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을 벌은 어떻게든 받는 법이야 - 고양이 귀청소 소동

고양이는 정말로 집사를 닮는 모양이다. 늘 느끼는 거지만 오늘 또 한 번 찌인~하게 그 사실을 실감했다. 나는 보통 사람들보다 유난히 스트레스 저항력이 낮은 편이어서 삐끗만 하면 열 받아 죽고 짜증나 죽고 몇날며칠을 끙끙 속앓이를 하거나 내내 짜증을 부리는 편인데 이 고양이 형제가 어쩌면 이렇게 집사를 똑 닮았을까 하는 일을 경험한 오늘이다

경철 고양이가 요 며칠 유난히 귀가 가렵다고 난리를 치더니 결국 귀 뒤의 피부가 이렇게 드러나도록까지 긁어 버렸다

경철 고양이가 요 며칠 유난히 귀가 가렵다고 난리를 치더니 결국 귀 뒤의 피부가 이렇게 드러나도록까지 긁어 버렸다 (사실은 츄르라는 간식에 대한 알러지가 긴가민가 하여 에이 설마, 하면서 두 봉지씩 먹였다) 귓속을 살피니 그냥 가려운 것이 아니고 귀지가 폭발하고 있었는데 흔들어 털어내는 것 이 외에도 귓바퀴며 외이도에 잔뜩 들러붙은 귀지가 내가 봐도 가려울 정도였다

사실 경철이는 처음 왔을 때부터 귀지가 유달리 많았고 1살 쯤 됐을 때는 귀지 때문에 병원에 간 적도 있었지만 진단으로는 전혀 이상이 없고 혹시 집사가 귀지 많다고 청소를 자꾸 해주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손 댈수록 더 안 좋아질 수 있으니 스스로 해결하게 내버려 두라는 처방을 받았었다

사실 경철이는 처음 왔을 때부터 귀지가 유달리 많았고 1살 쯤 됐을 때는 귀지 때문에 병원에 간 적도 있었지만 진단으로는 전혀 이상이 없고 혹시 집사가 귀지 많다고 청소를 자꾸 해주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손 댈수록 더 안 좋아질 수 있으니 스스로 해결하게 내버려 두라는 처방을 받았었다 


그렇잖아도 귀청소가 모두에게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었는데 잘 됐다! 그 길로 귀 청소를 딱 끊고 긁거나 말거나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었는데 이 번에는 아무래도 한 번쯤은 귀청소를 해보고 안 되면 병원에라도 가야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상태도 나쁘고 마음도 편치 않았다. 

인터넷 뒤져 동물병원에서 직접 보내주는 최고로 좋다는 약을 주문 해놓고 알고 있는 거지만 오랜만이니 동영상 뒤져가며 열심히 귀청소법을 공부했다

그래서 인터넷 뒤져 동물병원에서 직접 보내주는 최고로 좋다는 약을 주문 해놓고 알고 있는 거지만 오랜만이니 동영상 뒤져가며 열심히 귀청소법을 공부했다 - 아따 그런데 귀 세정제 냄새는 왜 이렇게 모다 독해 빠진 것인지, 사람 코에도 숨이 턱턱 막히는데 후각 예민한 댕댕이 고양이용으로 왜 이런 냄새를 첨가할까, 이 정도가 아니면 약품의 역한 냄새를 가리기 어려운 걸까, 나름 이유가 있겠지만 참말로 싫으다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렇게 평화로웠다, 집사는 이미 오늘 귀약이 도착할 것을 알고 불안 게이지를 높여가고 있었지만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렇게 평화로웠다, 집사는 이미 오늘 귀약이 도착할 것을 알고 불안 게이지를 높여가고 있었지만

이 녀석 누워 있는 거 보니 적어도 머리부터 몸통까지 길이 70cm가 넘는 녀석이었어!

