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장갑 낀 손이라도 과자 한 봉지 쯤이야! - 꼼짝 않는 집사를 움직이게 하는 법

나는 가끔씩 잠 자리에 들기 전에 다 먹어가는 고양이들 간식봉지를 밤에 잠들기 전에 바닥에 무심한 척 던져놓기를 하는데

간식 봉지를 앞에 두고 생각에 잠긴 고양이

이유는 야행성인 고양이들이 새벽에 심심해서 집사를 깨우거나 둘이서 우다다를 할 때가 꽤 자주 있어서 지루한 시간을 자체해결 해보라는 뜻이다.

비닐 봉지에서 간식을 꺼내 먹고 싶은 고양이

이런 뜻은 또 찰떡같이 새겨서 아니나 다를까 새벽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도 나를 깨우는 것보다는 나으니 속으로 "음, 잘 하고 있어"라며 안심하고 깊은 잠에 빠질 수가 있다.

간식봉지를 입에 물고 털어보는 고양이

이 날은 새벽에도 부스럭거리더니 아침에 밥도 먹고 약도 먹고 그 약에 따른 보상간식까지 다 먹었는데 또 이런다. 털장갑 낀 손이라도 문제없이 꽤 탄탄한 저 봉지를 찢어 간식을 꺼내 먹고 손으로 안 되면 입으로 물어 봉지를 탈탈 털어내는데도 이제 이골이 났구나 싶은데

집사에게 도와 달라는 듯 쳐다보는 고양이

갑자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입에 물었던 봉지를 내려놓고 집사를 노려본다?

간식봉지를 열심히 뜯는 하얀 고양이

이거이거 안 나오잖아, 좀 꺼내줘 봐~ 의 바디 랭귀지다. 집사는 못 본 척!

집사를 향해 걸어오는 고양이

"지금 멀쩡히 깨 있으면서 내 말을 못 알아 듣는다 이거지?" 갑자기 집사를 향해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는 심기가 꽤 불편해 보이는 이 고양이,

태블릿에 난 고양이가 낸 스크래치

책상 위로 훌쩍 뛰어오르더니 세상에나~ 태블릿을 스크래처 삼아 바각바각 하시더니 그걸 꾹 밟고 한 손으로는 집사를 툭툭 건드리며 "날 좀 보소" - 내 살다살다 태블릿에 스크래칭 하는 고양이는 처음 봄. (그리고 경철 고양이는 할 말이 있으면 집사를 손으로 툭툭 치며 "날 좀 보소"하는데 그것이 또 개귀여움 - 아쉽게도 그 장면은 너무 가까워서 한 번도 못 찍었다는)

집사의 컴퓨팅을 방해하는 고양이

"집사는 사진 찍느라 바빠서 그것 해 줄 시간이 없어~" 저 표정은 알아 들었다는 뜻?

방습제 냄새를 골똘히 맡고 있는 고양이

그렇게 뛰어내려가더니 다시 봉지를 입에물고 탈탈 털어 방습제를 발굴해 내신다 - 저것은? 간식봉지 던져 놓을 때마다 늘 저것을 신경 써서 미리 없애곤 하는데 이 날은 늘 하는 행동이니 의례히 꺼냈으려니 믿고 잊었던 모양이다.

고양이 간식 봉지에서 나온  방습제

"야, 안 돼!" 아무리 게으른 집사라도 번개처럼 후다닥 움직이게 하는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

봉지에서 간식을 꺼내려 애 쓰는 고양이

"그러게 내가 진작에 이케이케 꺼내 달라고 했지?"

메롱하는 귀여운 고양이

"바부 집사, 메렁~"

사실 집사는 제습제 하나 치운 것 밖에 없는데 뭔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걸까 ㅎ~ 누가 바분지 모르겠다 이 넘아!


아무튼 아무리 털장갑 낀 손이라도 필요하면 할 것 다하는 걸 보는 집사 마음은 므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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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놀이가 고양이의 지능개발에 도움이 된다 여겨 내가 자주 시키기는 하지만 이런 놀이 할 때 집사가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1. 비닐이나 끈 등을 삼키는 특이 식성을 가진 고양이게는 절대로 하면 안 된다 - 우리 아이들은 다행히 그런 습관이 없어서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철수가 장난감의 털을 뽑아먹는 경우가 종종 있어 이런 것들은 항상 신경 써서 치워 둔다.

쇳가루 맛이 나는 제습제[아이들이 겨우 아기이기를 면했던 시절,(그 이야기 보기) 이 물건을 한 이빨 하셔서 , 그것도 제법 야무지게 씹었는지 저 물건을 집어드니 가루가 주룩~ 흐르고 봉지에서는 열이나고 있었는데 이 후로 제습제는 무조건 엄중 단속 중이다]

2. 본문에도 말했듯이 방습제를 반드시 꺼내야 한다. 이런 말을 하는 나도 정작 실수를 했지만 고양이들은 가끔 이상한 냄새에 이끌리는 경향이 있어서 어딘가에 묻은 락스나 염색약 등을 빨아 먹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나므로 "설마 이런 것에 입을 대지는 않겠지" 이런 것 절대로 없다는 것을 집사들은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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