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두 마리가 누구에게나 진리는 아니다

우짜쓰까... 이건 또 무슨 장면이여? 얼른 보면 마치 수고양이가 암고양이를 겁탈 하려는 것 같아 보이기까지 한다 - 그렇다, 우리집 고양이 형제는 쌍둥이임에도 불구하고 사이가 별로 좋은 편이 아니다. 물론 나중에 다른 핏줄끼리 만나 가족이 된 경우보다는 나은 편이라 할 수 있지만 (말이 많은 글이니 바쁘신 분은 내용이 정리 된 맨 아래 노란 단락만 읽으셔도 됩니다~)

얼른 보면 마치 수고양이가 암고양이를 겁탈 하려는 것 같아 보이기까지 한다

위 그림으로 말 하자면 정 많은 철수 고양이가 제 사랑스런 동생 경철 고양이에게 그루밍을 선물하기 위해 취한 동작인데 그루밍이라면 다정한 자세로 앉아 부드럽게 시도하면 될 것을 어찌 저리 우악스럽게 시도할까...

정 많은 철수 고양이가 제 사랑스런 동생 경철 고양이에게 그루밍을 선물하기 위해 취한 동작인데 그루밍이라면 다정한 자세로 앉아 부드럽게 시도하면 될 것을 어찌 저리 우악스럽게 시도할까...

왜냐하면 저 곳이 피아노 뚜껑 위라 다정한 자세로 앉기에는 좁기도 하거니와 경철 고양이가 그루밍을 워낙 좋아하지 않는 탓도 있고 (경철은 생긴 것과는 달리 제 그루밍조차도 시원찮게 해 집사 이불에 오줌 닦고 가고 똥꼬 털에는 더러 딱지도 매달려 있고 그런 고양이다)

경철은 생긴 것과는 달리 제 그루밍조차도 시원찮게 해 집사 이불에 오줌 닦고 가고 똥꼬 털에는 더러 딱지도 매달려 있고 그런 고양이다

철수 고양이가 정이 많은 만큼 좀(대단히) 눈치 없이 오버할 때도 있어 이 쪽 기분 따위 상관없이 대놓고 저 좋으면 다들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덤비는 것 또한 문제의 원인이다

철수 고양이가 정이 많은 만큼 좀(대단히) 눈치 없이 오버할 때도 있어 이 쪽 기분 따위 상관없이 대놓고 저 좋으면 다들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덤비는 것 또한 문제의 원인이다

3초 만에 사랑을 거절 당한 고양이의 허무한 표정. 아무리 고양이라지만 이런 장면을 보는 집사 마음은 감정이입이 돼 정말이지 쓰라리기 짝이 없다

성격이 극과 극인 이 고양이 형제도 한 때는 이렇게 가는 곳마다 자석처럼 붙어 다니는 다정한 형제였다

성격이 극과 극인 이 고양이 형제도 한 때는 이렇게 가는 곳마다 자석처럼 붙어 다니는 다정한 형제였다. 이 다정함은 한 살이 넘을 때까지도 계속 됐는데 이 둘 사이가 삐그덕거리기 시작한 시점을 곰곰히 되짚어 보니 야아들이 우리의 가족 구조를 완전히 인식할 만큼 철도 들고 나이도 든 후부터였던 듯하다

게다가 집사라는 사람은 쓰레기 버리러도 나가기 싫어 일인이묘 살림에 50리터짜리 봉지를 쓰는 거의 히키코모리에 가까운 사람이라 24시간을 고양이 형제와 함께 지낸다

다 떼놓고 얼른 결론부터 말 하자면 우리 가족 구조의 특수성 때문에 이 둘이 결정적으로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한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다 - 모두 아시다시피 이 집은 외집사 가정이다. 게다가 집사라는 사람은 쓰레기 버리러도 나가기 싫어하는 사람이라 24시간을 고양이 형제와 함께 지낸다


이럴 때, 고양이들의 입장에서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예를 들어 캔을 딴다던가 맛있는 간식을 구해 오는 등) 큰 고양이가 누구인지 쉽게 인식이 되고 게다가 그 큰 고양이가 24시간 곁에 붙어서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져주고 심지어는 둘이서 해야 할 사냥놀이까지 대신 해주니 자연히 곁에 있는 무능력한 형제는 걸리작거리는 경쟁상대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큰 고양이가 24시간 곁에 붙어서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져주고 심지어는 둘이서 해야 할 사냥놀이까지 대신 해주니 자연히 곁에 있는 무능력한 형제는 걸리작거리는 경쟁상대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이 문제는 집사와 놀이를 할 때 두드러지는데 한 사람이 두 고양이와 번갈아 가며 놀아주게 되면 한 녀석은 소외 돼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렇다고 한꺼번에 놀아주면 두 녀석이 한꺼번에 뛰다가 부딪힐 뻔한 사고가 발생하기를 거듭하니 어느 날은 두 녀석 모두 서로의 눈치를 보느라 아예 놀이를 망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둘 중 한 녀석은 점차 놀이에 흥미를 잃어버리는 일이 발생하다가 우리 경우에는 경철 고양이가 아예 놀이 자체를 거의 포기하고 말았다. 이런 현상은 고양이에게나 집사에게나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닌 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흔히 고양이를 입양 하려면 외로움을 타지 않게 두 마리를 한꺼번에 모셔오라는 조언을 많이 하지만

고양이 두 마리, 반드시 좋을까?

