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늙은이 주책, 진상질이 객관적으로 보일 때가 있다 - 사이트 최적화가 뭐길래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를 두루 한 바퀴 돌아본 나이가 돼 보니 가끔씩 또는 꽤 자주 스스로에게서 늙은이의 주책을 보게 될 때가 있는데,

늙은 사람의 잘라낸 머리카락[지난 1월의 사진이니 일 년도 지난지 않았는데 지금은 하얀 것이 훨씬 더 많아졌다]

나는 나이에 맞지 않게 호기심이 많아서 굳이 몰라도 되는 일을 현실두통이 생기도록 파고 드는 버릇에다 그에 따라 당연히 질문도 많고 따지기를 잘 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저께는 녹색창의 웹마스터 도구에 내 블로그 현황이 어떤가 보러 가게 되었다.


왜냐하면 요 몇 달간 살찌는데 1도 도움 안 되는 다른 짓 하느라 숨 쉴 시간도 없이 바쁘게 지내느라 블로그 꼴이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알고 싶어서 간 것인데, 내 블로그가 원래

네이버에서 웹표준 준수 상위 1%

방문자 수는 적지만 어쨌건 웹표준을 지키는 수준은 상위 1%를 내내 지키고 있었는데 이 날 다시 가보니 rss도 사이트맵도 제출이 안 돼 있다 하고 성적은 상위 6%로 내려 앉았네? - 이거 상위 0%라 해도 실제로 도움이 되는 건 하나도 없는데 공연히 찜찜한 기분이 들어 내 주소 뒤에 그냥 rss만 붙이면 되는 rss 제출과 예전에 만들어 뒀던 사이트맵을 다시 올리고 새로고침을 해보니 단번에 상위 2%로 올라갔다. 요 정도에서 멈췄으면 좋았을 걸, 내가 왜 2%로 떨어졌나를 알고 싶어 뒤져보니

사이트내 링크 구조 개선이 필요합니다

페이지와 연동 되는 모바일 앱링크가 없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가 녹색창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링크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그들이 시키는 방식대로 하는 것이 티스토리에 제공되는 이전글 넣기 플러그인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뭘 개선해야 할지 모르겠고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앱링크, 이게 뭔데? - 사실 이 녹색창의 웹표준에 대해서는 이 전에 나름 면밀하게 따지고 검토해서 쓴 글이 있는데(내가 쓴 네이버 웹표준에 관한 글)직접 쓴 내 글조차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새삼스레 이 문제에 다시 매달리기 시작, 앱링크에 대해 그 때 했던 검색을 고스란히 다식 검색, 뭐가 나오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알지 싶으다. 아래의 것 나온다.

<meta property="al:ios:url" content="applinks://docs">

<meta property="al:ios:app_store_id" content="12345">

<meta property="al:ios:app_name" content="App Links">

<meta property="al:android:url" content="applinks://docs">

<meta property="al:android:app_name" content="App Links">

<meta property="al:android:package" content="org.applinks">

<meta property="al:web:url" content="http://applinks.org/documentation">

이 내용은 어떤 바보가 봐도 "내 것"을 대입해 넣어야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하나같이 이걸 그냥 복사해서 HTML에 붙여 넣기 하면 된다 한다  - 그런데 나는 앱링크를 어떻게 만드는지 진짜로 모르겠다. applinks.org 라는 곳에 가서 살펴봐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 뿐이라 그 때도 포기 했던 것. 그러면서 이걸 복사 해다가 붙여넣기를 기어이 한 번 해본다. 


 돌아서서 생각하니 턱도 없는 내용이라는 걸 알면서도 기어이 해 보는 것은 이제 주책을 넘어서서 노망의 수준이다. 이래서 노인들이 맨날 다단계에 속아 엉터리 물건들을 사 들이는 모양이다.


그런데 우습게도 성공이닷! 앱링크에 녹색체크표시가 뜨면 그 문제가 사라진 것이니 웹표준을 더 잘 지키는 착한 블로거가 된 것이겠지? ㅍㅎㅎ

내 블로그의 광고 페이지 에러

그런데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갑자기 위 그림과 같은 문제를 발견한다. 광고 속에 섞여있는 내 글의 제목이 "example page title"로 나오는 것이다. 어라? 도대체 무슨 일인지 그 때까지는 감이 잡히지 않아서 얼른 대시보드로 진입해 살펴보니

대시보드에서 보는 내 글 제목 에러

내 모든 글들의 제목이 이렇게 바껴있다? "음, 이건 틀림없이 데이블의 에러야!" 혼자 결론을 내리고 당장에 메일을 쓴다. 사정이 이러이러하니 살펴봐 주세요, 하는 요지로.


그런데 "보내기"를 누르자 마자 떠오른 것 - 저 위에 개 풀 뜯어먹는 소리 같은 태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보내기 버튼은 눌러진 것 발송취소가 가능한 주소도 아니고... 


이럴 때 드는 자각, "요즘 들어 자주 늙은이 주책 진상을 떨고 있다"는 것. 시간을 잠시 두고 한 번만 더 생각 해보면 알아지는 것을 여기저기 고객센터에 메일질을 자주 하고 있는 자신이 보이고 그 젊은 직원들이 이런 늙은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것이 느껴지는 것이다. (물론 저 웃기는 태그를 지우고 저 문제는 해결 됐다 - 이쯤에서 궁금한 것이 저 태그 달고 있는 다른 분들은 무사한 걸까? 하는 것이다)

데이블에서 받은 알림

한 번은 "무효 트래픽 수입비중이 높습니다"라는 알림을 대시보드에서 받았는데 확 열불이 오르는 것이 내 손 단속, 내 가족들 단속, 상대가 짜증을 낼 정도로 단단히 하고 있는데 전혀 모르는 남들이 무효클릭 하는 것을 내가 더 이상 어떻게 단속하라고 이런 알림을 보내는가?


이런 생각은 구글 애드센스로부터 정말이지 엄한 누명을 썼던 일이 두 번이나 있었기에 매우 강한 트라우마로 남아 피해의식의 발로임을 알면서도 기어이 메일을 보내 "남의 손 단속 하는 방법 있으면 알려주시오"라는 요지의 짜증을 부리기도 했었다. 

추하지 않은 심성으로 늙고 싶다

두 번에 걸친 구글 사건 이 후로 만사에 피해의식이 대단히 커진 것이 변명이지만 제 실수도 대놓고 남의 탓이라는 생각부터 하고 따지고 드는 이런 대목에서 늙으면 그저 국으로 엎어져 '그런가보다' 하고 있어야 주책이다, 진상이다는 소리를 덜 들을텐데 뭔가 자꾸만 예전과 달라지는 자신을 보게 되면서 온화한 할매로 늙어가지 않는 내 모습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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