내가 이 스크래처 완성 되면 지름이 70cm (잘라 낼 여분까지 하면 80cm) 정도 될 거라고 했는데 이 녀석 누워 있는 거 보니 적어도 머리부터 몸통까지 길이 70cm가 넘는 녀석이었어! 일반적인 똥고양이의 몸길이가 50cm가량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내가 알고 있는 정보가 잘 못 됐거나 이 녀석이 거대 고양이거나 둘 중 하나인 것이 틀림 없는 듯한데 몸무게가 8kg이니 거대 고양이 맞는 모양이다 @@;;

그러고 보니 스트레스 저항성이 낮은 것 뿐만 아니라 큰 것까지 집사를 닮은 모양인데

샤미즈 형제를 기르는 작은 언니네 가족이 야아들을 볼 때마다 "얘들은 왜 이리 커?" 하길래 "그 집 고양이가 작은 것이지~" 했는데 야아들이 커도 엄청난게 큰 아이들이었어... 의사쌤이 "아이고 크네요" 할 때도  흘려 들었는데  - 그러고 보니 스트레스 저항성이 낮은 것 뿐만 아니라 큰 것까지 집사를 닮은 모양이다

고양이가 낸 상처

이야기가 잠시 딴 데로 샜는데 위 그림만 보여주면 귀청소 과정이 어땠는지 설명 하나도 안 해도 되지 싶으다. 집사에게 난 상처가 저것이 전부가 아니라 찍기 쉬운 부분을 찍은 것일 뿐!

정말로 쌩지롤난리를 치른 후 이 싸나이 고양이, 제 바구니에 올라가 지그시 눈을 감고 차 오르는 분을 내리누르느라 턱은 저절로 치켜진 모양으로 이마에 참을 인자 스무 개는 쓰고 있는 폼새다.

정말로 쌩지롤난리를 치른 후 이 싸나이 고양이, 제 바구니에 올라가 지그시 눈을 감고 차 오르는 분을 내리누르느라 후루룩 ~ 숨을 들이 쉬고 내쉬고, 분노의 수위만큼 턱은 저절로 치켜진 모양으로 이마에 참을 인자 스무 개는 쓰고 있는 폼새다. 이 와중에 이 고양이가 최애하는 간식 연어트릿을 내주니 휙 내려와 한 두 입 먹다가 아무래도 분해 죽겠는지 다시 후다닥! 바구니로 뛰어 올라가는 웃지도 울지도 못할 장면을 연출하셨다

철수 고양이도 정도는 덜하지만 츄르를 먹은 관계로 귀를 긁다가 털다를 반복해 같이 귀청소를 배당 받았는데 흥, 이 고양이는 할퀴지는 않지만 경철 고양이처럼 어리석에 붙잡혀 있지를 않아 몇 번을 놓치고 잡고를 반복했다

철수 고양이도 정도는 덜하지만 츄르를 먹은 관계로 귀를 긁다가 털다를 반복해 같이 귀청소를 배당 받았는데 흥, 이 고양이는 할퀴지는 않지만 경철 고양이처럼 어리석게 붙잡혀 있지를 않아 몇 번을 놓치고 잡고를 반복했다. 


그리고는 완전 빡쳤다는 목소리로 집안 구석구석 이 벽 저 벽 일일이 쳐다보며 소리를 빽빽 지르며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구석방에 가 앉았는데 사진 찍는 즈 애미를 야리는 이 못된 표정 좀 보소

집사가 자꾸 알짱거리니 그림자도 보기 싫었는지 우리집

집사가 자꾸 알짱거리니 그림자도 보기 싫었는지 우리집 "나는 세상 다 귀찮소 장소"로 숨어 들었다 - 이쯤 되면 두 녀석 모두 제 발로 가까이 올 때까지 집사는 쥐 죽은듯 있어야 한다


귀청소 동영상을 적어도 5개는 봤지만 어떤 고양이도 이런 지롤을 하지 않던데 야아들은 왜 이럴까, 내가 잘못 키운걸까 아니면 진짜로 스트레스에 송곳 같이 반응하는 나를 닮은 것일까.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고양이

아이고 내 팔자야! 나를 닮을까 겁 나 아이 낳는 일도 피했는데 받을 벌은 어떻게라도 받아야 하는 것인지 고양이가, 그것도 하나도 아닌 둘이나 똑같이 나를 닮아 버렸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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