁜 넘이 누구인지 모르겠을 반전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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