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인지도 모를 만큼 오랜만에 건조 닭가슴살 간식을 만들었다.
다섯칸 중에 두 칸은 소금만 살살 뿌려 집사 술안주용으로 나머지 세 칸은 소금 뿌리지 않고 고양이 형제 간식으로.
그런데 이 것을 시작하자 경철고양이가 몇 시간 씩이나 눈 앞에 나타나지를 않는다. 약 먹는 스트레스 때문에 또 침대 밑에? 천만에요~ 닭가슴살 건조 때마다 경철 고양이가 사라지는 역사는 그 첫날부터 시작 됐으니,
이 모습은 한 살도 채 되지 않았던 2012년 이른 봄. 첫번째 건조할 때였는데 머리로 뚜껑을 열어 아직 완전히 날 것인 것을 핥핥 하고 계셔
이 후로 뚜껑 위에 이렇게 물병까지 올려 물까지(?) 같이 건조 시키기 시작 했는데
물병이 없어 올리지 못한 날, 또는 집사가 주의 덜 기울인 날에는 예외없이 스스로를 닭고기와 함께 건조시키거나
두 형제가 저 좁은 곳에 나란히 올라 앉아 똥꼬를 덥히고 있기 마련이었기 때문에 오늘도 틀림없이 캄캄한 부엌에 홀로 건조기 위에 앉아 있을 것이었다,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아무리 아이가 그곳에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해도, 세 식구는 늘 한 자리에, 서로 눈에 보이는 곳에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나는 건조기를 안방으로 옮겨온다. 당연히 함께 따라온 이 고양이 지체없이 제 자리인듯 훌쩍 뛰어오른다.
"어, 뜨끈하니 조옿다"
아함~ 이제 엉덩이 뜨끈뜨끈해지고 엎드려 잠이나 한 판 잘까, 하는 찰나
순식간에 장면이 바뀌었다 - 솜방망이가 하얀 고양이의 뒷통수에 작렬 했는데 중요한 장면은 늘 속도가 안 따라준다. 카메라가 느린 게 아니라 이 녀석들 움직임이 너무 빠르다고 정리한다. ㅎ~
나쁜 넘! 아까 경철 고양이가 못다한 하품을 제가 하고 앉았다.
"집사 방금 머라 캤노?"
솜방망이 맞고 밀려난 고양이, 아쉬움 가득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밤이 지나고
아침이 돼, 얼추 완성 된 듯보여 이 칸 저 칸 들여다보고 있자니 경철 고양이 그 새를 못 기다리고 이렇게 입부터 들이밀고 핥핥 하신다.
그런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 그런지 한 조각 입에 물려 주면 이리 던지고 저리 던지고 온 집안에 드리블 하고 다니다가 먹곤 하던 어린 시절의 행동을 전혀 하지 않고 그마저도 한 입에 먹기좋게 곱게 잘라 줘야만 뇸뇸 해주신다. 무심한 세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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