흔히 고양이를 입양 하려면 외로움을 타지 않게 두 마리를 한꺼번에 모셔오라는 조언을 많이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 조금 다르다는 말의 의미는 입양자 가정의 사람 식구가 여럿 있어 고양이들이 여러 사람에게서 사랑을 나눠 받을 수 있는 조건이라면 두 마리 아니라 환경에 따라 그 이상도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일 인 가정일 때 반드시 고려해 봐야할 것은 집사가 고양이들과 얼마나 같이 시간을 보내는가 하는 것인데, 내 경우처럼 집사가 24시간 집에만 있는 사람이라면 고양이도 한 마리인 것이 고양이나 집사 모두에게 훨씬 낫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고양이는 집사를 엄마로 인식하기 때문에 동족이 없어도 외로움을 탈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위에서도 말 했듯이 오히려 외집사에 다묘일 때 집사의 사랑과 관심을 차지하려는 경쟁심리로 종종 갈등이 생겨 오히려 집사의 존재가 이들의 사이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 내가 7년 넘게 이 둘을 반려하면서 얻은 결론이다

그렇다면 고양이는 한 마리라도 괜찮아

그렇다면 고양이는 한 마리라도 괜찮아?

그렇지 않다. 나처럼 특수한(?) 생활을 하는 사람일 경우에만 한 마리가 더 낫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위의 두 샤미즈 형제는 부부만 있는 가정에서 사는데 부부가 모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심지어는 때때로 이삼일씩 연주여행을 가면 이 고양이 형제는 그 며칠을 오롯이 둘이서만 보내야하는 환경이다. 이 둘은 현재 나이가 9살이 넘었는데 아직도 저 그림의 바구니(내가 짜 준 거다 훗!} 중 하나는 텅~ 비어 있을 때가 많다. 왜냐하면 둘이서 한 바구니에 엉겨 들어가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위의 두 샤미즈 형제는 부부만 있는 가정에서 사는데 부부가 모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심지어는 때때로 이삼일씩 연주여행을 가면 이 고양이 형제는 그 며칠을 오롯이 둘이서만 보내야하는 환경이다

결국 집사가 고양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고양이들은 서로에게 더 관심을 가지고 의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둘은 너무 자주 그리고 오래 둘이서만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 내가 입양을 고려할 정도로 안타까울 때가 많은데 천만 다행으로 둘이기 때문에 날이 갈수록 서로의 사이가 돈독해지고 있어 "둘이서 죽고는 못 산다"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물고 빨고 애정이 넘친다


그러므로 외집사이건 겹집사이건 고양이에게 오래 집중할 시간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양이의 정신건강과 복지를 고려해서 두 마리 이상을 입양하는 것이 진리다. 하지만 우리집처럼 환경이 특수한 경우에는 두 마리가 오히려 고양이의 행복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조심스런 내 생각이다

외집사이건 겹집사이건 고양이에게 오래 집중할 시간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양이의 정신건강과 복지를 고려해서 두 마리 이상을 입양하는 것이 진리다

횡설수설을 정리하면

1. 외집사가 24시간 고양이와 함께 있는 환경이라면 외동 고양이가 인수 서로에게 낫다 - 고양이는 집사를 큰 고양이 또는 어미로 인식 하고 놀이도 해 주므로 동족은 경쟁 상대가 될 뿐이다


2. 외집사지만 바쁘다 또는 온 가족이 다 바쁘다 - 이럴 때는 다묘가 낫다. 고양이는 보기보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동물이다. 특히 집고양이들은 자신이 영원히 아기라고 여기기 때문에 의지할 상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3. 온 가족이 바쁘지만 24시간 고양이와 함께 할 사람이 있다 - 이럴 때도 두 마리 이상을 입양할 입장이 아니라면 한 마리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고양이를 얼마나 오래 혼자 두느냐니까

대부분의 환경이 2, 3번에 속하므로 이 경우에는 두 마리 이상의 고양이가 여전히 진리다. 그러나 드물지만 1번에 속하는 집사라면 반드시 두 마리가 진리가 아닐 수 있다

대부분의 환경이 2, 3번에 속하므로 이 경우에는 두 마리 이상의 고양이가 여전히 진리다. 그러나 드물지만 1번에 속하는 집사라면 반드시 두 마리가 진리가 아닐 수 있다 - 또한 여기에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각 개체의 성격이다. 우리 아이들은 성격이 너무나 극단적으로 달라 더 화합이 안 된다. 더구나 경철 고양이가 난청이어서 둘을 사이를 벌리는데 큰 원인이 되기도 한 것 같다 - 말이 많았지만 이 모든 것은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비전문가적인 의견이므로 단순 의견개진 정도로만 받아들이시길 바라며


그렇다고 누군가 내게 두 마리인 것을 그래서 후회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천만에! 지금까지 서술한 것은 앞으로 고양이와의 삶을 계획하는 분들을 위한 조언이었을 뿐 나는 저 둘 중 어느 하나가 없었다면~ 자체가 상상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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