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똑똑한 고양이 덕에 집사는 자신이 치매인 줄...

요 며칠(몇 일 아님), 아침마다 혹시 내가 치매인가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이상한 일이 있었다.

고양이가 너무 좋아해서 위험한 장난감

이 장난감, 얼마 전에도 털이 너무 쉽게 빠져 위험 하다고 글을 쓴 적이 있는 (고양이가 너무 좋아해서 위험한 장난감) 바로 저 것이 이틀 연속 아침에 일어나면 바닥에 내려와 있는 것이다. 위험하다고 판단 했기 때문에 바닥에 무심코 던져 놓기는 커녕 잘 놀아주지도 않는 장난감인데... 그리고 다음 날은 다른 장난감이 또 바닥에!


이쯤 되면 심각하다. 나는 스스로 만든 가족이 없는 사람이라 치매라도 오면 남의 가족(두 언니네)을 힘들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서 치매 만큼은 절대로 만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름 열심히 내 뇌를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과 놀아주고 장난감을, 게다가 위험한 장난감을 방치하고도 내가 한 짓을 전혀 기억 못할 정도라면 목 매달아야재... 진짜로 그리 생각했다 --;;

고양이가 선반 위에 무심히 앉아 있는 예사로운 장면

그런데 어제 오후, 전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미스테리한 치매의 원인을 발견하고 내 명을 연장하게 된 일이 있었는데 바로 이 장면이다. 그냥 보면 고양이가 선반 위에 무심히 앉아 있는 예사로운 장면이지만

고양이가 어떤 행동을 하다가 뛰어내리고 있다

이 고양이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아아~ 네가 그렇게 한 거였어?" 라고 현실의 목소리로 말 한 다음 카메라를 집어드니 하던 동작을 딱 멈추고 혼 난다고 생각한 것인지 민망한 듯 앉아있다가 뛰어내려(이런 태도를 보면 어떤 행동이 아슬아슬 위험한 것인지 고양이들도 아는 것 같다)

무심히 바구니에 잘 앉아있는 제 동생 고양이에게 난데 없는 솜방망이질을 해서

무슨 일이 있는지 하나도 모르고 무심히 바구니에 잘 앉아있는 제 동생에게 난데 없는 솜방망이질을 해서 (카메라가 느려서 못 잡는 장면이 너무 많아 ㅜ.ㅜ, 사진은 역시 장비빨이랴?)

제 동생이 앉아있던 바구니를 차지, 뜬금없이 구타 당하고 바구니까지 뺏긴 고양이는 집사에게로 쫓겨오는 장면이 이어진다. 


"다행이다, 내가 치매는 아니구나. 더 살아도 되겠네"며 안심하는 한 편 괜히 입을 놀려서 볼 만한 장면을 놓쳤다는 아쉬움에 내 입을 톡톡 때려주고 싶을 지경이었는데

대담하고도 영리한 고양이

밤이 돼 무심히 티비를 보고 있는데 수상한 동작이 옆눈으로 포착 된다. 이 번에는 찍!소리도 내지 않고 살그머니 카메라를 집어들었다. - 장난감이 하 무거워 저렇게 화분 위로 늘어져 있으니 이 대담하고도 영리한 고양이, 

화분을 딛고 서서 장남감을 탈취하는 영리하기 짝이 없는 고양이

책이 들어 있는 바구니에 올라선 다음, 까치발까지 하고 서서 한 손으로는 화분 모서리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장난감을 툭툭 쳐 한 번에 닿지 않으면 닿을 때까지 재시도 해 기어이 낚아챈 다음(이 장면 역시 카메라가 느려 못 잡은 탓에 다른 기회에 잡았던 것으로 짜깁기)

장난감을 절대로 놓치지 않게 입에 확실히 다잡아 무는 고양이

절대로 놓치지 않게 입에 확실히 다잡아 물고

이 고양이, 예전부터 저 가방이 장난감 보관소란 것을 알고 문으로 뛰어오르는 일은 자주 있었지만 이런 짓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뛰어내린다 - 이렇게 해서 집사가 스스로를 치매라고 의심케 만든 미스테리한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 것이다. 이 고양이, 예전부터 저 가방이 장난감 보관소란 것을 알고 문을 탕탕 치며 뛰어오르는 일은 자주 있었지만 이런 짓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네라.

장난감을 획득한 선반에서 뛰어내린 고양이

그리고 이것은 저 길다란 장난감 막대를 씹고 뜯기 좋은 포지션으로 단도리 하는 과정이다.

스스로 사냥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고양이

오와~ 이 짓을 그러니까 집사가 잠 든 사이에 했으니 아침마다 장난감이 바닥에 나동그라져 있었던 것이다. 문으로 바로 뛰어 올랐으면 그 소리를 못들었을 내가 아닌데 나쁜 넘! 너 때문에 집사는 저승 갈 뻔 했자너!

의아한 눈빛을 던지는 고양이

겨우 목숨을 건진 집사, 마음이 개풀려버려 킬킬 웃으며 사진을 찍어대니 "왜 저래?" 하는 눈빛으로 한참을 바로보더니 이내 분위기를 파악 하고는

발라당 한 귀여운 고양이

"나 잘 했찌? 잘 해쩌여?" 뒤척뒤척 애교를 부려댄다. 그래, 환장하게 잘 했다 잘 했고말고. 암만~ 

ⓒ고양이와 비누바구니 All rights reserved.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