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배를 보이고 누우면 쓰다듬거나 긁어달라는 뜻일까요?

제목 그대로의 질문을 인터넷 상에서 꽤 자주 받기도 하고 다른 분들을 향해 남긴 질문도 상당히 자주 보는데 어떤 사람들은 "예, 가려우니까 긁어 달라는 뜻이에요"라는 대답을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강아지처럼 복종의 뜻을 나타내는 거예요"라고 대답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배를 보이고 누웠을 때 (전문용어로 '발라당') 그들은 정말 "배 좀 쓸어 줘, 긁어 줘~" 하는 것일까? - 전체적이고 근본적으로 말한다면 "NO!"다


물론 고양이의 성격에 따라 그리고 집사와의 신뢰가 얼마나 깊은가에 따라 고양이의 반응이 다른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발라당 한 채로 집사를 바라보며 허공에 꾹꾹이를 하는 고양이[발라당 한 채로 집사를 바라보며 허공에 꾹꾹이를 하는 철수 고양이]

예를 들어 우리집 철수 고양이의 경우에는 발라당한 채로 움찔움찔, 뒤척뒤척 애교를 부릴 때 배를 살살 쓸어줘도 여전히 고롱고롱 기분 좋은 소리를 내고 불안한 기색은 조금도 드러내지 않지만 하얀 고양이 경철이는 들리지 않기 때문인지 하얀털 고양이의 성격적 특성인지 발라당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안 할 뿐만 아니라 배에 손 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그리고 두 고양이 공히 배에 빗질하는 것을 대단히 싫어한다>

배를 보이고 자는 고양이[경철 고양이는 아기 때 이런 모습으로 잠은 잘 잤지만 좀처럼 사람에게 발라당하는 여유는 부리지 않았다]

발라당은 하면서도 배에 손 대는 것을 싫어하는 고양이는 왜 그러는 것일까? - 사랑해, 하지만 만지지는 마!


사실 고양이가 사람에게 배를 보여주는 이유는 강아지와 비슷하다 - 상대를 신뢰하고 자신의 가장 나약한 부분을 보여줌으로써 "친근감, 신뢰"를 표시하는 것이다. 동물들에게 '배'라는 부위는 피부가 얇고 뼈가 없는데다 신체의 주요 장기들이 모여 있는 곳이어서 공격을 받으면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 곳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배를 보호하기 마련인데 

이 자세의 고양이를 발라당 했다고 배를 만지면 큰 일 난다[이런 발라당 자세는 공격적인 발라당이다. 만일 고양이가 이런 발라당을 했다면 경계경보가 발동한 것]

상대에게 배를 보여주는 것은 상대가 자신을 절대로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와 사랑 아니면 나는 결코 싸울 의사가 없다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지 결코 배를 긁어달라는 뜻은 아니다. 처음에도 말했다시피 고양이 성격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차적, 근본적으로는 배를 보여 준다고 그것을 만져 달라는 뜻은 아니라는 것을 집사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특히 초보 집사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발라당을 자주하는 인간 친화적인 고양이

그렇다면 고양이는 왜 배는 보여 주면서 만지는 것을 싫어할까? - 이유는 고양이는 경계심, 의심이 많고 따라서 겁이 많기 때문이다. 강아지와 다른 것은 고양이는 강아지에 비해 인간과의 역사의 현저히 짧기 때문에 아직 비교적 야생적인 본능이 더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발라당은 했지만 배는 만지지 못하게 하는 고양이[8년 하고도 반이 지나는 동안 나는 이 고양이의 배를 한 번도 마음 편히 만져봤던 기억이 없다]

고양이의 보드랍고 폭신폭신한 배는 사람에게는 분명한 유혹이다. 하지만 그 유혹에 넘어가는 것은 자칫 발톱과 송곳니가 손에 박힐 수 있다는 것쯤은 각오한 다음이어야 할 것이다 - 고양이의 배는 사람을 꼬이는 덫일 수도 있다. 배를 보이는 것은 신뢰와 사랑임은 분명하지만 사람의 손을 자신의 배로 초대하는 사인은 분명히 아니라는 것이다

발라당 한 채로 사람을 올려다 보는 고양이

그리고 배 뿐만 아니라 고양이는 자신이 만져 달라고 요구하기 전에는 가능하면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그것이 고양이의 겁 많은 영혼을 더욱 평화롭게 하기 때문이다.

궁디팡팡을 즐기는 고양이[우리 경철 고양이는 입주변 외에 궁디팡팡이나 머리를 긁어주면 가장 좋아한다 ]

고양이가 쓰다듬어지기를 원할 때는 주로 자신의 머리를 사람에 들이박는다든지 몸 전체로 사람의 다리를 감싸고 도는 등의 행동을 한다. 

머리를 긁어주면 좋아하는 고양이

그럴 때는 입 주변이나 머리를 긁어주면 좋아하는데 모든 고양이가 다 좋아하는 부위는 단연코 입주변이다. 왜냐하면 입주변에 취선이 가장 발달해서 자신의 냄새를 묻히기가 가장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고양이가 배를 보이고 누우면 배를 긁어 달라는 뜻인가요? 이런 질문은 이제 그만~ 고양이는 배가 가려우면 스스로 그루밍으로 해결할 줄 알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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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 2019.11.22 10:26 신고

    털이 새하얀 고양이가 너무 예쁘네요 ㅎㅎ 저라도 저런 아이가 배를 보여주며 누우면 손이 저절로 갈 듯해요 ㅜㅜ
    하지만 싫어한다니 참아야겠죠?
    귀여운 고양이보고 힐링하고갑니다~!

  • 2019.11.22 12:07

    비밀댓글입니다

  • 2019.11.22 21:23 신고

    집앞에 밥을 먹으러 오던 길고양이가 한마리 있었는데 제가 밥을 줘서 그런지 금방 제게는
    만지는 것도 허락했는데 배쪽을 만지니 자꾸 손으로 밀더라고요.
    그래서 배를 만져달라고 발라당 하는 건 아닌가보다 그때부터 조금은 예상했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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