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짝 한 번에 900원 - 침대 밖은 여전히 위험해

우리집 막내 고양이 경철군은 요즘도 이렇게 침대 밑에서 상체만 내밀고 누워 한잠을 자기 일쑤여서 이제 집사가 침대 밑으로 내려설 때는 발밑부터 살피는 것이 버릇이 될 정도가 됐다.

침대 밑에서 상체만 내밀고 잠 자던 고양이

세상 피곤과 우울은 혼자 다 짊어진 표정으로 누웠다가

침대 아래서 상체만 내밀고 기지개를 켜는 고양이

그래도 집사를 보면 반갑다고 해주는 표현이 누운 채로 한껏 몸을 늘려 쭈욱 기지개 한 번 켜주는 것이 전부이다.

밥먹은 후 머리를 흔드는 고양이

어떤 날은 이렇게 머리를 흔들고 귀 씻기를 오래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 때마다 아이를 붙잡고 앉아 소독을 해주기 때문인지, 그렇다고 예사로 봐 넘길 수도 없는 것이 워낙 재발이 잘 되는 곰팡이 효모균인 데다 오래 앓아온 병이라 제 때 살피지 않으면 우리집에 정말로 스코티쉬 폴더가 한 마리 탄생할지도 모르는 일이라...

고무쥴로 된 링을 가지고 혼자서 잘 놀던 고양이

침대 밖은 위험하지 않고 편히 지내려면 귀소독도 더러는 해야한다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집사 마음에 요즘은 틈만 나면 아이를 침대 밖으로 꼬여낼 생각으로 장난감을 사 들이는데 그 어떤 장난감도 통하지 않던 중( [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집사가 난데없이 애국가를 부른 이유)

사람 머리끈을 가지고 잘 놀던 아기 고양이

경철 고양이는 아주 아기 때부터 링으로 된 고무줄만 보면 거의 환장을 하고 덤비는 수준이라 머리 고무줄을 두꺼운 걸로 다발로 사들인 적까지 있었는데 어쩌다 집사도 경철이도 그 장난감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다가 그저께 들른 장난감 몰에서 고양이용 링을 발견하고

굴려준 장난감을 가만히 보고만 앉은 고양이

"너 원래 링 좋아했잖아" 빨간 링을, 그것도 큰 걸 좋아할지 작은 걸 좋아할지 몰라서 두 가지 모두 불러 하나씩 굴려드리니 저러고 있다.

굴러간 장난감을 돌아보는 고양이

약 오른 집사, 링을 집어다 요령껏 굴려 제 몸을 스치고 지나가게 만드니 또 저러고 돌아만 본다. 그리고는 다가가 킁킁 냄새만 맡고 다시 돌아앉길래

장난감을 내려다 보고 앉은 하얀 고양이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다시 한 번 제 앞에 떨어지도록 굴려주니 꽤 오래 들여다보고 앉았길래 이제 좀 호기심이 동하나... 하던 찰나

장난감을 덮치려는 듯 뛰어오르는 고양이

아기 때처럼 등을 구부리고 훌쩍 뛰어오르길래 "그럼 그렇지~" 집사는 정말로 기쁘고 반가운 마음으로 셔터를 눌렀다.

장난감을 무시하고 밥 먹는 고양이

그런데... 이게 진짜로 바로 그 다음 장면이다 - "뭔데, 귀찮으니 저리 치아랏!"이었던 것이다

내 탐색기에는 내 고양이들 사진

절대 거짓말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탐색기를 캡처한 것이다 - 이렇게 폴짝 한 번에 900원! 아따 젠장 제대로 된 점프도 아니고 반점프 한 번에 900원이라면 좀 너무 비싸지 않나? 폴짝 한 번에 900원이고 나발이고 침대 밖은 여전히 위험하게 여기는 이 고양이에게 아직은 백약이 무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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