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창문 밖 아이들과의 추억 비누바구니 | 2017. 8. 29. 17:00
좀 전에 지영이가 쓰레기가 든 봉지를 입에 물고 오는 걸 목격했다. 언뜻 보기에 오렌지 껍질과 티슈 뭉치가 들어있었는데 내가 주는 밥이, 아무리 엘라이신 덩어리지만 고양이들이 싫어해 마지않는 오렌지 껍질보다 못했던 것이냐? 몹시 서글다, 배반감과 염려와... 많은 것들이 범벅이 돼. 아침에 이런 모습으로 앉아 들여다보기만 하고 가더니 지금도 밥을 이윽히 건너다 보고만 있다. 창 가까운 곳에도 잘 찾아 먹길래 그 곳에 놔 준 것도 그대로, 틀림없이 다시 임신을 했을 테니 잘 먹어야 한다고 좋은 것들만 버무렸는데 모두 이렇게 억울한 표정으로 있다가, 북어채에도 입을 안 대고 에옹에옹 아깽이들 울음소리와 함께 쓰레기 주으러 갔던 모양이다. 서비스라고 캣닢 묻혀 준 것이 싫었던 거라고 위로를 하지만 상한 마음이..